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01 14:34

〈서브컬처론 강의록〉, 서브컬처와 일본을 보는 또 다른 렌즈


1. 〈젊은 독자를 위한 서브컬처론 강의록〉(이하 강의록〉)을 알게 된 계기는 K교수님의 트위터에서였다. 내가 웹컬처라고 부르는 서브컬처에 대해서 알다시피 강의라는 형태로 아직까지 자리잡은 문헌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제로년대의 상상력〉으로 유명한 우노 츠네히로씨가 직접 강의록을 발표했다는 것도, 출판사가 아사히신문이라는 점도 신선해서 곧바로 4월에 일본어 원본을 구매해서 읽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일본어 세로읽기가 나에게 아직 익숙해지지 않아, 다른 책들에 비해서 읽는 속도가 상당히 느려졌었고, 그래서 전체 페이지가 380p가 넘는 상태에서 200p 정도 반선을 겨우 넘어서 10장 정도를 어째어째 보고 있다… 싶었을 때 갑자기 12월에 한국어판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어버렸다. 그것도 워크라이프에 의해서.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는 빠르게 움직여주신 워크라이프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읽히지 않던 책이 갑자기 읽어지는 경험을 하고 나니 번역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덕분에 '이 책을 전부 읽고 나서 책평을 올리자'는 생각을 이룰 수 있었다. (웃음)

2.  그럼 본론으로 넘어가자. 강의록은  쿄토세이카대학(京都精華大学)에서 우노 츠네히로 강사가 강의한 내용을 하나의 글로 정리한 것으로, 만가-아니메의 변천을 중심으로 일본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다시 말해, 일본사회의 변화상을 만가-아니메 창작자들이 어떻게 담아냈는지를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맨 마지막의 아이돌의 변천사까지 하나의 '서브컬처'라는 개념으로 설명해 나가는 내용으로 2016년 강의를 한 것을 전사로 정리해서 2018년에 출간한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목이 어쨌던간에 강의록〉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접근하는 것처럼 다소 어렵게 접근하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 있기는 한데, 가볍고, 읽기 쉽다. 물론 책에 빠져 있는 작품의 실제 동영상이나 사진을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이것은 유튜브 등의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보면 되는 일이다. 마침  [ 워크라이프에서도 책과 병행해 볼 수 있는 보충자료를 인터넷으로 올렸다 ].  일관적으로 만가-아니메의 발전상을 담어왔기 때문에, 머리 속에 일관된 서브컬처에 대한 관점을 세우기에도 좋은 책이다.

3. 하지만 이 책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  바로 그 '관점', 다시 말해강의록〉의 기본 논제다. 우선 '서브컬처의 변천'이 일본 사회의 변천과 함께 해 왔다는 주장은, 대우 원칙에 따라 일본사회가 아니었다면 서브컬처가 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을 당연히 승인하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옳은가? 한국사회는 서브컬처를 통해 사회의 큰 영향력을 받았다. 1990년대의 공영방송 TV들을 통한 아니메 세레는 그 시대 한국사회의 사고방식을 바꿔놓았다. 서브컬처의 활성화는 한국 사회의 근간을 바꾸었다. '키덜트 문화'가 서브컬처와 대중문화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오랫동안 인싸의 공간이었던 홍대에 서브컬처 공간이 늘어나고 있고(이글을 쓰고 있던 차에 마침 애니메이트가 홍대점 진출을 발표했다), 동인음악이 인디음악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의 오락실을 지탱해 주는 것도 일본에서 수입된 리듬게임이다. 아예 요즘에는 아이돌 문화가 서브컬처를 따라하면서 생명력을 유지할 정도로(단적으로 러브라이브!가 없었다면 현재의 아이돌 지하철 광고 붐도 없었다), 서브컬처는 한국사회에서 때로는 지속적으로 비판받으면서도 가장 국민들 가운데 잠재된 문화자본이 되었다. 

   한국만일까? 미국도 만가-아니메 문화가 너무 많이 퍼져서 그게 미국 만화-SF 흐름와 함께 하나의 대중문화가 되고 있다. 그 정도가 심해서 〈일본미국〉(Kelts, 2006)이라는 책이 나왔을 정도다. 더 나아가 대만은? 중국은? 필리핀은? 태국은? … 넓은 관점에서 보면 그들 모두가 일본 '서브컬처'의 영향을 받았고, 그 영향력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 서브컬처의 변화는 일본이라는 사회만을 설명하기에 적당한 것일까? 세계화(Globalization) 시대의 전지구를 설명할 수 있는 도구로 자리잡지 않을까? 그렇다면 적군파 사건이니 우경화니 하는 일본의 과거 역사가 사실은 일본발 서브컬처니 팝컬처니 하는 것을 전부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도구가 아니냐는 것이다. 안지원(Ahn, 2002)의 주장대로, "일본 애니메이션은 전세계적 상황이 [만들어 낸] 문화적 생성물로 여겨질 필요가 있다"(Japanese animation needs to be considered as a cultural product of global conditions, :11).

   그렇기 때문에, 강의록〉이 다루고 있는 기본적인 전제 자체가 맞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재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러한 전제 자체를 분리해 놓고 생각하면, 책이 다루고 있는 기본적인 구조와 논리, 그리고 그 논리를 들기 위해 설명하고 있는 사례들은 바람직하고, 그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 살펴보면 일본 '서브컬처'의 흐름 자체를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 자체가 '서브컬처'의 이해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4.  다만 기본적으로 후반부의 내용에는 아쉬움이 든다. 특히 일상계를 에바에서 시작된, 일련의 현실로부터의 도피만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현실에 대한 개입, 또는 비판을 시도하는 새로운 일상계 흐름이 있다는 것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여기에 대해서는 [ 〈너의 이름은.〉리뷰 ] 또한 도움이 될 것이다) . 또한 이 책은 일본 아이돌을 '서브컬처'의 영역에 포함하고 있다. 이것은 올바른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국 아이돌들의 경우에는 우노님도 책에서 단언했듯이 서브컬처의 영역 속에서 다루기는 힘들다고 지적하고 있고, 나로서도 분명하게 서브컬처와 분리되어 있는 대중문화의 영역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국 독자가 명시된 근거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는 과정을 통해, 웹컬처 속에 아이돌 문화를 포함하는 것이 옳다는 오해독을 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이 책이 분명하게 일본의 '서브컬처'를 바탕으로 일본 국민들이 일본이라는 국가를 읽어가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된 내용을 담은 강의와 책이라는 점은 주지해야 할 것이다.

