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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나, 그리고 너 스페이스 빔



#1

나ㅣ [ 스페이스 빔 ]을 처음으로 방문한 때는 2008년 9월이다.
당시 인하대학교에서 Lan: Project를 진행하면서 미술 작업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였다. 누구인지는 지금은 기억나지 않으나, 하여튼 누군가가 나에게 스페이스 빔을 소개해 주었다. 정말 좋은 곳이라고 하면서. 마침 Lan Project를 시작하면서 이야기하고 생각해야 할 것도 많겠다 싶어서 한번 가보기로 해봤다. 랄까 배다리라면 배다리 헌책방 거리 근처일테니하고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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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도착한 스페이스 빔의 첫 모습은 "이게 뭐지?" 였다. 물론 미술 공방 같아 보이기도 했고, 앞에 철제 로봇(?)도 있고 해서 미술공간이긴 하겠구나 했지만 기존에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같아보이지는 않았다. 1층은 사람들에게 Eyecatcher를 던져주고, 2층에 작업실이 있는 형태를 상상해서 그랬을까. 물론 1층에도 전시가 있기는 했지만 그건 일부에 불과했고, 대부분의 자리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맨 처음 도달했을 때 있었던 사람들이 나에게 이야기라도 건네줄 줄 알았는데, 5분도 안 되어서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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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시 스페이스 빔은 '땜빵'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간판에서도 보이듯이 배다리 동네에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무상으로 제공해주자는 취지에서 진행되고 있었던 이 프로젝트는, 불행하게도 우리같은 외부인(?)에게는 토요일 2시부터 5시까지 밖에 자리를 내 주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프로젝트를 알고 있었던 사람들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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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내부를 둘러보기 시작한다. 미술 작품(?)들이 여러곳에서 생겨나고 있었다. 물론 기존의 미술이나 디자인과는 다른 실용가능성이 높은 것들로만 구성되어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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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공장공간 사이에 걸려 있었던 설치 작품이다. 그런데 공장에 왠 전시냐고? 모르겠다. 어쨌든 여긴 미술문화공간이었으니까. 하지만 그 사이에서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고.. 아직도 이해를 못하고 있는 작품 중 하나이다. 뜬금 없었다고 할까.

NIKON D60 | 1/30sec | F/3.5 | 0.00 EV | 18.0mm | ISO-900 | 2008:09:07 17:16:28

1층 공장을 2층에서 찍은 사진이다. 얼마나 지저분하고 더러웠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참고로 1층 공장에는 다음과 같은 안전지침이 게시되어 있었다.

 안전수칙
1. 작업시 절대 안정 잡생각 금지
2. 취중작업은 안전사고의 지름길.
3. 공구 사용시 반드시 문의 후
    사용.
4. 절단공구 안전사고 유의.
5. 작업시 안전장비 착용.
6. 근무시간 엄수 땡땡이 엄중처
    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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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1층 구경을 마치고 올라온 전시실. 아무도 없다. 왠지 인하대에서 하는 전시를 생각해 보았을 때 전혀 다른 느낌이다. 보통 전시회를 하면 순서를 잡으면서 지켜야 할 사람이 있어야 할텐데, 아무도 없었다. 전시 내용은 골목길을 찍은 사진이었다.

전시실 옆에는 여러가지 공간이 있는데, 그 중 극장도 있었다. 랄까 영사기가 있었다는 건 아니고, 의자 수십 대에 단지 띄우미와 사운드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었을 뿐이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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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또 한 곳의 공간인데. 사람이 역시 한 사람도 없었다. "여기 뭐 하는데야?"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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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해가 안갔던건 여기에 덩달아 사무실에도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고두밥실'이라고 불리우는 이 장소 앞에는 여러가지 책자와 팜플렛이 take-out하라고 놓여있었다. 올려져 있던 전시 중에는 "정말 이런 작품도 괜찮았겠네!"라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녀석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돌아다니면서도 난 한 사람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터덜거리며 집에 돌아갔다.

그리고 나서 스페이스 빔은 별로 가볼 시간도 없었고 가볼 생각이 었었다. 그해 11월에는 Lan: Project가 열렸고, 그 이후에 대학원에 들어오면서 이것 저것 할 일도 많아져 (사실 지금도 많다. 왜 이렇게 내가 놀 수 있는 배짱을 부리고 있는 건지 지금 나도 궁금하다) 가보지 못했다. 그랬다가 <공연예술문화연구>의 마지막 방문가 내가 원했던 쿤스트할레 대신 스페이스빔으로 정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쩔 수 없지. 가 보는 수밖에.



