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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컬처/코스

코스 커뮤니티가 지향해야 할 원칙들


   이전에 NCT를 운영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코스 커뮤니티가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지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이상의 구현을 시도해봤었던 적이 있다. 물론 결과는 완벽하지 않았고, 내가 코스판을 이끌어 나가는 것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사실만 분명해졌지만, 이 기간은 분명히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확연히 필요한 것으로 확인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최소한 코스판에서 내가 강조하고자 하는 다음의 원칙들은 코스 커뮤니티에 있어서 지켜져야 한다고 내가 생각하고 믿고 있으며, 다른 코스판의 구성원들, 그리고 운영진들에게 강조하는 내용이며, 그 내용의 실현에 있어서 크게 문제가 있었다면 커뮤니티에서의 추방도 감수하면서 주장했고, 때로는 그 커뮤니티를 내가 나가게 했던 동인이기도 하다.

   물론 대부분의 카페 운영진들이 이걸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이 사상이 쉽게 코스인들 가운데 퍼지리라는 것도 기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목민심서가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상에 있어서 실제 이상이 조금씩 정착되었듯이, 이 원칙들의 제시 또한 이후의 코스판 전체가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여, 지금 일단 몇개의 원칙과 그에 대한 설명으로 설명해 보고자 한다.


1. 코스 커뮤니티의 운영진과 그 커뮤니티의 의사진행결정은 민주적이어야 한다. 특히 운영진의 권력은 항상 견제되어야 하며, 그 운영 상에 대한 비판에 열려있어야 한다.

   특히 코스판은 운영진의 독재성이 끼치는 부정적 영향력이 가장 크게 관찰되는 공간이다. 특히 커뮤니티 리더가 자신들의 권위를 바탕으로 비정상적인 규칙의 수행을 회원에게 요구하는 모습은 코스 커뮤니티들에서 볼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다. 이러한 모습은 그 권력이 견제될 때 해결될 수 있다. 최소한 우리나라 국법 상에서 행정부와 사법부, 입법부가 나누어 있듯이, 권력이 있다면 그것을 견제할 별개의 장치가 작동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러한 방식은 1) 규칙의 위반 사항을 심의하고 이를 제제하는 곳을 별도로 둔다던가 2) 운영진의 전횡을 지적하고 시정할 것을 요구하는 별도의 절대권력을 구성하는 것으로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스탭회의에서는 최소한 민주적인 회의의사규칙의 정신을 따르는 것이 필요하다. 이견이 있는 부분에 있어서는 철저한 합의로 가야 옳고,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한 비판은 절대 꺾거나 눌러서는 안 된다.

   특히 이런 부분에 대해서 지적하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 '그럼 여기서 나가서 당신이 원하는 커뮤니티 같은데서 활동해라' 이런 소리로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시려 하는 분들 많은데, 이거야 말로 한국 코스 커뮤니티가 진보하거나 자기진화를 이루어 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제대로 알고 말하길 바란다.


2, 코스 커뮤니티는 현행법이 부과하는 당연성을 초과한 제약을 운영진의 명령이나 규칙등의 여타 형태로 그 구성원에게 부여해서는 아니된다. 특히 다음의 권리들은 철저하게 보호되어야 한다.
    - 자신의 개인정보와 사생활을 침해당하지 않을 권리 (Privacy)
    - 저작권법으로 그 권리가 보호되는 저작권(Copyright)
    - 현행 법령이 금지하는 것들을 제외한 표현의 자유(Freedom of speech)

   이것 또한 코스 커뮤니티들이 가장 침해하면서도 그것이 잘못인지 모르는 부분이다. 특히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명시된 개인정보들(이름, 거주지, 나이, 특히 사진)을 수집하는 것이 정상적으로 여겨지는 코스 커뮤니티들의 조치는 비록 개인 정보들을 수집해야 코스인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기타 폭력을 막기 위한 조치로서의 기본적인 필요은 인정될 수 있다고 해도, 그것을 공개함으로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의 발생 가능성을 줄여주거나 없애지 못하므로, 당연시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렇다면, 개인 정보는 비밀리에 수집해줘야 하고, 여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개인정보의 암호화 조치나 접근권 제한등의 기본적인 물리적 수단은 갖추어져 있어야 하며, 그 정보가 자신의 의사와 반하여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막을 수 있는 기본적 원칙 및 조치의 생성 또한 필요하다. 내가 너무 깊게 생각하는 건가?

   둘째로, 저작권 문제 또한 부주의하게 권한이 행사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여기에서 독보적인 인권침해를 보이신 곳이 다코동이다. 이쪽은 아예 회칙으로 '카페에 올라오는 모든 저작권은 자신들의 것이다' 크리를 날린 분들이다. 이러한 권력 남용은 어떠한 이유로든지 인정될 수 없는 극악 범죄이다. 또한 분명히 저작권법상에 초상권과 저작권은 분리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진의 저작권은 사진사와 코스어가 공동으로 갖는다'등의 규칙 제정 또한 대한민국의 법률상으로 인정될 수 없다. 사실은 사실이고, 그것을 외면하려고 하는 것은 나중에 큰 상처를 안길 뿐이다. 세번째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항으로 넘겨서 설명하자.


3. 코스 커뮤니티는 다양성을 장려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따라서 배타성을 강조하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되어서는 아니된다.

   몇몇 코스 커뮤니티들은 카페 운영에 있어서 '카페 안에서 일정한 세력(가령 친목 모임)을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왜 그러한 제약을 두었는지 물어보면, 곧바로 '자기 커뮤니티는 다양한 사람들과 친해져야 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기 때문에 그렇다'는 설명이 들어온다. 그럼 그 질문을 그대로 돌려드린다. 왜 코스 커뮤니티의 담론은 고정되어 있어야 할까? 왜 똑같이 지내는 이야기, 코스 사진, 판매글, 또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관심사 이외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왜 허용되지 않을까.

   이 질문에 대해 아까 했던 동일한 답으로 대답하지 말기 바란다. 다양한 사람들은 모두 동일하지 않으며, 따라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말하는 방식이 모두 다르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에서 대립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대화하면서 합의해 나가는지에 대한 방안이다. 많은 코스 커뮤니티들은 이것을 다룰 수 없다는 이유 만으로 다른 목소리를 배제하려고 든다. 그리고 이 근본적인 자기모순에 대해서, 어떠한 회의도, 생각도 하려고 하지 않는다. 다양한 사람들과 같이 노는 걸 생각하고 있다면, 그 사람들과의 관계 과정 가운데서 근본적인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길 바란다.


 일단 이 세가지가 코스판의 커뮤니티들을 보면서 내가 느낀 가장 급한 문제이자, 내가 코스 커뮤니티들의 이상이라고 보고 있는 내용이다. 여기에 대한 비판이나 질문은 환영한다. 보다 더 나은 코스판을 만들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거 없는 비난이나 매도로 이 원칙을 무시하려고 하지 말기 바란다. 그것은 한국 코스를 생각 없이 파멸로 질주하는 전차로 만들어 버릴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