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alkabout/시사

JTBC 정치부회의 '코스프레 기상천외… 병원진단 받아야' 심해도 너무 심했다



진실에 대한 다각적인 탐구로 정론보도를 추구해 왔던 JTBC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실수를 했다.

지난 3일(월) 5시 방영된 JTBC 정치부회의에서는 당일 국회에서 51명의 회원들에게 내려진 겸직금지를 설명하면서 그 예시로 한국 E스포츠협회회장을 맡았던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을 소개했다.

해당 보도기자는 뉴스 이해를 쉽게 할 목적으로, 전 의원이 한국E스포츠협회 활동 시 했던 코스프레를 예시로 들었다. 먼저 게임 코스사진을 보여주면서 "젊은 사람들이 기상천외한 옷을 입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게임에서 나오는 캐릭터로 분장을 하는 일명 코스프레라고 한다" 라면서 코스프레에 대한 폄하된 시각을 보여줬다.

다음으로 기자는 전 의원의 게임 코스 사진을 보여줬는데, 이 과정에서 기자는 "딱 봐도 나이 좀 들어보이시는데, … 이 분[이 코스프레 하시는 모습을] 보면 약간 딱하다는 생각도 든다. 병원에 한 번 들러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하면서 전병헌 의원이 코스프레를 한 것을 정신병에 걸린 것처럼 비유했다. 즉 해당 기자는 나이가 들어서도 코스프레를 하는 것이 비정상적이라는 시선을 나타낸 것.

이에 대해 클리앙, 포모스 등의 인터넷 게시판 사이트들에서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6일(목) 해당 기자는 정치부회의에서 "전병헌 의원이 단체장으로서의 업무를 훌륭히 소화를 했었다는 점을 무시했었다. 또한 E스포츠협회와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실망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알고 있고, 부적절한 비유를 하면서 오해를 하게 만든점이 있다"며 사과의 메시지를 남겼다.

또한 JTBC측은 해당 방송분을 인터넷에서 전면 삭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해당 사과 내용을 자세히 살펴 보면 기자의 사과의 대상은 전 의원과 문제를 제기한 일부 누리꾼들에 제한돼 있다. 특히 보도기자는 "전 의원 사모님이 정치부회의 팬이라고 하시는데 정말 폐를 끼쳐 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며 전 의원과 주변 가족이 입었을 상처에 사과를 집중한 반면, 코스프레 문화 향유자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발언도 하지 않았다.

결국 코스프레가 '젊은이들이나 하는 기상천외한' 문화라는 시각을 내비치는 것이 JTBC의 공식 입장인 것처럼 오해할 소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판단을 철회하지 않은 것.

실제로 게시판을 통해 소식을 전해 들은 누리꾼들은 "정신 나갔군요. 코스플레이 했다고 병원에서 진단 운운하다니" "코스프레하면 다 정신병원 가야하나" "게임은 같은 문화로 안보는구나 진짜" "전병헌 의원만 정신병자 만든게 아니라 그냥 e스포츠팬들 자체를 쓰레기처럼 생각하는 거지" 등의 댓글을 달며 이러한 점을 지적했다.

JTBC가 코스프레 등의 문화다양성 현상을 폄하하기 위한 목적이 없었다면 전국의 코스어들과 코스프레 사진사들에게도 공식 사과문을 게제하고 다시 머리를 숙일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한편 전병헌 의원실 측은 "현재 전병헌 의원은 한국E스포츠협회에서는 이미 회장직에서 물러나 명예회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세계E스포츠협회 회장직은 겸직 금지 사항이 아니다"며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이라는 단어를 부적절히 사용한 것에 대해 앞으로 조심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