5. 나는 키안님이  [ 강의록〉을 아즈마 히로키의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의 대체제로 사용하자 ]는 주장에도 동의하고 동감한다. 아즈마의 논리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의 글이나 논문을 통해서도 이미 밝혔지만, 간단히 정리하자면, 그의 주장 속에 비민주, 비인격적 엘리트주의가 담겨있다는 것이 문제다. 특히 아즈마가 〈일반의지 2.0〉에서  동물성을 갖춘채 국가에 의해 감시당하고, 사육당하는 사람을 '축제'적 '미래'로 제시한 것은(아즈마 히로키, 2012:254-256) 인류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동일본대지진을 통해 '파괴된 꿈'이라고 말하는 것에도 불쾌감을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강의록〉이 그 대체제로 활용되어야 할 때가 왔다. 그러나 이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조만간 기회가 주어진다면, 웹컬처에 대한 강의를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내용을 가지고 내가 생각하는 웹컬처론은 무엇인가… 를 나눌 수 있기를 기원한다. 그렇지 않더라도 이 책의 논의가 멈추지 않고, 새로운 논의의 시점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그런 계기를 주신, 대체제를 주신 우노 츠네히로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우노 츠네히로의 작품을 계속 번역해 나가고 있는 워크라이프에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참고문헌
아즈마 히로키(2012), 일반의지 2.0, 현실문화.
Ahn, Jiwon(2002), Animated Subjects: On the circulation of Japanese Animation as Global Cultural Products, Spectator, 22(1), pp. 10-22.
Kelts, Roland(2006), Japanamerica, Palgrave Macmillan.


젊은 독자를 위한 서브컬처론 강의록 - 10점
우노 츠네히로 지음, 주재명 외 옮김/워크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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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7 20:43

송영이 사라진〈송영의 삼위일체론〉


1. 소영광송을 좋아하고 한국에서 소영광송이 격하된 상황을 비판적으로 여겼기에, 영광송을 배경으로 한 삼위일체론이 나온다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관심을 가졌다. 많은 공부를 하신 목사님이 쓰신 책이라는 점도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기대도 잠시, 책을 받아 읽어보며 그 기대가 실망감으로 다가온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2. 실망감 중의 가장 큰 이유는 해당 논의가 철저히 장로회 신학적 차원에서만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예정론을 거부하는 알미니안 신학을 우리 믿음의 근간으로 삼는 감리회인으로서, 칼뱅으로 시작해서 근본주의자들만의 논의로만 구성된 삼위일체론을 살펴보는 것은 실망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논의가 감사하게도 교회들을 포괄한 차원에서 전개됨으로서 균형을 갖추고자 노력했음에는 감사한 말씀을 드린다.

3. 책에서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목사님이 13장에서 쓰신 삼위일체론이 보편교회들의 기존 신앙고백과도 충돌할 소지가 있다.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조는 성자 예수님을 다루는 부분에서 분명하게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독생자이십니다. / 그분은 하나님에게서 나신 참 하나님이시며, / 빛에서 나신 빛이시요, / 성부와 같은 분으로, / 낳음과 지음 받은 분이 아닙니다."(WCC 총회 번역, 2013)라고 증언하고 있다. 다른 번역들도 이 부분을 "참 하느님에게서 나신 참 하느님으로서 / 창조되지 않고 나시어"라고 번역하고 있다. 즉 니케아 신조에 따르면, 성자 예수님은 성부 하나님으로부터 창세 전 한 번 나시어, 목사님의 주장과 달리(p. 193-194) 영원히 창조 받지 않으셨고, 앞으로도 영원히 창조받지 않으시는 것이 아닐까? 

  성령론에 대해서도 우리 서방교회는 성령이 성부와 성자로부터(filioque) 나오신다는 것에 대해 어떠한 의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하지만 목사님의 삼위일체론은 동방교회 신학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성령의 발출을 성부에게만 돌리고' 있다(p.190). 분명히 이 책에서는 필리오꿰 논쟁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지만(p. 241), '성부와 성자로부터 나신' 예수 그리스도를 어떻게 우리의 입장에서 설명하고 받아들여야 할 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있었으면 하는 지점이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18장~에필로그로 이어지는 주장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나는 삼위일체의 역사하심(경륜적 삼위일체)를 통해 모든 만물이 다양한 속에서 하나가 되고(plena in unum),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랑 가운데로 나아가, 다시 하나님의 통치 안에 거하는 삶이 우리의 목표이고 그것을 사회 안에, 이 땅에도 구현되고자 노력하는 것 또한 우리의 목표에 속한다고 당연하게 고백할 수 있다.

5. 그러나 제목에서 중요하게 언급되었을 법한 소영광송은 세번 언급되는데 불과했고, 가톨릭 버전(이제와 항상 영원히)으로 언급되어 아쉬움이 남는다. 기본적인 삼위일체론의 역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논의인 만큼, 앞으로 어디에선가 우리의 고백들(주기도문, 사도신경, 소영광송, 대영광송,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경)을 바탕으로 삼위일체론에 접근하는 책이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을 가져본다.

6.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아멘.

송영의 삼위일체론 - 10점
이동영 지음/새물결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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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7 04:50

뉴로트라이브 : 필요했던, 그러나 양가감정을 자아내는


이 책을 보고 나서 든 감상을, 나는 '양가감정'으로 줄여 소개하고자 한다. 거두절미하고, 책이 담은 내용은 그 뜻이 높고 깊은데, 책이 담긴 방식에 있어서는 아쉬움, 또는 고정관념이나 잘못된 용어 사용에 따른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여기서 책 리뷰를 끝낼 수는 없으니,  어째서 이런 판단을 내렸는지 좀 더 자세하게 소개하려고 한다. 


자폐성 장애에 대한 신뢰할만한 팩트북
   뉴로트라이브NeuroTribes. 직역하면 신경종족이나 신경부족이라고 읽히는 것이 마땅한데, 역시나 '신경부족'으로 번역하면 뭔가 자폐성 당사자들이 '신경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뜻이 될 것 같기도하고, 왜 자폐 장애와 '신경'이 관련되어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아 그런 선택을 한 것 같다(참고로 자폐 장애가 내뇌 신경의 문제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미 신경의학이나 정신의학계적 연구를 통해 확증되어 있다). 어쨌던 이 책의 제목은 새롭게 만든 단어이기는 하지만, 신경적인 차이를 가진 사람인 자폐 당사자라는 콘셉트를 한번에 잡아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뉴로트라이브라는 단어는 한국어권에서도 '자폐'라는 단어를 대체할 수 있는 단어 후보군 중 하나로 편입될 것 같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자폐성 장애에 대한 숨겨진 역사나 자폐와 관련된 이슈들을 편견없이 잘 잡아냈다는 점에 있다. 물론 최근 20년간의 자폐성 장애에 대한 급속한 변화에 대해서 충분한 분량이 할애되지 않았지만, 헨리 캐번디시Henry Cavendish, 폴 디랙Paul Dirac, 휴고 건즈백 Hugo Gernsback이라는 사례는 자폐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놀라운 발견이다. 아마 자폐 전문가들도 잘 몰랐을 인물들을 통해 자폐성 장애가 단순히 과거의 인식처럼 소아기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발전과 함께 존재했던 장애임을 드러낸다.