#2

배다리에는 처음이라는 선생님들과 연구실 사람들을 모시고 배다리를 거쳐 스페이스 빔에 도착한 것은 4시가 거의 다 되어서였다. 사실 배다리를 내가 잘 알고 있는(?) 이유는 스페이스 빔이 아니라 스페이스 빔 사이에 있는 헌책방과 다른 장소들 때문이다. 옛날에 내가 용현동에 살고 있을 적만 해도 517,9가 배다리 앞까지 데려다 줬었고, 그럼 우리는 책을 사기 위하여 매우. 자주 배다리에 들르고는 했다. 우리 중에서 아직 배다리에 들른 사람은 따라서 나 밖에 없는 고로 내가 인도해서 갔다. 하지만 다른 분들은 스페이스 빔에만 관심이 있었나 보다. 아벨책방에 잠깐 교수님을 소개시켜 드린 이후에도 다른 분들은 들어와 책의 세상을 경험하려 하지 않고 바깥에만 서 있었다. 이래서는 재미 없잖아.

어쨌든 빨리빨리 정신으로 우리가 도착한 스페이스 빔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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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스페이스 빔 앞을 지키고 있던 로봇은 그리 크게 변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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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왔을 때의 공방 모습은 어디 가고, 뭐가 그리 시끄러운지 난리법석이 한창이다. 그 전 날부터 스페이스 빔에서는 '폐허사진전'(이라고 쓰고 '도시 탐험전'이라고 읽는다)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이 전시회의 오프닝 파티 겸 공연... 리허설인지 공연인지 모를 락 페스티벌(3시부터 공연이라고 했는데 막상 4시가 되어도 리허설이란다 ㄷ)이 펼쳐지고 있었다. 왜 이렇게 시끄러운지.. 소음 하나는 끝내주었다. ㅠ.ㅠ; 이건 우리가 계속해서 이야기를 듣고, 심지어는 바깥에 나갔다 왔을 떄까지도 계속 되었다.

이후 전시실로 올라가서 재한캐나다인인 존 던바의 [ 폐허사진전(이라고 쓰고 도시탐험전이라고 읽는) 전시 ] 작품들을 보고, 그 옆에 있는 리플렛도 살펴보았다. 특히 리플렛은 나에게 '도시 탐험'이라는 새로운 개념이자 모험을 소개해 주었다. 랄까 난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관심이 있으시면 [ 여기 ], [ 여기 ], 그리고 [ 여기 ]를 찾아가 보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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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실을 넘어서 뒤쪽에는 '학습실'이라고 해야 할까 '실기실'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 '강좌실'이라고 해야 옳은 공간이 있고, 그 뒤에는 야외 테라스가 있었다.. 라지만 테라스 쪽에는 모기가 우글우글거리고 있었다는 전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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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테라스 뒤쪽 한켠에 놓여 있었던 연탄 뭉치들. 아. 겨울에 저렇게 사는구나 생각하니 왠지 웃음이 나온다. 실제로 이 곳은 1960년대 만들어진 양조장을 개조한 곳으로, 당연히 건물 안에 현대식 난방 시설이 있을 리가 만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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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다시 마주한 사무실 앞. 작년 9월에 내 눈 앞에서 보여진 그 땜빵 프로젝트의 결과보고서가 자리잡고 있었다. 하나 가져갈까 하다가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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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 공연이 잠시 멈춰져 있던 사이, 폐허사진전(이라고 쓰고 도시탐험전이라고 읽는) 전시가 1층에 있는 것을 보고 잠깐 들락날락거릴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유일하게 거기서 찍어온 사진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팜플렛에 없었고, 앞으로 이 사진을 만날 기회가 전혀 없었으니까 말이다.

잠시 후, 다시 모인 우리 사람들과 거기에서 오신 사무총장님(?)까지 합쳐서 스페이스 빔의 역사를 2층에서 듣는 시간을 가졌다. 배다리 사건 이야기도 당연히 들었고. 랄까 내가 쓴 글을 다시 여기다가 쓸 필요는 없을 듯 하다. 그런건 인터넷에 가서 찾던가, 아니면 스페이스 빔 홈피에 가서도 볼 수 있는 이야기니까. 중요한 것은, 스페이스 빔은 처음부터 심상치 않은 공간으로 조성되었고, 현재 배다리 투쟁의 선봉(?)에 서 있는 만큼 정말 대단한 녀석이라는 사실일 뿐이다. 신흥로터리부터 배다리를 넘어 서구간 산업도로를 만들기 위해 멀쩡한 건물 다 부숴 놓은 인천시에서는 일단 배다리를 빼 놓고서라도 왜 나머지 구간 공사 진행 안하는건지 모르겠다. -_-;

랄까 많은 시간 정말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 다만 그 시간에 계속해서 들려온 락 소리. 거기다가 '예수 사랑하심은'이랑 '마귀들과 싸울지라'를 이상하케 개사해서 하나님을 모독하는 그 노래는 도저히 참아줄 수 없었다 ㄷㄷ

