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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말씀생각

삶은 달걀


 삶은 달걀이라는 말이 있다. '은'이라는 말의 접미사 형태가 변하는 것을 잘 활용한 일종의 농담이기도 하지만, 어찌 생각해 보면 삶을 하나의 달걀에 비유하여 하는 말이 될 수도 있다. 생각해보면 그 말이 맞는것 같기도 하다. 하나의 달걀. 달걀에는 생명이 담겨있기도 하고 담겨있지 않기도 하다. 어미의 품 속에서 깨어나 마침내 알을 깨고 나와 병아리가 되는 달걀. 어미에게서 분리되어 삶아져, 또는 튀겨져 사람들의 먹을 것이 되는 달걀, 이 모든 것이 마치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하나의 알의 형태에 자리잡아져 있다. 우리 또한 그렇다. 좋은 부모 밑에 태어나 좋은 교육을 받고 좋은 기업을 물려받는 인간. 중산층 가정에 태어나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살아가는 가장. 아직 세상을 모르고 세상을 변혁하자며 나서는 청소년, 또는 청년, 스펙을 걱정하며 취업을 위하여 살아가는 청년, 그리고 살인마로 살아가 사형을 기다리는 죄수까지 모든 사람의 삶은 다양하지만 결국 그 시작도 모태와 자궁에서 나왔다.

 하나님이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시기로 하신 것, 그리고 도착하셔서 세례 받으시고 시험 받으시고 사역하시고 죽으시고 다시 부활하신 모든 것. 그리고 부활. 을 사람들은 역시 달걀에 비유한다. 예수님이 부활하고 죽으신 것을 사망의 권세, 즉 달걀의 껍질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처럼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우리에게도 전이하고자 한다. 사망의 생명을 이기신 예수님처럼 세상의 환난과 어려움을 이기고 승리해야 한다고 외친다. 그러나 그에 앞서 우리는 그렇게 될 수도 있고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승리할 수 있고, 승리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미 승리하셨고, 우리는 그것을 따라간다. 정신승리법이 아니라 진정한 승리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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