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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책들

<일본어 상용한자 2136>, 선두주자에게 박수를


NIKON D60 | 1/60sec | F/3.5 | 0.00 EV | 18.0mm | ISO-200 | 2011:03:31 14:20:29


일본 상용한자가 바뀐게 뭐 그리 중요한 건데?

    일단 내가 이 책의 리뷰를 따기를 갈망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야겠다. 일본의 상용한자(말 뜻만 따져본다면 '언제나 사용할 수 있는 한자'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본어에서 쓸 수 있는 한자'로, 그 이외의 한자는 특수 경우를 제외하고 표기가 제한된다)는 지금까지 총 1945자였다. 1923년(다이죠 12년) 처음 생긴 이래 여러 차례 개정 이후 당용한자 (当用漢字)라는 이름으로 1946년(쇼와 21년) 1월 12일 다시 개정되어 사용되다가 1981년(쇼와 56년) 상용한자(常用漢字)로 재개정을 통해 현재까지 일본어에서 쓸 수 있는 한자의 수가 1945자로 고정되어 있었다.[각주:1] 거기다가 이 1945자는 왠지 일제 통치가 끝나고 한국에 해방을 준 그 해(1945년)의 숫자와 일치해, 왠지 공부하면서도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면이 있었다. 그런데 쉽게 바뀔 것만 같지 않았던, 일본어에서 사용가능한 한자의 숫자가 바로 작년에 늘어났다. 실제로는 1945자 중 5자가 삭제되고, 216자가 다시 추가 된 것이기는 하지만, 일본어에서 사용하는 한자가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에 따른 사용 가능한 한자형 단어가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하고, 즉 일본어 공부의 범위가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면 이것은 한국에서 일본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일 수도 있다. 특히 새로 추가된 한자에는 (麵 :면 면)[각주:2], (음률 려), (아침 단)과 같이 한국에서 자주 쓰이는 한자도 많이 있다. 특히 일본어의 경우 다른 무엇보다 언어 사용 능력에 있어서 단어의 습득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점도 고려한다면, 이러한 변화에 곧바로 대응한 주도적인 학습이 이루어진다면, 일본어 능력이 쉽게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회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충분한 학습이 이루어지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즉, 이러한 학습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새로운 상용한자 교육의 선두주자, <일본어 상용한자 2136>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에 동양북스에서 낸 <일본어 상용한자 2136>(2011)의 중요성이 여기에서 도출된다. 누구보다도 먼저 앞서서 새 상용한자를 해설하고 한자들에서 파생되는 단어, 특히 예외의 읽기 경우, 또한 발음이 똑같은데 한자를 달리 쓰는 경우는 그림으로 설명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한 한자의 정렬 순서를 획순/한국어 발음 순으로 정리해 한국어 발음과 획순을 안다면 쉽게 원하는 한자의 일본어 발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새 상용한자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할 수 있도록 한 책을 쉽게 준비해 발간할 수 있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동양북스의 이 책을 가히 선두주자Forerunner 로 칭해도 손색이 없을 만 하다.

   이러한 일본어 상용한자 2136의 사례를 다음 그림으로 정리해 보았다.


    보시다시피 한 페이지에 기본 4개의 한자를 싣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긴 설명이 필요한 한자의 경우는 두 글자 분량을 사용해서라도 자세한 설명과 함꼐 일러스트까지 곁들어 놓고 있다. 또한 전체 음훈을 (예외까지 포함해) 수록해 적어도 이 책만 있으면 일본어 한자의 독음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도 있다. 일본어 상용한자 2136자에 따른 4388개의 음훈을 이 책에서 다 만나볼 수 있는 셈이다.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좋을까?

   하지만 <일본어 상용한자 2136>책을 보다 보면 앞에서부터 연속되는 한자와 음, 훈에 머리가 지치게 되고, 그래서 앞에서부터 공부하다가 지속력을 잃어 일본어 공부를 할 맘이 사라지는 사람들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을 사서 공부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공부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1) 다른 거 필요 없다. 하루에 다섯 문자, 아니 한 문자의 독음이라도 외워두자.
    이 방법은 한일영 언어를 돌파해 국내에 화제가 되었었던 [ 데이빛씨의 사례 ] 에서도 드러난다. 그가 일본어 상용한자를 공부할 때 하루에 다섯문자씩 끊어서 계속해서 공부했다는 사례는 가장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공부방법론일 것이다. 다섯글자가 힘들다면 한 문자, 두 문자씩 외워도 될 것이다. 물론 속도는 느리겠지만, 하루에 한 단어씩 배운다면 꾸르안을 다 읽을 수 있다는 누군가의 말처럼[각주:3], 포기하지 않는다면 결코 후회는 없을 것이다.

