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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2012 일본여행기

2012 일본 여행기 (14) - 4일차 ㄹ : 게리 선교사님 (1)


이 글은 [ 2012년 일본여행기 ] 의 일부입니다. 이 글의 일부 또는 전부를 저작권자가 허가한 장소 이외에 게시 할 수 없습니다.
이 글 안에 있는 일본어 단어들은 완전히 굳어진 경우(도쿄, 오사카 등)을 제외하고는 장음을 고려한 통용표기에 따라 표기합니다.

   카루이자와역에서 선상역으로 올라가서 북쪽 출구로 향했을 때 저를 맞아 주신 분은 카루이자와에서 선교사로 활동하고 계시는 게리 선교사님 이었습니다. 참고로 이 분은 코스어+선교사라는 매우 특이한 조합을 가지고 계시고, 일본에서 카루이자와 유니온교회의 개신교 평신도 선교사로 활동함과 동시에 [ 코스랩 ] 이라는 사이트의 운영진이자, 코스어이기도 합니다.

   이 분을 만나게 된 계기는 대개 복잡합니다. 이 이야기를 다 하려면 상당히 긴 사연이 되니, 그 사연에 대한 부분은 접음글로 남기겠습니다.


   어쨌든 약속대로 만난 게리 선교사님과 카루이자와역 북쪽 입구로 내려갔고, 거기에서 차에서 대기하고 있는 일본인 사모(?)이신 토모 선교사님과 만났습니다. 그리고 게리 선교사님은 오른쪽에 타시고, 저를 맨 앞에 태워주시고, 카루이자와를 구경시켜주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선교사님과는 영어를 주로 사용하고, 일본어도 가끔씩 사용했는데, 다행히 게리 선교사님을 만날 때는 영어를 듣는 거나 말하는거나 문제가 없어서 잘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었습니다.


   카루이자와역에서 조금 들어가자 주위는 이내 숲 속에 둘러싸인 도로였습니다. 그 사이에 다양한 별장과 보다시피 저런 채플이 많았는데, 아시다시피 저런 결혼식용 '가짜 교회'(...)가 수십 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진짜 교회는 다섯 개도 안 된다고 하는데, 일본의 상황을 생각하면 진짜 많은 겁니다. 이거...()



   정말로 정면의 도로를 제공하는 주변을 둘러 싸고 있는 것이 울창한 숲들이고요. 그래서 카루이자와는 이전부터 휴양지로 알려져 있었는데, 여기에 선교사님들이 일본 선교 초기부터 일련의 선교 기지로 쓰기 시작해서 다른 일본의 곳들과는 다르게 기독교적인 분위기가 많이 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진짜 비싼 호텔이라고 하면서 만페이 호텔 주위를 한번 들어갔다가 나와 주셨습니다. 저층 건물입니다만 '휴양지' 카루이자와의 특성상, 그리고 이 곳의 유일한 호텔인 특성상 돈을 상당히 많이 받는다고 하네요.



   그러고 나서 간단한 드라이브를 마치고 현재 게리 선교사님이 섬기고 계신 카루이자와 유니온교회에 도착했습니다. 교회 건물은 일본의 다른 곳들과 비해 상당히 넓습니다. 일단 교회 안이 열려져 있었기 때문에 본당을 구경시켜 주셨습니다. 참고로 저 교회의 명패에는 '1906'이라는 완공 연도가 설명합니다.



   건물은 전부 목조건물입니다. 내부도 역시 보다시피 수리용으로 쓸 자재가 전부 목재입니다.