   이어 이 책은(지금은 욕설이 되어 버린) 아스퍼거님의 발견과 카너의 발견이 각각 어떻게 이루어졌고, 아스퍼거의 발견이 어떻게 카너에 의해 사장 및 은폐되었는지를 설명하면서도, 카너의 개인사를 설명하며 이러한 결정을 카너가 내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한다. ABA에 대해서도 '유일하게 자폐를 개선할 수 있는 과학적인 방법'이라는 미국 연방 차원의 설명 대신, 개발자 로바스씨가 심리학 실험이라는 명목 아래 자폐 당사자들과 일반인들에게 진행했던 고문 수준의 실험 과정을 설명하며 상황 자체를 객관화한다. 그리고 자폐-백신논란이 왜 갑자기 떠올랐는지에 대해서부터 ( 나도 책을 읽고 나서야 알았다! )  최근의 [ 자폐인권운동 ]까지, 자폐성 장애와 관련된 전반적인 이슈를 설명하고 있으니 일종의 자폐연구 개론서로도 손색이 없다 ( 아마 이 책을 교과서 어투로 개조하고 몇가지 사진을 붙이고 제목을 바꾸면, 대학교 강의 교재로도 적절할 것이다 ) . 이 책에 있는 팩트들을 리프위키와 위키백과에 적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뛰어난 책이었다. 

   재미있는 점은 이 책을 통해 자폐와 웹컬처의 연결고리가 분명하게 드러났다는 점이다. 책의 중앙에 위치한 6장 〈무선통신의 왕자〉는 과학소설SF: Science Fiction 과 무선통신HAM 문화, 그리고 프로그래머 문화의 발전에 자폐성 장애 당사자들이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를 잘 드러내주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변천은 멀리 떨어진 만화-애니계에서도 큰 차이로 느껴지지 않아서, 소위 '오타쿠'로 대변되는 만화-애니 동호인의 상당수가 자폐성 장애와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중요한 지적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어쨌던 간에 그 연결고리가 될, 일본 SF계의 당사자 중 자폐성 장애 당사자가 얼마나 있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일본-만화 애니계의 부스트에 큰 도움이 된, 점점 이 땅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일본 SF운동의 초기 참여자들에 대해 자세하게 연구할 연구자가 일본에서는 아직 없다는 점이 아쉽다 ( 참고로 내가 손대기에는 매우 어려운 지점이다 ).  어쨌던 이 책을 통해 앞으로 자폐성 장애와 만화-애니계문화 사이의 관계 또한 밝혀졌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 ( 물론 구미권에서도 연구가 별도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

   한국사회에서 이 책을 보면서 뜨금하거나 마음이 어려울 부분도 있다. 자폐성 장애와 성소수자의 연관성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야 지금은 성소수자 문제가 개신교에 의해 한국 사회의 핫한 이슈가 되었고, 장애와 성소수자 문제가 전혀 다른 문제처럼 취급되고 있지만, 7장에 긴 분량을 들여 소개되고 있는 부분은 자폐성 장애를 '교정'하고자 하는 손길과 성소수자를 '교정'하고자 하는 손길(:413-417)이 사실은 동일한 의도와 효과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을 열어준다. 즉 한 사람도 측은하게 여기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한국 교회를 포함한 소위 복음주의 교회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실제로 자폐성 장애인의 한국교회에서의 위치는 '존재하기를 원하지 않는, 혹은 외곽에 있는' 대상일 뿐이다) . 또한 자폐사에 이름을 남긴 자폐성 당사자 중 상당수가 유대인 배경을 가지고 있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한편 아쉬운 점도 있다. 이 책의 원작은 2015년 아스퍼거 증후군 삭제로 가장 큰 논란이 된 규정인 DSM-5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파동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오히려 DSM-5의 초안에 ASAN 당사자들을 통해 자폐 당사자들의 참여가 보장되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597). DSM-5의 변화는 ICD-11 개정에도 그대로 적용돼 ICD에도 아스퍼거 증후군의 삭제를 가져왔고, 2022년부터는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DSM-5의 변화에 대한 설명 부재는 곧바로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진다. 이 책에는 경계선 장애 및 장애 진단에서 제외된 자폐 당사자들을 어떻게 여길 것인지에 대한 언급이 나오지 않고있다. 경계선 당사자들의 수가 적은 것도 아닌데, 셀프진단이나 진단포기를 해야 하는 당사자들이 왜 논의에서 제외되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등록장애인 또한 마음이론과 체계화 이론을 창안해 자폐 이해에 큰 도움을 준 배론코언Simon Baron-cohen이 이 책에 한 글자도 나오지 않는다. 매우 이상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폐성 장애인에 대한 팩트를 분명하게 제시한 이 책의 공로는 칭찬받아야 마땅하며, 이 책이 자폐 장애계와 함께 소위 '서브컬처' 계에도 꽤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뛰어난 미시사 연구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신경다양성의 시대에 아직까지 '자폐증'이라니 
  그런데 이 책의 번역은 필자에게 씁쓸함을 남긴다. 이 책을 보는데 있어서 내가 느낀 가장 큰 어려움은 620p에 달하는 본문이 아니라, 중간에 나오는 내가 알고 있는 개념과 다른 번역들이었다. 물론 과학소설을 탐독했을 분이라면 다들 알고 있을 '랄프'라는 공식 번역 ( 원제:〈랄프 124C41+〉, 한국어본은 '27세기의 발명왕'으로 검색하면 나온다 ) 을 '랠프'로 오기했다던가 하는 덕후스러운 지적은 내려놓자 ( 오타도 몇 곳 있었는데, 방대한 분량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출판계 언저리에 있는 입장에서 이해한다 ). 그러나 이 책을 통틀어 가장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자폐에 대한 최신 언어적 이해와 다르게 '자폐증'이라는 단어를 남발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번역이 이뤄질 수 밖에 없는 배경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역자 선생님은 의사 면허를 가지고 계시고, 의학계에서 아직까지 자폐증이라는 단어가 쓰이고 있는 점을 무시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행정부나 자폐학계, 장애계 모두가 이 단어를 '자폐성 장애'나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으로 사용하고 있는 점을 감안했을 때, 그리고 자폐가 치료될 수 있는 병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런 표현은 자폐다양성이나 자폐 장애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추구하는 이 책의 취지와 맞지 않다. 다음 판에서는 '자폐 장애' 등으로 수정되기를 바란다. 자조Self-advocacy도 장애계나 우리 쪽에서는 이미 정착된 단어이지만, '자기 권리옹호'로 오역되었다 ( 아, 맞아. 사랑협회가 그렇게 썼지 ). 그나마 NeuroTypical을 '신경전형적'이라고 하지 않고 '신경정상적'으로 번역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 :567. 참고로 저 번역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 

   뉴로트라이브에 대한 표지의 텍스트 처리도 아쉬운 점이다. 특히 책등 부분의 제목 띄어쓰기는 '뉴로/트라이브'가 아니라 '뉴로트/라이브'라고 되어 있다. 잘못 읽었다가는 뉴○○이○로 오해하기 딱 좋다. 책등 부분만이라도 제대로 처리했다면 오해의 소지가 적지 않았을까 싶다. 

