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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컬처/코스

개척촬영의 개념과 실제


개척촬영이란 무엇인가

   코스판에서 코스를 한다는 것, 또는 코스를 찍는다는 것은 상당한 노력을 요구하는 일이다. 그러한 일의 목록에는 코스어들이 옷을 구하기 위해 돈을 모으는 것에서부터, 만들거나 사는 일, (옷을 숨기는 일), 옷을 갈아입는 일, 화장하는 일, 그리고 촬영할 때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는 일, 그리고 사진사들의 경우에는 구도를 잡는 일, 색깔을 조정하는 일 등이 포함된다.

    문제는 그렇게 많은 시간과 노력, 정성을 들여서 하는 코스를 '할 수 있는' 장소가 너무나도 제한되어 있다는 점에 있다. 코스어들이 서울에서 사진을 찍는 장소는 행사가 열리는 AT센터, SETEC, 양재시민의숲의 일부, 서울숲, 선유도, 고려대학교, 그리고 사설로 지어진 몇몇 스튜디오들로 한정되어 있다. 동일한 장소에서 사진을 찍으니 나올 수 있는 사진의 배경이 천편일률적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 코스판의 코스사진 또한 코스어들과 사진사들이 많기는 하지만 장소의 한계점 때문에 일정 부분의 한계에 다다르게 된다.

    개척촬영은 이러한 코스계의 경직화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본인이 조작적으로 도출한 개념이다. 개척이라는 단어가 '원래 사람들이 살지 않거나 어떠한 행동을 하지 않던 곳에 정착하여 그 곳을 다른 사람들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는 행위'를 의미하듯이, 개척촬영 또한 '코스를 하지 않던 공간에서 코스 행사나 개인 촬영을 개최해, 그 공간의 의미를 확대시키고, 기존의 공간에 부여되어 있던 암묵적인 의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그 공간의 문화적 의미를 변화시키는 기호학적 행위'를 의미한다. 이는 저자가 이미 다른 논문을 통해 서술한 하위문화의 놀이-창조공간 개념 상에서의 공간 변용과 같이, 공간에 내재된 문화의 변형 절차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이다. (엘리프, 2012)

왜 개척촬영이 필요한가

   현실적으로 개척촬영은 코믹월드를 벗어난 촬영회를 통해 시선을 견디는 연습이 된 사람이라면 무리없이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사진사와 개인촬영을 하거나, 코믹이 아닌 작은 카페의 촬영회에 나가서 사진사와 사진을 찍거나 노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거나, 또는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경험이 마구 싫어서 코믹월드를 멀리한다거나 하지 않는다면 개척촬영은 큰 문제 없이 수행할 수 있다. 문제는 장소에 대한 익숙함을 벗어나 새로운 장소에서 자신이 찍히는 행위에 자신이 도전할 수 있는가라는 점이다.

   더 이상 코스를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시간과 지점, 환경에서 코스를 하는 것에 도전한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두려움 등을 견딜 수 없다고 생각하는 코스어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어려움을 회피하려는 만큼, 한국 코스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와 범위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코스 문화의 확장 지연이 이러한 도전에의 부재에 기인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것을 넓히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도전이 필요하고, 그 도전에 응하고 성공해야만 우리 한국의 코스는 현재의 소수자문화로 전락한 상태를 조금씩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개척촬영은 어떻게 할 수 있는가

