2013.04.27 19:59

그러니까 <이것이 편집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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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학교에서 반드시 학과 안의 수업을 들을 필요가 사라졌길래, 이번 기회에 이것 저것 들을까 생각하고 타이포그라피 수업을 듣고 있다. 옆의 학과(기는 하지만 우리학과 겸임인) 교수님이 좋은 선생님을 섭외해 주셔서 ㄱ대학교의 ㅅ선생님에게서 수업을 듣고 있는데, 매주 강의를 들을 떄마다 뭔가 새로운 것들을 배워가면서 역시 타이포그라피의 세계가 이런거구나, 이런 배경을 가지고 타이포그라피가 진화해 왔구나라는 큰 가르침을 받고 있다. 수업을 들으면서, 그리고 앞으로 타이포그라피≒인쇄디자인 일을 할지도 모르니 어차피 타이포그라피와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편집에 대한 책을 읽어볼 생각으로 이번에 <이것이 편집디자인이다>라는 책을 신청해 읽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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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해서 책에 대해서 잔뜩 기대를 가지고 책 읽기에 들어갔는데, 우선 예상했던 것보다는 상당히 다른 느낌이라서 놀라움을 느꼈다. 일반 출판 디자인이나 출판물 작성을 설명하는 책이라면 기본적으로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슨 요소가 중요한가, 또 뭐가 중요한가 등을 다룬다. 다시 바꾸어 이야기하면 출판 디자인을 어떻게 하면 잘 할수 있는지에 대한 프로세스를 설정하고 그 프로세스를 점진적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이 책은 본격적인 산업디자인, 특히 인쇄소에서 일하는 디자이너(!), 그러니까 실업형 디자이너(?)를 위해서 그들이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이 무엇인가,그리고 자신의 업무를 잘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그리고 현실 업무를 어떤 과정을 통해 처리할 것인가, 그리고 그걸 좀 더 잘하려면 어떤 디자인(?) 요소를 사용할 것인가, 그리고 실제 업무의 예시는 어떤가의 다섯가지 단계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일반 디자인 서적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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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즉, 이 책은 일반적인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어떤 실험적인 출판이나 디자인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일상에서 계속해서 들어오는 책 디자인, 출판 업무를 의뢰 받으면 시안 만들어서 '우리의 갑'이신 클라이언트와의 대화과정을 통해 OK 사인을 받기까지 시안을 수정해서 그걸로 돈 벌어먹는 분들에게는 매우 도움이 되는 내용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그 내용이 일반적인 책에서 볼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서 그렇지, 정말로 이 책의 주요 타깃인 그분들에게는 매우 도움이 되고 피가 되고 살이 될 책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메리트를 가지고 있는 책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내용도 자세히 보면 감탄이 나오는 부분이 많다. 일반 편집디자인 책의 경우 어떤식으로 레이아웃이나 그리드를 짤 것인지, 어떤 식으로 프로그램을 조작할 것인지 설명하는데 그치는 책이 많다. 물론 여기에서 좀 더 나아간 책은 실습을 주고 이런 디자인을 시도해보라는 정도의 과제를 주긴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끝인지라, 강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뭔가를 배워나가는 습관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책 이외의 다른 수단을 필요로 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책은 한 발자욱 더 나아가서, 개인에게 연구과제를 주고, 어떻게 너가 더 좋은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가라는 깊은 질문을 준다. 그리고 그것은 개인이 얼마든지 해 나갈 수 있는 질문이자 제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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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적으로 이 책은 무엇보다 현장에서 뛰고 있는 디자이너들을 위한 작품이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자청해서,지금도 디자인을 어떻게 해야 할지고민하고 있을 후배 디자이너를 위해 저자인 김덕희씨가 주는 하나의 선물이자 좋은 가르침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가르침이 전시나 아트 계열에서 일하는 모든 디자이너들(!)에게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이자, 이 책을 뛰어넘을 수 있는, '사악하지 않은' 좋은 책을 기다리게 하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사악한 편집디자인'이 나올 수 밖에 없는 한국 사회의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 그리고 우리 모두가 - 이 책을 사악하게 만들었지만, 사악하지 않은 편집디자인을 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사악하지 않은 편집디자인을 가르쳐주는 책도 많이 나와야 우리 사회가 더욱 풍부해지게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도 한빛미디어의 더 좋은 출판/디자인/출판 관련 도서를 기대해본다.