'슬픈 대한' : 한국은 아직 멀었다
  돌아가서, 이 책이 11장부터 담아내고 있는 자폐에 대한 세계적인 추세에 한국은 얼마나 따라오고 있는가? 놀랍게도 한국은 선진국을 내다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러한 추세와 무관한 삶을 살아오고 있다. 9월 12일 발표된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은 자폐성 장애에 대한 정부의 무지 정도가 심하다는 것을 전세계에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고기능성 자폐와 미등록 자폐 당사자에 대한 정책은 눈씻고 찾아볼 수 없다. 실제로 해외 자폐 당사자들에게 해당 대책을 보여줬더니, 매우 문제가 많다very problematic는 반응이 돌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발달장애인 포용정책을 표방하겠다며 16일 프랑스 국빈 순방일정에 자폐 감수성이 매우 떨어지는 프랑스의 자폐 당사자 대상 특수학교를 굳이 다녀왔다니 여러 의미에서 기가 막힐 지경이다.

   생각해보니 국내에서 자폐성 장애 당사자들에 의한 자조운동이 생기는데도 5년이 걸렸고, 미등록 자페성 당사자들도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게 얼마 되지 않는다. 해외와 달리 자폐성 장애 자조운동이라는 개념 자체가 발달장애인법 제정과 함께 지적장애인들에 의해 수입되는 방식으로 들어왔고, 자폐성 장애 운동이 이와 별개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지도 얼마 지나지 않았다. 해외에서는 자폐성 장애인을 위한 법률이 있고 지자체에서도 관련 정책을 입안하며, 자폐 당사자들을 위한 지원을 팍팍 해주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모습을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아니 그러한 추세를 따라가겠다는 의지 자체가 없다.

   8월 21일, 미국에서 '스펙트럼 여성'이라는 책이 출간됐다. 여성 전문가를 포함해 자폐성 장애를 가진 여성 작가들이 직접 쓴 글들에는 자폐를 가진 여성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자신이 느낀 내용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이 국내에 수입되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국내 자폐 여성 당사자도 존재하지만 그들의 존재를 찾아보기가 힘든 상황에서,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시점에 이 책이 나왔다는 것을 감지덕지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상황을 보니 한국은 아직 멀었다. 자폐성 장애인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한국 사회는 아직 신기루 속에 있다. (181017)

뉴로트라이브 - 10점
스티브 실버만 지음, 강병철 옮김/알마







Spectrum Women: Walking to the Beat of Autism (Paperback) - 10점
COOK BARB/Jessica Kings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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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1 23:51

관서지방 여행을 위한 충실한 읽을거리, <리얼 오사카 교토 ( 쿄토 )>



1. 여행 안내서 시장은 포화상태다. 이미 엔조이나 Just Go, 심지어 같은 다양한 안내서들이 시장에 깔려 있다. 더군다나 여행 정보를 여행 안내서보다는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보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특히 일본 여행안내서는 나와 같은 중급 이상, 목적지향적 일본 여행자들은 어느 정도 일본어를 알고 있으니,  차라리 인터넷 자료를 찾는게 나을 지경이다.


2. 그런데 기대를 깨고 오랜만에 일본 여행을 제대로 다룬 여행서가 등장했다. 바로 <리얼 오사카 교토>다. 한빛출판네트워크가 고민 끝에 내놓은 이 책, 의외로 볼만하다.


  우선 페이지 수가 732페이지에 달한다. 책이 너무 두꺼워서 2쇄부터는 분책을 했을 정도로 많은 정보다. 그런데 18,000원밖에 안 한다! 가성비가 최고인 것은 두말할 것도 없거니와, 이 정도면 국내에서 지금까지 나온 여행서 중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담고 있다. 보통 국내 여행 안내서는 300~400페이지, 많더라도 500페이지를 넘지 않고 있다. 짧은 페이지 안에서 일본 출국부터 입국까지를 다뤄야 하니 일반인들이 다니기에 중요한 내용만 담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리얼 오사카 쿄토>는 다르다. 키노사키 온천이나 아마노하시다테, 심지어 번외편으로 와카야마까지 내용을 다 담아낼수 있을 정도다.

   내용 또한 일본 여행경험이 다수 있는 본인으로서도 내용이 잘 만들어졌다고 보일 정도로 검수가 잘 되어 있고, 중요 내용만을 보고 싶은 사람부터 시작해서 자세한 정보를 찾고 싶은 사람들까지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는 내용이다. 물론 좀 세부로 들어가면 더 제대로 다루어졌으면 하는 부분도 보이기도 한다(토롯코 사가역이 없다던가 쿄토철도박물관이 없다던가 애니메이트/멜론북스/나침반이 같이 들어가 있는 건물을 애니메이트만 적어뒀다던가, 라운드원이 없다던가 등등). 하지만 여행서적을 만들어 본 적이 없는 곳에서, 굳이 경쟁 서적이 가장 많은 관서지방을 이렇게까지 다룰 정도로 자세하게 초중급 여행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모두 적어두었다는 점은 칭찬할 만하다.

보통의 여행서보다도 두 배 두꺼운 내용을 가지고 있다. 