그리고 2년 전에 내가 호되게 당했던 [ 그 프로젝트 ]를 주도한 <꾸러기 스튜디오>의 성충경님도 여기서 다시 만났다. 잠깐 만나고 헤어지기는 했지만, 그동안의 이야기는 언젠가 한번 해야 할 것 같다. 참고로 당일 극장(?)에서는 그분의 작품이 상영되고 있었지만, 관람객은 나 하나밖에 없었다.. 그나마 잠깐 10분 보고 나온 정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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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분이 사무총장님(?) 이시다(잘못 되었으면 지적해 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하여튼 그렇게 이야기를 듣고 나서 찾아간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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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현재 배다리 헐린 구간 내를 무단점거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배다리 에코 파크! 작년에 인천시에서 헐고 아직 공사를 진행하지 못한 빈 공터에 이어지고 있는 공원(?) 이다.[각주:1]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5시가 넘어 정문이 닫혀 있었다. 하지만 같이 오신 사무총장님(?)이 영업시간(?)에만 여는 정문이 아닌 후문, 즉 슬레이트 하나를 열어서 안을 방문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ㅇㅁ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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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들어간 파크에는 각종 잡초와 쓰레기들이 쌓여 있었다. 하지만 설명을 듣고 나서 더 놀랐는데, 처음에는 이 들판이 모든 곳을 철거하고 남은 뻘건 흙으로 가득했다고 한다. 하지만 몇개월 동안 이렇게 바람에 씨앗들이 내려 앉아서 이렇게 푸르른 공간으로 변하였다고 한다.

이 광경을 보고는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 정말 우리 도시들은 계속해서 토목 공사를 해야 옳은 것일까? 계속해서 새로운 빌딩을 세우고, 계속해서 새로운 공장을 짓고, 수십 층짜리 아파트를 짓는게, 그리고 그걸 인공적으로 계속해서 관리하는 것만이 나은 방법일까? 그렇지 않음을 이 에코파크는 자신 스스로가 증명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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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파크 안에는 그동안 버려진 쓰레기들을 모아놓아 새롭게 배치한 공간이 있었다. 이렇게 버려진 곰을 안에 넣은 움집도 있고, 쓰레기 더미도 있고.. ㅇㅁㅇ 왠지 남이섬이 생각나는건 왜일까?

(랄까 나머지 모습들은 꼭 가셔서 보시길 추천한다. 오픈시간은 토요일 11시부터 5시까지, 일요일은 1시부터 5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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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배다리 파크에는 암벽타기 (?) 공간이 있다. 급경사 구간에 수도호스를 매어 두고 올라갈 수 있게 했는데, 끊어지지 않을까 싶지만 정말 안전하다. ㅇㅁㅇ 사진은 암벽타기를 체험해 보시는 우리 연구실의 형. 나도 시범으로 한번 해봤는데 정말 끝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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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 눈을 멈추게 했던 이름 모를 푸른 잎사귀들. 이러한 공간이 과연 인천시가 공사를 재개했다면 생길 수 있었을까? 이러한 광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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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공원 한편 구석에 있었던 '로케트'. 의외로 재미있게 만들어졌다.


#3 : Hence

지금까지 다녀온 딱 두번의 스페이스 빔 사진을 정리하면서 스페이스 빔이 뭐하는 공간인지, 그리고 스페이스 빔이 뭘 했는지에 대해서는 대충 설명한 듯 했다. 이젠 내 생각과 입장을 정리해보자.

스페이스 빔의 가장 큰 목표는 문화대안공간이다. 기존의 갤러리나 전시장 같이 그림 전시하거나 팔아서 돈 벌어 먹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기존의 공간과는 달리 스페이스 빔은 전시보다는 문화 스터디, 그리고 강좌와 지원 프로그램 실행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여기에서 생기는 수익이 많지는 않지만, 그러나 스페이스 빔은 그것으로 희망을 얻는다.

또 한가지 특기할만한 점은, 스페이스 빔이 배다리-친화적(즉, 지역친화적)이라는 점에 있다. 따라서 인천시의 지원을 받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인천시 사업에 완전히 동감하거나 동의하지 않으며, 오히려 깐다는 점에서 스페이스 빔의 의의가 있다고 생각된다. 즉, 자발적인, 자기의 목소리를 내는 단체라는 것이다. 요즘 자신의 목소리를 점점 더 내기 힘들어지는 세상에서, 이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결론을 내보자. 스페이스 빔 킹왕짱. 끝.


p.s 참고로 스페이스 빔의 '빔'은 'boidness' (空), 'beam' (光線)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1. 랄까 배다리 지역의 산업도로를 지하화하고 이렇게 위를 공원으로 만드는 것도 매우 좋은 대안이긴 한데 시에서 멍청하게 거부하고 있다는 것도 좀 그렇다 -_-;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