이것이 편집디자인이다

저자
김덕희 지음
출판사
한빛미디어 | 2012-06-22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모든 디자이너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노하우를 공개한다!『이것이...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이 포스팅은 한빛리더스 6기 활동의 산물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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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31 01:49

서울시 디자인정책, 이번에 한번 확 까주마


이 글은 한국트위터디자이너그룹 (#tdgkorea) 이 2010년 7월 31일에 실시하는 모임 "Target Design Seoul" 에 불참하는 관계로 사전에 서면상으로 의견을 제출하기 위하여 쓰는 글입니다.

 이번에 서울시 디자인에 대한 모임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당일 K모 공연의 콰이어에 참석하는 관계로 디자인 정책에 대하여 토론하고 제안하고자 하는 이 모임에 참석하기가 불가능해지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내가 가지고 있었던 서울시의 그 잘난 디자인정책에 대해서 한 번 글을 써서 같이 의견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 하에 자판을 들게 되었다. 모쪼록 서울시가 망하라는게 아니라 서울시가 좋은 디자인정책을 세워갔으면 하는 차원에서 하는 소리이니 양해를 부탁한다.

솔직히 서울시는 들을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 아직도

 당신이 트위터러이고 서울시 디자인 정책에 대한 일말의 관심이 있다면 알고 있을만한 한 가지의 사이트가 있을 것이다. 바로 ilikeseoul.org 이다. '나는 서울이 좋아요'라는 사이트 제목과는 달리 이 사이트는 '서울이 좋아요'라는 서울시의 광고판에 스티커를 붙여 진정으로 서울시의 디자인 정책에 대해서 시민들이, 또는 네티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표현해보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리고 몇몇의 사람들이 여기에 대해 약 600여개의 메시지를 남겼다. 재미있는 것은 이 메시지의 80% 이상은 서울시 디자인 정책에 대한 반대 의사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서울시에 대한 분노가 많이 쌓였다는 것이 아닐까.
 어쨌든 처음으로 이를 제안한 일련의 '서울대 출신 디자이너 그룹'은 그러나 서울시의 조직적인 반대에 계속해서 부딪힌다. ilikeseoul 측이 계속해서 서울 곳곳에 스티커를 붙여내자 서울시는 열심히 때어내고 나서 홍보책임자를 그들에게 보내어 경고까지 했다. 결국 스티커를 붙이기를 중단한 ilikeseoul측이 바닥청소를 이용한 메시지 전달로 전략을 변경하자 이젠 경찰 조사까지 받게 의도했다. [1] [2]
 여기서 뭔가 유추해낼 수 있는게 있다. 아예 의도적으로 서울시는 귀를 막고 있다. 자신들이 반대하는 것에 대한 귀를 막기 위해 표현의 창구를 막아버리고, 이를 표현하려는 시도를 강제적으로 막아버렸다. 그리고 이번에 #tdgkorea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이러한 이야기를 서울시에 전달해봤자 서울시가 들을 생각이 있는지 나는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자 한다.
 예수가 자주 한 말씀중에 하나가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다. 들을 귀가 있어야 하나님의 진리가 들리듯이, 시민의 말을 들을 귀가 있어야 진정한 서울시를 건설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그러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여기에 대한 의사는 이미 6. 2 지방선거에 강남 3구를 중심으로 한 찬성표에 의해 간신히 당선된 [3] 오세훈 시장에 대한 많은 반대표에서 드러난다. 서울시 시장선거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한명숙 전 후보와 오세훈 시장의 토론에서 오세훈 시장이 우세한 것으로 들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한명숙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저러다가 오세훈에게 진다고 생각할 때에도, 왜 한명숙 후보가 앞서나가면서 거의 승기를 잡았었겠는가.
 오세훈 시장은 개표가 끝나고 당선인으로 선정되고 나서 '사실상 패배했다는 겸허한 마음으로 오늘의 승리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4] 하지만 그가 밝힌 소감은 지금에 와서도 아직 실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이것을 공론화 하는 것이다. 더이상 디자인 서울이라는 헛된 구호가 진정한 서울의 디자이닝을 막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한가지 양해를 구할 것은 나는 출생부터 현재까지 인천시에 적을 두고 있고, 그 바깥으로 주거해본 적이 없는 인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인천시가 서울시의 '베드시티'라는 소리를 듣고 있고, 많은 인천 정치인들조차 인천시가 서울에 휩쓸려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판이니, 인천시민으로서도 서울시의 디자인 행정은 논의되어야 할 대상이기에 당연하게 자판을 들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그 인천시민이 보는 디자인 서울이라는 관점에서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해보고자 한다.