   다음으로 좋은 평가를 내리고 싶은 것이 한국 출판계의 재앙인 표준표기를 일부나마 벗어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국가에서 정한 외래어표기법은 특히 일본어 표기에 있어서 최악인데, 칸사이(관서)가 간사이로 표기되고, 큐-슈-가 규슈로 잘못 표기된 것을 보고 있자면 (생각해보니 외래어 표기법을 제대로 따르자면 구수가 정확하지 않나?) 정말 마음이 답답할 지경이다. 그런데 이번에 <리얼 오사카 쿄토>는 텐노지나 카츠동, 심지어 항상 논란이 되는 금각사(킨가쿠지)나 은각사(긴가쿠지) 등의 표기까지 표준어 표기가 아닌 통용표기를 채택했다. 물론 간사이, 교토, 고베(모두 어두가 ㅋ인 것이 옳다)같이 줄곧 사용되던 표기까지 바꾸지 못한 점은 아쉽기는 하지만, 이들 표기는 현재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고 사용하고 있는 내용이니 만큼, 제대로 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3-4일 정도 단기 일정을 다녀오는 관광객들을 위해 to-do list와 일정표를 여행서 표지에 올려 놨다. 이 또한 다른 여행사에서 다루지 않고 있는 좋은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여행책의 내용은 의외로 3단계로 나뉘는 만큼, 책을 두 권이 아니라 세 권으로 분권하거나, 1부와 3부를 1권, 나머지 세부 내용을 2권으로 나눠 분권하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리얼 오사카 토쿄>는 사실 한빛라이프가 새롭게 보여줄 시도의 1탄에 지나지 않는다. 앞으로도 <리얼 상하이> 등의 후속작들이 차례차례 준비되고 있다. 일반적인 오사카 관광을 주로 다루고 있는 있는 책이라는 점이 약간 아쉽기는 하지만, 가성비 최고, 그리고 깊게 살펴보기 위한 책이라는 점에는 손색이 없다. 현재 후속작들은 일본 이외의 지역들을 주로 다루고 있는데, <리얼 토쿄> <리얼 홋카이도> <리얼 큐슈>등의 후속작등도 나와서 일본 여행 전체를 개괄할 수 있는 여행서 시리즈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리얼 오사카 교토 PLUS 고베 나라 (분리형 가이드북) - 10점
황성민.정현미 지음/한빛라이프

(이 글은 한빛출판네트워크 한빛리더스…가 아닌 한빛라이프 '나는 리뷰어다!' 2017년 3-4월 이벤트의 협력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리뷰 작성과 이해에 도움이 되도록 한빛리더스 오프모임을 열어주신 한빛미디어 송관 차장님 이하 한빛라이프의 직원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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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5 17:33

'팬덤문화'


홍종윤(2014), 팬덤문화, 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 커뮤니케이션북스.


1.  간단한 책일줄로 생각했다가 깊이가 느껴져서 놀랐다. 

2.  한국식 팬덤 연구는 생각해 보면 서구쪽에서의 이론화와 일본쪽에서의 이론화가 섞여 있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봤을때는 대중문화쪽 팬덤 연구가 대세고, 따라서 서구 이론화 쪽의 이론이 보다 더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책에서도 서구쪽 이론이나 대중문화 팬덤이라는 현실이 채택되어서 우리쪽에 더 어울리는 '야오이'나 수공, 동인지 대신 '슬래시 픽션'(:14)이라는 애매한 이름이 쓰이고 있고, 코스프레도 팬덤에 전적으로 기반한 문화라고 절하되어 평가되고 있다(:32). UCC나 2차창작도 애매한 명칭인 '밈 비디오'로 불리고 있고. 그런 면에서 이 책의 한계는 분명하다. 팬덤의 집단지성 항목 개념도 일본문화 팬덤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이야기뿐이고 말이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지나갈 수 없었던 이유는 문화연구이론에서 가끔씩 이름만 듣던 피스크가 의외로 중요한 이론가였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 소개된 피스크에 따르면 팬 문화가 지닌 생산성은 기호[학]적 생산성(Semiotic productivity), 언술적 생산성(enunciative  productivity), 텍스쳐적 생산성(textual productivity)로 대표되는데(:2-3), 첫번째 지적은 그동안 기호학적 차원에서 ***과 기호작용을 강조했던 내 개념과 흡사하다. 그런 의미에서 피스크(1996), 팬덤의 문화경제학, 한나래 그런 의미에서 원전이던 텍스트던 읽어보기로 했다. 아울러 검색하다 나온 제레미 홀든(2013), 팬덤의 경제학(Second that emotion), 책읽는수요일 도 나중에 찾아보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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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09 23:28

이 정도로 자세히 쓰셔도 돼요? <소이캔들 만들기>(한빛)에 놀란 이유


DSC-RX100 | 1/30sec | F/1.8 | 0.00 EV | 10.4mm | ISO-200 | 2014:01:09 19:44:08

   현대 사회의 비환경친화적인 도시 문화와 주거 환경 발달로 … 등의 상투적이 되어버린 추상적 말들을 굳이 내뱉지 않더라도, 아날로그 감성의 중요함을 굳이 들먹거리지 않더라도, 초라는 존재는 이제 전기라는 이기가 없었던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주요 도구가 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초도 산업화 시대의 영향으로 공장생산시대가 되어, 간편하게 초를 구매해서 사용하거나 놓아두기 십상이다. 하지만 전기도 없는 자급자족적 생활에 직면하게 될 때, 초를 혼자서 만들 수 있다면 그러한 어려움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아니 당장 전기도 없는 해외 오지에 간다면 초가 필요할 꺼고, 그렇게 된다면 초를 사는 것보다는 만들어 두는 것이 더 좋다. 또한 일상을 살아가면서 초의 필요가 사라진다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초를 만들어야 한다. 결국 그러한 필요가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음을 잊고 있을 뿐이다(물론 여기서 얼마든지 위기 대비 이론을 말할 수 있겠으나 관련이 없으니 넘어가도록 하자).

   하지만 왠지 초를 만드는 일이 어려운 일일 것만 같다면 잠깐 멈춰서서 <소이 캔들 만들기>(한빛라이프)를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나 같은 경우에도 저런 책이 있다는 사실만 듣고 그냥 가볍게 읽어볼만한 책일 것 같아서 읽어보았을 뿐인데, 책의 앞부분부터 읽어나가면서 점점 더 책에 집중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DSC-RX100 | 1/40sec | F/1.8 | 0.00 EV | 10.4mm | ISO-125 | 2014:01:08 18:57:45

   이 책의 제목인 소이 캔들Soy candle이라는 말만 보다보면 '간장으로 만드는 초인가?'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Soy라는 말의 의미에는 콩도 들어가 있다(즉 콩초라고 번역하면 더 적절할 것 같다). 즉 현재 초를 만들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석유에서 나온 파라핀 양초와는 달리, 콩기름으로 초의 재료가 되는 왁스를 만들어서 여기에 향과 색을 첨가해서 초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소이캔들의 경우 일반적 장소에서 쉽게 사거나 구매하는 초보다 친환경적이기도 하고, 보다 더 좋은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초의 심지를 나무로도 해서 사용할 수도 있어 일반 초에서는 볼 수 없는 향취 또한 느낄 수 있다.