2) 작심삼일을 밥먹듯이 한다고? 그냥 백과사전처럼 읽어나가자!
   저 위의 방법은 나 같이 지속력이 없는 사람(....) 에게는 효용성이 부족한다. 그래서 나는 다른 방식을 취한다. 한국어에는 아시다시피 많은 한자단어가 존재하는데, 이러한 한자 단어의 사용이 상당수 일본의 그것과 동일하다. 그렇다면 한자를 찾아서 그 한자를 읽어나가는 방법을 찾아 나가면 된다. 예를 들어서 '열차 진행!' 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열차(列車)와 진행(進行)이라는 말 모두 모른다면, '열'자나 '진'자 중 하나를 뒤의 색인에서 찾으면 해당 문자 번호가 나온다. 그러면 그 번호를 찾으면 당연히 열차가 れっしゃ고, 진행은 しんこう(참고로 말해두는데 '신호'가 아니다.. 신호信号는 일본어 독음으로 しんごう)라는 것을 익히게 된다. 그럼 れっしゃ しんこう라는 말을 열심히 말하다 보면 어느새 단어가 외워지는 경우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찾아준 문자에 있는 관련 사항을 같이 외워두면 금상천화다. 즉 일본한자어 단어사전으로 생각하고 계속 찾다보면 단어들이 머리에 들어오기 시작할 거라는 말!

3) 그것도 아니라면 아무 페이지나 펼쳐 나가면서 읽어버리잣!
   이것도 귀찮다고 하시는 분은 진짜 아무페이지나 펼쳐서 그 페이지 안에 있는 단어들을 읽어보고, 다시 덮어서 다른 페이지로 가면서 읽어버리는 방식도 참 재미있을 것이다. 다만. 읽었던 페이지를 나중에 읽지 않았을 것 같은 경우가 있으니 체크는 해가면서 읽어가시길.


결론과 제안 : 선두주자에게 박수를!

   결론적으로, 이 책을 리뷰로 얻을 수 있어서 동양북스 측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또한 앞으로 나도 일본어 단어 공부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기분이 좋긴 하다. (그만큼 고유어의 사용어법을 모를 수도 있어서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일단 언어는 단어다! - 심지어 인공어도 그런데..) 다만 그만큼 이 책이 선두주자적인 입장에서 쓰여진 책으로서 몇 가지 걱정되는 부분이 존재한다.

   첫째로, 책이 무겁다...() 이건 다른 리뷰어들도 공감하실 텐데, 최소 책을 서너권씩 짊어지고 다니는 나 같은 사람에게 이 책을 들고 매일 학교와 집을 왕복하라고 하는 건 거의 고문 수준에 가까운 일이다. 이 책이 무슨 사전같이 집 안에서의 고정된 장소에서 펼쳤다가 접었다가 하는 행동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을 정도다. 그런 의미에서 더 경량화된 책이 나온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 (그 책은 내가 사준다). 쥬스킨트의 <향수>도 매우 작게 출판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출판 기술이 이 책을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없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최소한 근시일 내 동일한 책의 경량판, 또는 B6 내지 신국판 정도의 문고본을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
   둘째로, 책 뒤의 불필요한 정보들은 과감히 자를 수 있어야 했다. 일본 연호가 어느 시기였느니 일본 사람 이름 읽는 법을 가르쳐 주는 등의 정보에 밀려서 찾아보기의 접근성이 상당히 낮아졌다.[각주:4] 또한 끝에 일본어 한자표를 집어 주셨는데, 아니 이건 한자검정 수험서도 아니고 ... 차라리 한자와 훈독을 겹쳐서 만들었다면 더 효율적인 작업이 되었을 것이다. 앞에도 약간의 사족이 달려 있었지만 送り仮名에 대한 설명 같은 것은 매우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즉 일본어 학습자에게 필요한 내용은 붙이면서, 사족같은 내용은 좀 더 쳐내면 더 좋은 책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보내주시면서 20명 한 명 한 명에게 [ 수기로 편지를 써주신 정성 ] [ 정성 ] [ 정성 ] 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지금까지 읽어보거나 받아본 책 리뷰 중에서 이렇게 편지를 써서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등의 편지를 정성스럽게 남기시는 출판사는 여기가 처음이었다는 것을 기록해 두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좋은 책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빠르게 제공한 출판사에 박수를!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1. 일본어 위키백과 - [ 상용한자 ] 항목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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