인천 시민의 입장에서의 서울 : UX로서의 서울

 본토에 사는 인천 시민이 서울 시민에게 자신이 인천에 산다고 말할 때 흔히 서울 시민에게서 듣는 말이 있다. 바로 '멀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소리를 듣고 나서 곧바로 반응하는 말이 있다. '아닌데?' 물론 송도쪽이나 논현동, 아니면 서구에 사시는 사람들에게는(검암역 주위 주민은 제외) 좀 죄송한 말씀이겠으나 인천은 서울에서 결코 멀지 않다. 경인선이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먼 거리를 효율적으로 운송해주기 때문이다. 물론 그 사람 수를 다 수용하지 못해서 항상 열차가 사람으로 가득차기는 하고, 인천 시민이 부천 시민에게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기는 하지만 (실제로 인천행 열차를 타본 사람은 부평 이전과 이후의 전동차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알 것이다.) 40분-1시간 정도면 쉽게 도달할 수 있는 거리이다.
 각설하고, 그 인천 사람이 서울에 도달했을 때 서울 지하철과 서울 버스, 기타 서울의 시설을 이용하면서 드는 느낌은 무엇일까? '소외감'이 아닐까? 서울시의 공공시설물이 말을 거는 대상은 철저하게 서울에 등록되어 있는 서울시민이다. 서울시가 아무리 Shift를 자랑하고 다산콜센터, 서울형 어린이집을 자랑한다고 해도 서울 사람들에게나 효용성이 있겠지, 인천 시민에게, 또는 경기도민, 또는 멀리 남도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에게는 어떠한 느낌으로 다시 다가오게 될까?
 서울시가 가장 착각하고 있고 실패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서울을 사용하는 사람에 대한 UX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서울을 사용한다니 갑자기 무슨 소리냐고 말할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히 인천, 성남, 고양 근교에서 서울에 오는 사람들은 매일 돈을 들이고 시간을 들여서 서울을 이용하기 위해 온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서울에서 자신이 사는 곳으로 돌아간다. 솔직히 유동인구 계산이 어려워서 그렇지 평일에만도 하루에 수백만명이 왔다갔다 한다. 그리고 그 이용은 서울시에는 사실 더 많은 조세 수입을 이끌어내는 효용성을 준다. 하지만 서울시는 그들을 배려할 생각이 없는 듯이 보인다. 여전히 서울시는 지하철, 옥외 게시판, 버스정류장, 지하상가등 다양한 서울을 홍보하는 내용만을 게시한다, 주위 도시의 이야기를 실어줄 수 있을까는 생각은 아예 없다. 그리고 이 이야기 이외에는 다른 이야기를 허용하지 않는다.
 여기에서 디자인 서울이 재검토되어야 하는 포인트와, 당위성의 일부가 있다.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국가 브랜딩 전문 연구자이자 기업가인 시몬 앤홀트의 <경쟁력있는 아이덴티티Competitive Identity>는 도시 디자인을 넘어서 도시 브랜딩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필독서로 꼽히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서울시는 이 도시 브랜딩을 하기 위해 도시 디자인을 끼고 후광 효과halo effect라도 만들어 보자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경쟁력있는 아이덴티티>에서 시몬 앤홀트가 이야기하는 것은 서울시가 생각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가 강조하는 것 중 한마디가 있다. "홍보와 마케팅은 소비자가 가진 브랜드자산을 변화시킬 수 없다. 하지만 브랜드의 이야기를 정하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다." 즉 마케팅, 광고를 퍼붓는다고 해서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 인지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 마케팅 전문가들이 하는 말이 있다. "브랜드 자산은 소비자들의 마음에 있다." 