    이런 '소이 캔들을 만든다고? 어렵지 않을까?'라고 쉽게 생각해 버리기 쉬운 우리들에게 이 책은 소이캔들을 만드는 방법이 어렵지 않음을 알려준다. 이렇게 하면 만들 수 있다고 자세하게 만드는 방법의 노하우, 게다가 만든 소이 캔들을 전달하는 방법까지 매우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내용을 잘 보고 있자면 남성답지 않게 '우아! 꼭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특히 만들기 쉬운 컨테이너 캔들(담긴초)보다 더 많은 기술이 필요한 기둥초(필러 캔들)을 제작하기 위한 실리콘 제작 방법까지 상세히 알려주고 있어서 책을 읽으면서 높은 관심이 끌리는듯한 느낌이었다. 

   더 놀랐던 점은 소이캔들을 많은 정보를 쉽게, 그리고 자세하게 전해주고 있었다는 점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보통 책으로 전달되는 지식이 쉽게 머리에 들어오는 경우와, 그렇지 않는 경우가 확실히 나뉘는데, 이 책은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가 쉽게 머리에 들어오는 편이었다. 더군다나 놀랐던 것은,어느 정도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던가, 자신이 시도했던 경험, 실수했던 경험까지 전부 솔직하게 나누어 주고 있다. 또한 이러한 실용서라면 초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그칠 터인데, 초가 잘못 나왔을 때에는 어떻게 고칠 수 있는지, 또한 어떻게 유지보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자세한 팁을 주어 좋은 듯싶었다.

DSC-RX100 | 1/30sec | F/1.8 | 0.00 EV | 10.4mm | ISO-250 | 2014:01:08 18:56:59

   이러한 삶에서 나오는 경험을 자세히 나누어줄 수 있는 좋은 책이 나올 수 있었던 데에는 작가의 오랜 경험이 한 몫한 것 같다. [ 작가의 블로그 ] 를 방문해보니 꽤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콩초를 만들어서 제작해 왔고, 뛰어난 창의력을 가지고 다양한 콩초를 만들어 오신 것 같다. 또한 책을 위해서 일반 초 제작과 판매를 모두 제껴두시고 상당 기간을 책을 쓰는 데에 전념하셨다고 하니, 콩초를 소개하시기 위해 준비하신 노력이 얼마나 되는지 실감이 된다.

   다만 책의 내용을 보고 있자니 아쉬운 점이 있다. 맨 앞에 준비물들을 소개하는 장에 기둥초를 만들기 위한 재료를 소개해 주셨는데, 이 부분만은 뒤로 넘겨서 기둥초 파트에서 서술하는 것이 책의 흐름을 위해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책의 장절 구성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데, 이 부분이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아 안타까움이 있었다. 또한 고유 한국어 단어들을 쓸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술이나 DIY 문화의 특성상 영어 단어를 선호하는 탓에 외래어가 남발되는 부분이 (드로잉이라던가 필라캔들, 컨테이너 캔들이라던가) 있어서 약간 안타까움이 있었다.

   어쩄든, 이 책은 소이왁스라는 것에 대해서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쉽지만 깊은 책이다.

| 이 리뷰는 한빛리더스 7기 활동의 일부로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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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01 21:37

무엇인가 새롭게 만들고 싶다면, <움직이는 사물의 비밀>(한빛미디어)



   강대국 미국을 발전시키고 지금도 이끌어나가고 있는 것이 개척자 정신이다.

   개척자 정신은 혼자서 아직 발견되지 않거나 어떠한 위험이 있을지도 모르는 장소로 뛰쳐나가는 정신이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이 필요한 모든 것을 만들어나가는 정신이기도 하다. 나는 이 정신의 정점에 있는 것이 DIY(Do it Yourself)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국에서 DIY가 가능한 이유는 도전해서 실패해도 누구도 실패한 사람을 탓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부여할 줄 아는 열린 사고와 생각, 그리고 누구든지 새로운 것을 만들기를 시도해 볼 수 있는 자유로운 자세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DIY 문화가 좀더 확장될 필요가 있는 지금, 한빛미디어 Make Korea 잡지 발간과 Make Korea fair를 통해서 이 새로운 정신이 대한민국에도 젖어들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사업은 선진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DIY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그냥 만들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시간을 들일 때보다 보다 더 자세한 지식이나 노하우를 받아서 일하는 편이 확실히 능률이나 지식의 능력이 높아진다. 이를 위해 한빛미디어 Make가 당당히 번역해 출간한 책이 본 책 <움직이는 사물의 비밀>이다.


   물론 나 같이 수학과 과학과 거리가 먼 문과 사람들에게 이 책이 상당히 어려운 책이라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책의 첫머리에는 공학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책을 썼다는 말에 힘을 내 읽어보려고 좀 더 책장을 넘기다보면, 고등학교 물리 때 전혀 이해가 안가던 지레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기어의 종류가 어쩌니, 토크가 어쩌니 저쩌니 이야기가 나오다가 나중에는 아두이노 프로그램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정신이 아득해져 어디 안드로이드에 날라갈 것만 같은 서술이 이어진다. 게다가 책의 내용이 꽤 많다 보니 그대로 번역할 수 밖에 없어, 국내에서 이 책의 프로젝트를 수행해보기 위해 필요한 재료를 이 책의 지시대로 구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초보자를 위해서 썼다는 말은 사실이고, 일상에서 전기나 물리를 이용한 제작 프로젝트에 필요한 모든 것은 이 책이 모두 소개해 주고 있다. 실제로 인간의 체중을 버틸 수 있는 어떤 물체를 만들기 위해서 무작정 만들어보면서 지식적인 한계에 부닥치거나, 사람의 힘에 버티지 못하고 물체가 부서지는 바람에 다칠 위험을 무릅쓸 필요 없이, 물리 공식이나 원칙을 이해한다면 어느 정도의 모터나 부속품을 사야 어느 정도의 힘을 낼 수 있는 기계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노하우를 이 책이 전해주고 있는 셈이다. 참고로 이 책에는 오타 찾아보기가 극도로 힘드니, 정확성 또한 신뢰할 수 있다.


(사진 : 테츠야 + 아오미네 in 쿠로코의 농구 by 토모코 + Kiss)

   읽어보면서 전혀 물리를 모르는 사람도 자신이 원하는 뭔가를 만들어 보기 위해서 이 책을 세 번 정도 읽어보면 이해하고 새로운 제작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책을 읽어나가면서 멘붕을 거듭해나가던 나도 왜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서 왜 저런 물리 공식이 필요한지, 모터의 종류가 어떤지 기어가 어떤지 왜 AC와 DC 개념 이해가 필요한 건지 등에 대해서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책을 더 읽어나갔을 때에는 책을 통해 보다 더 성장한 나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물론 책을 공부하기 시작한 즉시 새로운 프로젝트를 곧바로 생각해 내서 매년 메이크 코리아 페어에 나갈 수 있는 뭔가를 곧바로 얻는(...) 그런 기적은 없겠지만, 뭔가 실제적으로 뭔가를 창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이 책을 반드시 볼 것을 추천해 본다.