   개척촬영을 할 수 있는 방법에는 크게 장소적 개척, 공간적 개척이 있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장소적 개척은 기존에 코스어들이 한 번도 사진을 찍은 적이 없는 공간에 나아가서 코스 사진을 찍는 것으로, 서울 뿐만이 아니라 수도권, 섬, 산 등의 일반 자연이나 다른 도시의 도심이나 특별히 코스프레 촬영이 이루어지지 않던  모든 곳을 방문해 그 곳에서 코스를 찍는 행위 모두가 장소적
 개척이 될 수 있다. 그러니까 서울숲 뿐만이 아니라 북서울숲, 서서울호수공원 등의 다른 장소로 옮기는 행위에서부터 대담하게 
   이러한 장소적 개척의 경우 그 공간의 점유자와의 허락이 없이도 비교적 단시간 점유할 수 있는 곳이라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몇몇 공간의 경우에는 사전에 그 공간에의 접근에의 허가를 필요로 하고 있고,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코스 촬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그 장소를 소유하고 있는 자나 단체의 담당자와의 긴밀한 연락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서 철도역의 경우 한국철도공사의 해당 역 담당 직원, 폐역이나 무인역의 경우 해당 지역본부 선로관리 담당자와의 연락은 반드시 필수이며, 특히 선로 내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하며 안전 운행을 저해하는 만큼 선로나 역사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이 분들의 허가를 반드시 얻어야 한다. 또한 혹시 그러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군사지역이나 기밀구역 출입에의 시도는 당연히 안되는 것이며 이는 국가 안보를 저해하는 심각한 범법행위라는 것 또한 잘 알리라 생각한다.

   반면, 공간적 개척은 장소적 개척을 넘어서 코스어들이 언제라도 마음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즉 서울숲이나 선유도와 같이 언제라도 코스어들이 해당 공간에 마음껏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이는 코스어들의 활동과 그 공간을 관할하고 있는 관계당국 등의 지속적인 협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따라서 이러한 관점에 있어서는 코스어들의 커뮤니티나 그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과 해당 공간의 도시당국 및 치안당국 등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일본의 아키하바라나 시부야와 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공간 점거에 대해서 심각한 규제를 두어, 자발적인 시민 문화 정착이 지연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경우 이러한 거버넌스 차원에서의 협조 단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 한 코스단체에서 특정 장소를 코스어들이 언제나 모이는 장소로 설정하고자 노력했다가 흐지부지된 사례가 있다(신미란, 2002:89).

개척촬영의 실제

   본 단락에서는 본인이 실제로 실행하거나 다른 코스어가 실행한 개척촬영 사례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개척촬영이 앞으로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 논의하고자 한다.

   1) 금천예술공장 코스 촬영 사례
   [ 금천예술공장 ]은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위치해 있으며, 서울문화재단에서 예술인들의 지원을 위하여 운영하는 [ 서울시 창작센터 ] 중 하나로서, 3층 규모의 기존 공장을 리모델링한 건물에 몇몇의 국내·국제 예술인들이 입주해 있다(인천 배다리 스페이스빔과는 주체와 역량이 다르다는 점을 빼고는 비슷한 성격이다). 금천예술공장의 내부는 완전히 채광이 되지 않는 지하를 제외하고 자연광이 적절하게 유입되고 있어, 코스 촬영을 하기에 적절한 장소이다. 특히 공간이 입주자를 위한 공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외부 공간 자체로도 충분한 촬영을 실시하기 위한 동기가 될 수 있다.
   저자는 지금까지 두 번의 촬영을 금천예술공장에서 실시하였다. 한 번은 1:2의 상황이었고, 나머지 한 번은 1:1로 실행하게 되었다. 두 번 촬영을 실시하기 이전에 코스프레 촬영을 할 것임을 금천예술공장에 직접 이메일로 통보하는 글을 보냈고, 따라서 이에 따른 제약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당일 연락을 하지 않더라도 시민에게 예술을 제공하고자 하는 서울시 창작센터의 목적에 맞는 행위라면 그닥 뭐라고 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내부에 아티스트들이 머물고 있는 만큼 조용하게, 소수로 찾아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사족으로 문래예술공장은 가지 않는 것이 좋다.

NIKON D60 | 1/30sec | F/4.2 | 0.00 EV | 26.0mm | ISO-900 | 2011:07:12 18: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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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11년 7월에 실제로 찍은 사진. 아직 확실한 허가를 받지 않아 초상권자 요청시 내려갈 수 있다.)