즉 각자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 자체는 소비자에게만 있다는 것이다. 이 말대로 적용해 보자면 서울의 브랜드이미지는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서울에 방문하는, 그리고 서울 시민에게 존재한다. 그리고 인천 시민, 경기 시민, 대전 시민, 외국인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생각해 볼 만한 또 다른 책이 있다. Bill baker의 <작은 도시들을 위한 목적지 브랜딩Destination Branding for Small Cities>라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도시의 브랜딩을 만들어가는 단계로 총 7단계를 밟아가는데, 그 첫 단계가 다름이 아닌 도시의 현재 상황과 위치를 평가하고 파악Assessment and Audit하는 것이다. 도시에 대해서 현재의 위치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과정에서, 저자는 아이덴티티, 소비자가 생각하는 아이덴티티, 목표 아이덴티티, 그리고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이어간다. 즉 도시 아이덴티티, 또는 브랜딩에는 도시가 보는 아이덴티티만이 아닌 생각할 수 없는 다른 것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을 서울시에 적용시켜 생각해보자. 지금 서울시가 하는 디자인 서울 브랜딩은 누구의 아이덴티티를 반영시켜서 적용하고 있는가? 서울시청 자체의 생각은 담겨져 있고, 그것을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도 담겨져 있다. 문제는 서울시를 이용하는 사람의 생각이 담겨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시에게 묻는다. 서울시에서 디자인 서울을 위하여 어느정도의 배경 조사를 했는가? 서울시 안의 시민들에게 최대한 많이 다가가서 디자인 서울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했는지 물어봤는가? 도시 안에 많은 디자이너도 있고 예술가고 있고 교수들도 있을텐데, 그들의 생각은 얼마나 들어보았나? 그리고 인천시민, 부천시민, 성남시민, 고양시민, 시흥시민, 광명시민.. 등의 비서울시민들에게는 얼마나 물어보았는가? 전무할 것이다.
 그래서 서울시의 디자인 서울 프로젝트는 서울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서울시민에게조차도 낮선 것이다. 그래서 서울시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반기를 드는 것이다. 디자인 서울을 통해서 서울시민에게 자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자조감, 또는 불쾌감을 들게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그들은 디자인 서울에 대해서 애초부터 자신들이 느끼는 경험이 무엇인지 알려줄 기회를 갖지 못했고, 그저 이루어지는 정책에 딸려갈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울시는 디자인 서울을 한다고 뜯어 고치고 붙이는데, 노점상들의 원통한 목소리가 딸려 올라가고, 신발을 닦으시는 분들은 매우 불편을 호소하시고, 시민들이 반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같이 마음을 가지고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 애초부터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울시의 디자인 서울은 하드웨어를 뜯어고친다고 해서 반드시 소프트웨어까지 좋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확증해주고 있다. 지금까지의 디자인서울이 새로운 도시디자인을 위한 하드웨어 공사였다면, 이제 디자인 서울은 서울시민, 아니 서울의 유저들의 경험(User Experience)를 포함한 새로운 그 무엇이 되어야 한다.