> 이 책을 꼭 봐야 할 사람들
- 이 시대의 르네상스인들
- 지적 창작만 해보고 살다가 실제적인 창작도 해 보고 싶은 사람들
- 창조경제시대 융합적 · 창의적 능력을 함양하고 싶은 정부 고위직 관리 · 공무원
- 뭔가 만들고 싶은데 전혀 뭐가 뭔지 모르겠는 사람들


< 이 리뷰는 한빛미디어 한빛리더스 7기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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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28 00:52

<ZAKO의 77가지 사진 잘 찍는 법>, 뭔가 좋긴 한데 뭔가 부족한


DSC-RX100 | 1/30sec | F/1.8 | 0.00 EV | 10.4mm | ISO-250 | 2013:10:27 16:07:49


  사진기를 잡은지 벌써 14년째가 되었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과 풍경들을 재미로, 또는 취미로 찍어 왔지만 많은 사람들을 찍으면서 느낀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어떻게 잘 찍는 지를 이야기하고 평가하기 이전에, 많이 찍어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각각의 사진은 그 시점(momentum et punctum)에서만 포착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찍고 싶었던 이미지를 찍지 못한다면 당연히 기분이 나빠질 수밖에 없고, 따라서 순간의 사진을 더 잘 찍을 수 있는 직감과 실력도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 직감과 실력은 배움과 실전을 통해서만 강해질 수 밖에 없다.

   필자는 그런 의미에서 <ZAKO의 77가지 사진 잘 찍는 법>의 출시를 기대했었다.

Canon EOS 450D | 1/40sec | F/5.6 | 0.00 EV | 18.0mm | ISO-400 | 2013:10:14 18:09:47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뭔가 부족함을 지속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물론 머리말에서 저자들은 "이 책이 여러분만의 사진세계에 도달하는 작은 배가 되어" 쉽게 사진을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은 생각에서 책을 썼다고 강조하고 있다(p. 5.). 하지만 책을 읽고 있다 보니 작가가 기대했던 그러한 학습 효과를 이 책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페이지 처음부터 뭔가 모르는 단어가 튀어나온다. 물론 AF(자동 모드)-MF(수동 모드) 같은 단어에는 익숙하지만, 1번 코너와 2번 코너를 보고 있자 하니 스팟 AF(AF-C)라는 말과 동체추적 AF(AF-S)라는 말이 나오고 많은 움직임이 있는 사진에 대해서는 AF-S가 좋다느니 AF-C가 좋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완전히 충돌하며 독자의 머리를 어지럽게 한다. 순간 모순 이야기를 현실 속에서 보는 기분이다.

   또 내용을 읽어가면서 보면 다분히 DSLR만에서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최근에 싸면서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소니 DSC-RX100으로 카메라를 전환했는데 이 녀석은 렌즈가 내장되어 있는 디지털 카메라어서 렌즈 교환이 안 되다 보니 내용중에 나오는 편광필터라던가 어안렌즈, 마크로렌즈, PC렌즈 라던가 등의 이야기에는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 또한 중간에 프로그램들을 깔아서 이것 저것을 하면 좋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나도 저런 걸 깔아서 프로그램을 완성해야 하는 생각까지 드는 판에완전 초짜가 이 책을 사들어서 쉽게 내용을 이해하기는 어려운 셈이다.

   또한 사진 팁의 대부분이 인물 사진보다는 풍경사진이나 기록 사진 쪽에 방점이 찍혀 있다. 특히 나는 다른 사진들보다는 인물사진을 많이 찍는 편이다보니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부분이 적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 내가 이 책을 보면서 어색함을 느낀 가장 큰 이유가 되었다.

Canon EOS 450D | 1/30sec | F/5.6 | 0.00 EV | 33.0mm | ISO-500 | 2013:10:14 18:10:17

   그래도 내용이 중급 이상의 사진사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점들이 풍부하게 있다는 점에는 동감한다. 야간 도심 촬영이라던가 별 촬영이라던가 평상시에는 해 보기 어려운 내용, 또는 찍어보고 싶었는데 엄두가 안 나는 부분까지 세밀하게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는 건 일반 사진 책에서는 볼 수 없는 높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또한 삼각대와 자동 무선 릴리즈의 중요성(?) 이라던가 각 그림의 구도에 대한 자세한 정보(삼각형, 마름모 등의 구도를 작은 사진으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등도 담고 있어서 사진 공부를 제대로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또한 간단하지만 효율적인 일러스트는 이 책의 백미로 작용하고 있다.

   어쨌든 <ZAKO의 77가지 사진 잘 찍는 법>은 내게 있어서는 뭔가 좋긴 한데 뭔가 부족한 책으로 남게 되었다.


> 이 책을 추천하는 사람들
   - 사진 전문가
   - 1년 이상 사진 찍기 활동을 했던 사람
   - 주변에 이 책을 읽고 조언을 해 줄 사진사가 있는 사람

> 이 책을 추천하지 않는 사람들
   - 왕초짜 사진사


"이 리뷰는 한빛리더스 제 7기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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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19 02:02

숨겨왔던 파워포인트의 진면목,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회사통 파워포인트 2013>


Canon EOS 450D | 1/15sec | F/5.0 | 0.00 EV | 18.0mm | ISO-400 | 2013:09:19 21:57:53


   "숨겨왔던 나의 수줍은 마음 모두 내게 줄 게…"로 시작되는 Am, 4/4의 곡, 미디어와 무관한 삶을 살아오지 않은 30대 이하라면 다 들어보셨으리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클래지콰이의 <She is>라는 이 '유명한' 곡을 떠올리게 되었다.

   처음에는 나도 이 책이 그저 다른 파워포인트 책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파워포인트에 대해서는 솔직히 그냥 쓰는 대로 쓰면서 내가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들을 파워포인트를 통해서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상태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이 책에 대해서 생각하거나 봐야 할 부분도 그닥 없다고 생각도 했었다. 그래서 책을 처음 읽을 때만 해도 '왜 앞에 누구라도 알기 쉬운 내용이 나오는 거지? 저런건 대충 파워포인트를 만져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할 수 있겠는데' 라면서 책을 빨리 넘기려는 생각 뿐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 나가면서 책에 대해서 가지고 있었던 선입견에 대해 후회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도형을 3D화 하는 방법론을 접하게 되면서부터였다. 마치 책을 읽다가 이 책만이 줄 수 있는 진면목을 발견한 기분이야 말로 대단했다.