   의자도 전부 딱딱하기는 하지만 전부 목재입니다. 이런 식의 목재 모습은 역시 쉽게 보기는 어렵습니다만, 어쨌든 과거의 역사를 대로 살렸다는 점에서 보기는 좋지요. 또한 이 건물 자체가 1906년에 세워진 이래 지금까지도 동일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하니, 정말 가히 일본 개신교의 역사를 증언하는 건물이라고 하겠습니다. 실제로 이 건물 입구에는 수십 년 전 이 교회를 배경으로 한 선교사들의 사진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제단의 모습입니다. 정말 악기나 의자 좌우의 꽃, 피아노 안의 철을 제거하고는 전부 목재입니다. 그래서 이 공간은 추운 겨울에는 쓰지 않고, 여름에만 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더 놀랐던 것은, 이 건물이 일본 기독교의 부흥을 주도했떤 한 사람과 연관이 있었다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게리 선교사님이 이 건물을 지은 사람의 이름을 댔는데, 그 사람은 바로 보리스라는 미국 선교사... 그러니까 풀 네임은 윌리엄 메럴 보리스라는 분이었습니다. YWAM의 창시자이신 로렌 커닝햄이 쓴 <열방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책>에 따르면, 이 분이 창립한 오미 형제단은 일본 전역에서 건축 설계와 미국 맨소래담 판매권 전매로 많은 돈을 벌어들였으나 자신들이 얻은 수익을 누가 취하지 않고 최소한의 돈만 취하고 나머지의 돈은 일본 선교를 위해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맨소래담의 모든 약에는 전도 메시지가 담겨 있어서 지금도 일본의 일부 지방에서는 맨소래담을 '예수 약'으로 부른다고 하며, 심지어 이 분들은 일본에 있는 모든 주소에 에수의 복음을 전하는 메시지를 한 통씩 보내는 일까지 끝냈다고 합니다. 이 모든 일이 태평양 전쟁 개전 이전에 있었던 일이었죠. 일반인들은 생각하지 못한 이러한 대단한 일을 '저지른' 분의 작품을 제 눈과 제 사진기로 보고 남길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교회를 나서면서, 전도용 책자 중에서 국내에서는 모퉁이돌선교회가 많은 값을 주고 파는 [ 메시아 ]를 (일본어기는 하지만) 무료로 주시겠다고 해서 받을까 말까 하고 사양했다가 나중에 다시 받아 들었습니다. 참고로 일본의 만화가가 그린 이 만화책은 일본성서공회가 직접 출판에 관여하는 등 상당히 인기가 있습니다.


   또한 놀랐던 것은, 이 하계대성전을 벗어난 소성전을 들어갔을 때, 뒤에 있던 게시판에 단기 선교사 파송 목록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사진은 올리지 않습니다만) 아직도 그리스도인이 1%도 되지 않는 일본 땅에 주님을 위해서 헌신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 또한 큰 놀라움이 되었습니다.



   카루이자와 유니온교회의 광고판입니다. 서머 패스티벌(을 빙자한 새생명축제겠죠, 아마도)이나 다양한 영어 강습 등이 게시되어 있습니다.

   교회를 둘러보고 나서, 카루이자와의 주요 공간을 보여주시겠다고 해서 짐을 자동차에 놓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걸어서 이동하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서, 카루이자와를 도는 버스를 한 대 만났습니다. 



   그런데 버스 크기가 생각보다 매우 작습니다. 또한 보시다시피 뒤의 등록번호도 매우 의미심장하고요. 역시 도심지 도로 크기가 작은 이 동네 사정을 고려해서 이런 크기의 버스를 특별히 운행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이런 사진 가게도 있더군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지만, 드레스들이 이뻐서 몰래 찍었습니다. 랄까 드레스들이 다 이뻐서 보기는 좋았는데... 역시나 가격이 확실하 비쌀 것 같더군요. 코스어들이 가면 매우 좋아할 공간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이렇게 비어있는 공간도 있었습니다. 단순 '대토지'라는 팻말만 달려 있었는데, 울창한 풀들이 자라나 있는 것들을 보면서, 이전에 갔던 배다리 문화공원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갔던 곳은 꽤 깊은 숲속에 있는 성공회 성당이었습니다. 성공회의 경우 나름대로 관심이 있는 편이어서 들어가보고 싶었습니다만, 성당이 마침 문을 닫는 (그리고 대부분의 기독교 교회가 주일 사역 끝나고 월요일날 쉬는)지라, 들어가 볼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종탑이 이렇게 남아있었죠.



   ...는 그렇다고 치고, 처음으로 간 관광지는 거기서 뒤편으로 있는 쇼 하우스라는 양식 주택입니다.



   이 옛날식 가구 답지 않게 빼어나게 잘 유지되고 있는 가구들이 전시되고 있는 쇼 하우스는...



   일본성공회 북토쿄교구 부주교였던 고 알렉산더 크래프트 쇼 주교가 거주했던 별장이라고 합니다. 1902년에 돌아가셨으니, 그 이전에 건물이 지어졌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따라서 이 건물 또한 100여년 넘게, 그리고 아까 보신 유니온교회보다도 더 오래되게 유지되고 있는 공간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따라서 이 공간에는 100년 전의 미국인이 어떻게 살았는가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자료가 됩니다. 사진은 이 곳이 주방 공간이고, 주방에서 조리한 것을 내놓을 수 있는 선반 공간이 당시의 미국 주택에는 흔한 것이었다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다, 한 켠에는 그 당시의 난로도 놓여 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서 바깥을 찍은 사진입니다. 보시다시피 주변 풍경이 매우 보기 좋고, 바깥쪽에는 이 별장을 시작으로 늘어선 개인 별장들이 보입니다. 하지만 이 별장들의 경우  외부 시선에 노츨되는 것은 피하려는 듯,  모두 차양막이 쳐져 있네요.