따라가는 인천이 부끄럽지도 않은가

  얼마전에 인천시 시민들은 버스나 버스 정류장을 보면서 이상한 경험을 하나 했다. 왠지 서울에서 보는듯한 비슷한 흑백 인물 사진에 '서울이 좋아요!' '일어서自!'등의 말이 들어갈 자리에 '인천이 좋아요!'라고 하트 마크가 올라간 광고를 봤다. 그 광고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인천시가 시정홍보를 위해서 새로운 홍보광고를 붙였네'라고 생각할 사람들도 있었겠고, '뭐 이런게 다 생겼어?'라고 생각했을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를 자주 왕래했던 사람들은 필시 '서울을 베꼈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에 대해서 서울시는 아무런 공식 입장을 밝힌 적이 없지만, 분명히 인천시가 미투 전략으로 따라가는데 최소한 얼굴을 붉히지는 않았겠느냐고 생각해본다.
 그런 의미에서 경기도를 잠시 생각해보자. '세계속의 경기도'라는 하나의 슬로건에 모든 도정책을 일치시키려고 노력했고, 최소한 시민들에게 폐를 끼치는 정책을 실행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경기도의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도 없었고, 앞으로도 그러한 사람이 많지 않으리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일 것이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시가 fly-incheon이나 송도국제도시라는 나름대로의 슬로건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서울시를 표면적으로 따라하고 있냐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재미있게도 한나라당 중심의 국정으로 드러나는 데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6월 2일 지방선거에서 인천에서 시구청장이 민주세력의 대승으로 끝났기 때문에 이러한 모습이 계속 지속되리라고라는 생각하지는 않지만, 하필이면 한나라당과 연계되어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는 점에서, 디자인 서울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하나의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러한 면에서 서울시의 정책이 가지고 있는 가장 위험한 점들을 지적하고 싶다. 첫째로 복제가능한 정책이라는 것이다.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앞으로 우리 한국의 회사들이 'the best'가 아니라 'the only one' 제품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듯이[5], 서울시가 최소한 한국 최고의 디자인 도시를 바란다고 한다면 기존의 디자인 도시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내용들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금까지 모두가 어느정도 쉽게 생각해낼 수 있는 디자인 정책에서 벗어나본 적이 없다. 인천도 이렇게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솔직히 인천의 국제도시정책에 있어서 디자인적 측면이 고려되지 않았을 뿐이지, 디자인 정책을 내세우고 열심히 송도국제도시의 디자인도시화를 내세운다면 얼마든지 서울시를 뒤쫓을 수 있다.
 두번째로 생기 없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얼마든지 세우고 허물 수 있다. 보상금을 내주고 사람들을 내보낼 수 있다. 하지만 그 도시가 원래 가지고 있었던 Aura를 파괴함으로서 오히려 발생하는 역효과에 대해서 신경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놀랍게도 대한민국 대부분의 (재)개발 정책은 어떤 것이던 간에 아우라를 고려하지 않는다. 기존에 존재해왔던 아우라가 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 생각한다. 하지만 외국 대부분의 관광도시가 아우라를 고려해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역설적이지만 동시에 사실적이다. 솔직히 까고 보면 완전히 새로운 시설을 만들어서 관광객유치에 성공한 그룹은 라스베이거스 같은 극소수에 불가능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일부러 새로운 시설을 굳이 만들려고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서울시의 디자인 서울은 아무런 시민과의 합의 없이 다시 도시를 세우려는 시도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로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이 따라하기 쉽고, 얼마든지 돈만 들이면 할 수 있는 정책 말이다.

결론 1 :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마 3:2, 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솔직히 위의 성경구절이다. 얼마나 서울시의 디자인 정책이 가식적이었으면, 서울시의회가 서울시의 디자인 사업과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제1 재검토 사업으로 꼽았었겠는가. 얼마나 많은 수도권 시민들과 서울 시민들이 디자인 서울을 성토하고 있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눈물 짓고 있는가. 지금이라도 서울시는 듣고 싶지 않았던 귀를 열어, 소리를 들어주기 바란다, 민선 5기 시의회와 구청장들이 시민들을 대표해서 그 새로운 의견을 전달할 것이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당신들의 그 정책을 반대하고 있는지, 그 정책을 바꾸기 원하는지 확인하고 생각하고 돌이키기 바란다.

결론 2 : 서울시의회가 우리의 희망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서울시가 곧이 들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서울시의회에 한가지 주문을 하고 싶다. 이번에 디자인 서울을 재검증한다고 했다. 이번 기회에 서울시의회가 정말 서울시 유저들의 의견을 수렴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다시는 밀어붙이기 식의 피맛골 재개발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말 서울시민을, 그리고 대한국민을 위한 디자인 서울을 서울시의회가 만들어주기 바란다.

결론 3

 그리고 옛날 것이 아름다울 때가 많다. 제발 개발을 위한 (디자인 서울) 그만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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