Canon EOS 450D | 1/60sec | F/5.0 | 0.00 EV | 18.0mm | ISO-400 | 2013:09:19 21:58:31
이런거 말이여...() 참고로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파워포인트에서 기본 도형틀만을 사용해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페이지를 꾸미는 것은 의외로 어려운 일이다. 기본적인 툴만을 사용해서 뭔가 대충 만들려다가 주변에서 접하는 더 좋은 결과물을 보다 보면 이것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를 감탄만 하고 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러한 부분을 모두 가르쳐주니, 다른 사람들이 하는데 내가 파워포인트를 통해서 할 수 없었던 부분들을 가능하게 해 줄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올랐다. 즉 파워포인트를 쓰면서 내가 생각하기는 했지만 구현이 힘들 거라고 생각만 했던 부분이 전부 재구현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책의 맨 앞쪽에 있던 파워포인트의 기본부터 보면서 이 책에서 그렇게 얻을 수 있는게 없겠다 생각했던 나를 부끄럽게 해 주었다.

   또한 이 책을 가진 사람들이 얻을 수 있는 더 좋은 점 하나는 (모든 전문서들이 그렇지만) 책을 구매한 모든 사람들에게 기본적으로 파워포인트 테마가 추가적으로 제공된다는 점이다. 물론 일반적으로 파워포인트 테마를 사기 위해서 책을 사 보지는 않지만, 동시에 파워포인트 테마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가 개인의 파워포인트 표현력과 직결되는 만큼, 책을 통해서 파워포인트에 대한 중요한 팁과 함께 자주 사용할 수 있는 테마들도 얻을 수 있다.

Canon EOS 450D | 1/30sec | F/5.0 | 0.00 EV | 27.0mm | ISO-400 | 2013:09:19 22:50:18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책이 회사에 처음 들어오는 신입사원이나 회사 직원을 대상으로 쓰여진 만큼, 한국의 회사 생활이라는 작은 틀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유용한 툴이라고 하더라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까지 전부 유용한 툴일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는 점이다. 특히 학술발표를 많이 하는 나 같은 사람들이 저 프레젠테이션 형태를 그대로 따라갔다면 아마 회사가 참가하는 이과쪽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됐을지는 모르겠으나, 문과쪽에서는 오히려 호응을 얻기 어렵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이 책을 보고 난 한 형은 "그냥 키노트 쓰지?"라면서 나를 윽박지르기도 하였다.) 또한 책에서는 HY견고딕을 자주 사용하도록 권하나, '회사 영역' 바깥에서는 택도 먹히지 않는 소리임을 기억해 두도록 하자.

   그래서 이 글을 통해서 내가 이 책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냐고? 가지고 있는 파워포인트의 버전과 관계없이, 파워포인트의 숨겨왔던 진면목을 보여주는 책. 그러나 이 또한 어디까지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황과 환경에 따라 다시 잘 해석하고 소화해야 하는 책. 이 것이 이 책을 두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이 책을 봐야만 하는 분들
   - 새로 직장에 들어온 신입사원이나 파워포인트 만드는 방법을 모르는 중견임원 분들
   - 파워포인트를 사용하기는 하나 기본적인 활용 방법, 또는 중급 정도 밖에 사용 못하는 분들
   - 윈도우 기반 컴퓨터만 사용하시는 분들

> 이 책을 보지 않아도 되는 분들
   - 맥북과 키노트를 사용하시는 분들
   - 그리고 파워포인트 고수 분들!


파워포인트 2013

저자
전상오 지음
출판사
한빛미디어 | 2013-08-30 출간
카테고리
컴퓨터/IT
책소개
. 책 소개 ⓞ 100만 직장인이 믿고 선택한 회사통! 당장 실...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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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8 23:56

<포토샵 디자인 스타일북>으로 한 발자욱씩 걸어가라!


Canon EOS 450D | 1/60sec | F/4.5 | 0.00 EV | 34.0mm | ISO-400 | 2013:07:02 05:09:57


   포토샵은 그것을 쓸 줄 아는 능력에 따라 만들어 낼 수 있는 결과물의 차이가 큰 프로그램이다. 실제로 나 같이 사진을 펜 툴 써서 보정하는 정도에서만 그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사람들이 포토샵 기술을 조금만 익히면 금새 일러스트나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그 차이를 만들어 내는 차이는? 의외로 생각하기보다 작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포토샵을 어려워 한 채로 물러선다. 그리고 포토샵을 잘 써서 그림을 잘 그리시는 분들은 이 정도 하시니까 나는 이 정도겠지? 하고 물러서는 경우도 매우 많다. 그 이유는 그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서 <포토샵 디자인 스타일북> 은 그 답을 제시해 주겠다고 나선다. 물론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책을 넘겨보고 있으면 도대체 무슨 소리일지 모를 듯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저걸 하면 가능할까 싶은 내용들도 들어가 있다. 하지만 내용은 나름 자세하게 되어 있어서 내용을 보다 보면 '정말 저런 게 가능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특히 책 안에서 그림 이미지의 저작권 확보 부분이나, 실제 포토샵 사용 방법까지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책을 보다가 저게 뭔 소리일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동영상 강좌까지 볼 수 있도록 링크까지 걸어준다. 와우!

Canon EOS 450D | 1/60sec | F/4.0 | 0.00 EV | 27.0mm | ISO-400 | 2013:07:02 05:04:16

   책에서 제외한 부분도 상당히 깊이가 곁들여져 있는 부분들이 있다. 예를 들어서 앞에 있는 짧은 디자인, 색상에 대한 강좌나 뒤의 포토샵 단축키 같은 세세한 부분은 생각보다 중요한 요점들을 잘 정리해 두고 있다. 혹시 맨 앞에 해 주겠다는 스타일 이야기는 없이 디자인 배치 구성이 어쩌니 저쩌니 하는 분은 그 앞 부분을 세세히 쳐다보시고 지나가시길 바란다.

   다만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아쉬움 - 이건 한빛미디어의 전체 포토샵 책이 그렇지만 - 은 포토샵 메뉴의 모든 기준이 영어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최근 Adobe 소프트웨어가 온라인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면서, 앞으로 한국어 기준 포토샵을 사용할 사용자들이 더욱 더 늘어날 터인데, 단지 영어 사용자가 더 많다는 이유로 영어 프로그램만을 기반으로 책을 진행하는 것에는 조만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기초적인 영어 해석이 되는 분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책은 아니므로, 일단은 책을 구매하셨다면 책을 썩혀두지 마시고 작업을 시도해 보시는 게 답이 아닐까? 책이 대상으로 하는 수준도 뭔가 새로 생기고 사라지는 CS6이나 CC 기준이 아니라 CS4~5 기준으로 서술되어 있으니 말이다.



포토샵 디자인 스타일북

저자
김혜경 지음
출판사
한빛미디어 | 2013-05-30 출간
카테고리
컴퓨터/IT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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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이 책은 한빛리더스 6기 활동의 산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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