   마지막으로 별장의 모습입니다.

   그렇게 많이 볼 것은 없습니다만, 카루이자와에 100년 전도 넘어서 들어섰을 일본식 주택으로 가득찬 카루이자와에 들어섰을 이 별장의 모습을 생각해본다면 들러볼만한 곳인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이곳의 관광협회나 카루이자와시 등이 이 곳을 띄우려는 분위기도 있었고요. 참고로 이 곳에는 방명록이 있어서 저도 이름을 남기고 나왔습니다.



   쇼하우스와 성공회 카루이자와교회를 떠나서 다른 곳들로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우선 쇼 하우스 옆쪽으로 냇물이 흘러가는데, 게리 선교사님에 따르면 이 곳이 카루이자와에 복음이 들어왔던 초창기부터 세례를 주었던 공간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이곳의 물은 매우 차갑다고 하네요. 어쨌든, 맑고 수량도 풍부하고 꺠끗한 물인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리도 지납니다.



   그 다음으로 만난 것은 일본 하이쿠 작가로 유명한 바쇼:의 하이쿠비입니다.



   같이 있는 안내판에 의하면 1843년에 세워진 시비라고 하니까 꽤 오래된 시비인데, 시비 옆의 안내비에는 이렇게 한국어 표시도 있습니다. 아마 제가 알기로는 이 시가 이 장소에서 세워졌다고는 하는데...()



   또 이동하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소유주가 있는 각 토지에는 이렇게 소유주의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다음으로 만난 소방전의 맨홀 뚜껑. 우리나라라면 소방전은 두드러지게 처리하는데, 일본에서는 이렇게 해도 전혀 문제가 없나 봅니다. 참고로 색깔이 있는 맨홀은 처음으로 본 것이었습니다.



   좀 더 걸으니 그쪽의 교회에서 선교사 숙소동으로 구매해 놓은 건물들이 있었습니다. 게리 선교사님의 말씀에 따르면 매년 여름마다 1주일 정도 영어권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컨퍼런스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곳에서 오면서 쉬기도 하고, 영적 충전도 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하는군요. 쇼 하우스에서 시작된 일본 기독교가 이런 식으로 지속적으로 확장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이동하던 중에, 파이프관을 현수하고 있는데 양쪽 맞은 편에 저 아치형 구조물이 신기해서 한 컷 찍었습니다.



   중간에서 다른 분들과 만나서 다음으로 이동한 곳이 바로 이 안내판이 있는 가옥이었습니다.



   안을 보니, 카루이자와 역사의 거리라고 해서 카루이자와 관광협회에서 만든 도로에 이름을 붙여 그 이름의 유래 등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이 길은 저희가 가고자 하는 가옥의 주인인 일본의 유명 문인 무로: 사이세:의 이름을 따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그나저나 '카루이자와 역사의 거리' 옆에 당당히 십자가가 달려 있는 것을 보면(그리고 그것이 일본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확실히 카루이자와의 역사성과 주민성에 기독교가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친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로 도착한 사이세:의 가옥입니다.일본어 위키백과에 따르면, 생전에도 이 가옥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여기에는 사진만 붙여놓고 살지 않았을 정도라고 하는데, 바닥에는 보시다시피 이끼와 풀만 잘 키워두어 보기 좋은 가옥 형태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가옥 안은 들어가지 못하고 바깥에서만 볼 수 있게 되어 있고, 한국어 안내문도 잘 되어 있습니다만, 한국어 설명은 없었습니다. 의외로 일본 문화에 있어서 중요한 분 이었는데 일본어 설명문밖에 없는 건 좀 그렇더군요.



   어쨌든 가옥은 보다시피 이렇게 잘 꾸며져 있습니다.



   이런 마루 같은 공간도 있고요.



   행가 안에는 이런식으로 '무로: 사이세: 구거(옛날 거택)'이라는 제목으로 이런 저런 애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 팻말을 단 주체가 정 교육위원회라는게 조금 재미있네요.



   구거라고 되어 있으니 말입니다만. 일본어 위키백과에 의하면, 이 공간은 원래 작가가 사용하던 공간이었으나 생전에 사람들이 너무 이 곳에 몰려들어서 작가는 개방형 가옥인 이 곳에 거주하는 것을 그만 두고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합니다. 우리가 사람들에게 주는  관심의 정도가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이 가옥을 둘러보고, 게리 선교사님이 자기 아들을 학교에서 데리고 와야 한다고 해서, 다시 교회쪽으로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사진은 다시 돌아나오면서 아까 표지판에서 보였던 이 레스토랑의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