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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료된 것/사진숙제 P1

사진숙제 #21(α) - 기다리는 사람들




그것은 2008년 12월 31일, 종각에서의 일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청계천에서, 새해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종각 앞에서 화장실을 사용하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고 있었고.






어떤 사람들은 제일은행에서 주는 귀여븐 소 모자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반디앤 루니스 앞에 삼삼오오 앉아 풍선을 들며 기다리고 있었고,





어떤 이들은, 보신각 앞에 2중으로 쳐진 전경들의 앞에서
길을 열어달라고 외치며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으며,





어떤 이들은, 촛불을 들고 시위하기 위해 보신각 앞에 모여있었으며,




어떤 이들은 방송용 카메라를 들고 그 상황을 중계하고 있었습니다.
(사진은 컬러TV + 진중권 교수님)




이윽고, 12시가 되었고, 그때 집에 거의 다 도착했으나, 도착하지 않은 저는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혹시 종각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지 않았느냐고.
하지만 부모님은 그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종 소리만 들린다고.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이상한 소리 들리지 않느냐고.
전혀 아니라고 하더군요.

결국 정부는 수천명의 시위대 앞에서 그들을 무시하고 자신들끼리의 판을 벌린 셈이 되었습니다.
제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렇게 종각 앞에서 사람 통제한거 보는거 처음입니다.
보신각 저렇게 막아둔건 처음입니다. 이명박 정부에서만 볼수 있는, 최악의 극치입니다.

생각건대, 이명박은 그렇게라도
침묵의 나선을 완성시키고 싶은 모양입니다.
그렇게라도 하면 정말 자신의 정책을 원없이, 탈없이 실현시킬 수 있겠죠.
하지만 모두가 찬성하지 않고 있고, 덕분에 그분은 첫해부터 빡세게 보내고 계십니다.

실망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랑스러워야 할, 대한민국 기독교계 세번째 대통령이신 이명박 대통령님.

earpile, depressed, seoul, 2008~9 (series of pictures & sentences)



이제, 진짜, 정말로, 마지막 사진숙제입니다.
이번 숙제는 마지막 사진숙제이니만큼, 시간외 제출이니 만큼, 다르게 꾸며보았습니다.

이제 더 이상 후회는 없습니다. 이 사진들까지 올릴 수 있었다는 것까지 모두..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p.s 이 글에서 저는, 관찰자로 남아있고 싶습니다. 나머지 이야기들은 나중에 하겠습니다.

p.s.2 이 글이 채택되지 않더라도 괜찮습니다. 사진만 채택하셔도 괜찮습니다.
        다만 저는 마지막 사진숙제를 또다시 출제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어이 없게' 올렸을 뿐입니다.

p.s.3 사진숙제 지속적인 과제가 추가 부여되고 있고 숙제 2탄에 참여하기로 결정하였기에
        이 글을 21번으로 재명명하고 시즌 2는 22번부터 시작합니다. (11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