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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about/잡담/공지

매거진T, 그리고 한 단체

 난 [ 매거진T ]라는 사이트에 대해서 알고 있는 지식이 전혀 없다. 또한 전혀 들어본적도 없다. 오늘 저녁 코믹에서 돌아와 하나의 글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리고 저 글을 보고 또다시 화가 나기에 이르렀다. 도대체 원래의 글을 읽었을 때에는 그 내용이 전혀 홍보성을 띤 것도 아니었는데 불구하고, ('저희가 여기서 나가서 다른 곳으로 나갑니다. 그리고 여긴 다른 사람이 운영할 거에요~'라는 사실 적시에 지나지 않았다). 새로 왔다는 그 편집장은 이러한 그녀의 글을 삭제하고, 여기에 무고를 가하기에 이른다. 그 논리는 "회사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하는 사람이 그런식으로 말하면 되느냐?"라는 궁색한 변명과 (그 개입과정도 상당히 비합리적인 것이다), "새 매거진을 홍보했다"는, 그녀가 공지로 말한 적도 없고 말하지도 않은, 말이 안되는 소리이다. (모든 것은 링크에 기재되어 있으니 찬찬히 읽어보기 바란다.)

 다시한번 말하자면, 그러한 글을 쓴 것이 괘씸해서인지, 그의 공지대로라면 11월 14일 현재 그 회사의 대표이사직을 가지고 있었던 그녀의 글을 무단으로 삭제하고, 댓글도 삭제했으며, (15일날 개입했으면 뭐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말도 안되는 방식으로 인권을 침해했고, 또한 무고까지 했으며, 그는 결국은 자신의 공지와 행동에 화를 내고 나가고자 하는 사람들을 일단 막아보고자 하기 위해 댓글을 막고, 심지어는 회원탈퇴까지 막는 엄청난 범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어째서 저 새 편집장은 그런 거짓말을 했던 것일까? 내가 봤을 때는, 문제가 없는 한 새 대표이사인 그는 자신이 행한 행동과 언행에 대해 언젠가는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러한 일이 한국 사회에서 아직도 공공연히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나는 한국 사회가 아직 진보되지 못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저런 일이 과연 미국이나 일본, 또는 유럽에서, 약관을 철저히 만들어서 일어나는 일을 제외하더라도, 공공연히 일어날 수 있을까?


 말이 나왔으니 한가지 더 이야기하자. 요즘 한 단체 때문에 마음이 어렵다. 이 단체는 최근 경쟁단체가 갑작스럽게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으니 폐쇄한다"라는 말만 남기고 폐쇄하는 바람에(그 단체도 매우 문제가 많았지만) 국내 최대의 단체가 되었다. 현재 10만이 훌쩍 넘는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는 이 단체는, 그런데 최근 개인적으로는 매우 우려할만한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 단체는 몇달 전부터 글을 쓸 때 각 게시판에 티저광고와 안내문을 붙이도록 유도하고, 이를 실시하지 아니하면 "경우에 따라" 삭제하겠다는 경고를 기본 글쓰기 화면에 삽입했다(말이 '경우에 따라'지, 실제로 삭제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을 모두의 총의를 모아서 하게 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문제는 단체의 장이 여기에 대해서 멤버들의 총의를 구하지 않고(즉,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진행하고 있다는 데 있다.

 물론 그 단체장이 총의를 얻지 않은 것은 아니다. (어떤 특정 게시판에 티저광고를 반드시 삽입하는데에 대한 투표가 있었고, 나도 그 점에는 동의하는 투표를 제출했다.) 하지만 특정 게시판의 총의를 가지고 전체 게시판에 강요하고 요구했다는 데에서 문제점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를 지울 경우, 그 글을 삭제함으로서 그 단체장은 보이지 않는 권력을 회원에게 행사하는 셈이 된다. 그러나 이 행위 자체는 어느 누구의 동의(요식 절차라도)도 얻지 않은 것이다.

 거기다가 한가지 더 나아가, 그 단체장은 앞으로의 단체 운영 방향에 대해, 그 티저광고를 통해 정보를 수집, 활동여부를 조사해 활동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회원에게 좋은 기회를 제시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물론 더 잘활동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것을 누릴 수 있게 함으로서 그 단체의 활동량을 늘리도록 요청하는 것에 대해서 나도 찬동한다. 하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 회원들의 동의를 얻었느냐는 부분이 문제인 것이다.

 나 개인으로서는, 차라리 티저광고나 필수광고내용을 줄이거나 해서 글 쓰는데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으면 모를까, 글 쓰기 화면의 첫 부분의 2/3을 차지하고 있어 상당한 부담감을 느낀다. 또한 이러한 내용을 삭제하고 싶어도 (그리고 그러한 의사를 표현하는 것도 표현의 자유 아닌가?), 삭제하지 못하게 된다면 그 동호회 활동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 단체는 굳이 그걸 하겠다는 것이다.

 누가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개인정보를 수집한다. 그리고 그 수집된 개인정보가 평가되어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그 개인정보수집에 반대하는 경우 축출되고... 그런데 그 정보가 어떻게 보호가 되는지 보호정책이 공시된 바도 없다. 나는 이러한 시도에서 마치 빅브라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받고 있다. 그런데 누구 하나 여기에 대해서 의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는듯 하다.


 위 두 사례를 제외하더라도, 이러한 행위는 지금도 대한민국 곳곳에서 마구 일어나고 있다. 넓게는 2MB에서부터 시작해서 신흥종교도 그렇고(영생교 등의 종교를 생각해 보라), 중 고등학교, 회사, 그리고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곳 전부에서 이러한 일이 비일비재하다. 단지 초기의 힘이 세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눌러버리는 것. 그것이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일이 아닐까?

 참고로 나는 저 단체의 단체장과는 안면이 있는 사이이고, 따라서 Direct하게 이에 대해 의사표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하지만 저 이야기를 했을 경우 저 단체장의 반응을 신뢰할 수 없는 입장이어서 일단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물론 저 단체가 나를 키워주셨던 것도 사실이었고, 저 단체장님 때문에 내가 아직 이 바닥에 살아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온정주의가 진실을 가릴 수는 없는 것이고, 또한 지연과 학연등의 '연줄'이 직언을 막을 수도 없는 일. 우선 이렇게 글을 남기고, 나중에 이야기할 생각이다.

 결론적으로, 대한민국에서 관계는 이중적인 성격을 지닌다. 좋은 관계를 지닌다면 무조건 번창할 수 있지만, 그 관계가 어느 한쪽의 개입으로 흐트러져 버렸을 때 (그리고 그 쪽의 대부분은 강한 쪽이다) 약자는 계속해서 굴욕을 당해야 하는 성격을 가진다. 그 사이에서 진리는 거짓으로 점점 변모되어 버리며, 결국은 누군가의 대속자로서의 피를 뿌려야 진정될까 말까 하다. 그리고 죄는 더욱 커져 버린다.

 안타깝지만, 이것이 우리가 대면해야 하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