   2) 인하대학교 촬영회 개최 사례

   본 저자는 2007년 7월 17일 당시 주요 코스프레 커뮤니티였던 물파스닷컴과 협력하여 인하대학교 에서 공식적으로 촬영회를 개최하였다. 이를 위하여 본인은 인하대학교 학생지원팀에 촬영회를 위한 공간지원을 부탁드렸고, 5동의 두 곳 강의실을 탈의실과 보관실로 확보하는데 성공하였다. 물파스닷컴에서는 몇명의 보조 스탭들을 뽑아 지원해 주셨으며, 당일까지 약 100여명이 넘는 참가자 신청이 잇달았다.
   하지만 촬영회를 개최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에 비해 그 결과는 상당히 초라한 것이었다. 실제 참가자는 반선을 밑돌았으며, 더군다나 저자의 역량 부족 및 엄연한 실수로 인해 촬영회 관리가 잘 되지 않았다. 매우 계획적인 촬영회 계획이 이루어지 않는다면 기관과의 조율에도 불구하고 촬영 자체가 잘 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대형 촬영회에 대한 통제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 등을 뼈저리게 확인한 자리였다.
   본 사례에서의 시사점으로 1) 외부 개척촬영시 대형 촬영회를 기획하지 말 것 2) 개척촬영시 엔드유저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건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할 것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증거로는 현재 공식적으로 남아있는 [ 경인일보의 이 사진 기사 ] 를 참조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3) 역에서의 코스 촬영 사례
   마지막으로 알고 있는 코스어의 개척촬영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이름은 밝히지 않는 것이 옳을 것 같다). 이 코스어는 친구 한 명과 함께 [ 내일로 티켓 ]을 끊어 4박 5일간의 여행을 다녀왔다. 도중에 유명한 한 역에서 코스프레 촬영을 하게 되었는데, 사용한 코스옷이 '허니와 클로버'의 코스였(고 허니와 클로버가 일상적인 소재를 한 만화였)기 때문에 의상적으로 드러나는 점은 그다지 크지 않았고, 다만 가발을 착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나는 정도였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주는 위화감은 크게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여행 중 하는 코스였고, 비교적 안전한 플랫폼 부근에서 무단선로횡단 없이 촬영을 진행했다는 점은 이해가 되지만, 역무원의 허가 없이 무단으로 플랫폼 아래의 선로에 진입하여 사진 촬영을 하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문제가 될 사안이 있다. 특히 아무리 안전성이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허가 없이 이루어진 이러한 촬영을 한 것 자체로 벌금까지 낼 수 있었던 사안이었기 때문에, 추후에 이런 촬영을 할 경우 역무원의 승낙 아래 선로에 진입하여 안전하게 촬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4) 기타 사례
허가를 받지 못해 자세히 서술하지는 못하지만, 그 이외에 저자가 본 사례들로 [ 물파스에 올라온 홍대앞 거리에서의 개척촬영 ], 폐공장을 찾아가 촬영하는 등의 사례등이 있으며, 저자가 찍은 사진들에도 개척촬영에 해당하는 사진들이 있다.

결론

   본 논고에서는 간략하게 개척촬영의 가능성과 필요성 등의 기본적인 개념과 함께, 필자가 접하거나 직접 시도해 본 개척촬영의 사례들에 대해 논하여 보았다. 저자가 이번 글을 처음으로 제시한 개척촬영의 개념의 경우 범위성에 대한 논란 (예를 들어, 사복촬영의 경우 개척촬영에 속하는지 등) 등의 논의거리가 있을 수 있고, 따라서 논문적인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본 사례들을 통해 적절한 개척촬영의 방식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고찰이 이루어졌다고 본다.
   개척촬영은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다. 그 선택을 어렵게 하는 것은 항상 익숙한 곳에서 존재하기를 멈추지 않으려는 우리 인간의 본성, 또는 코스어들의 본성 때문일 것이다. 이제 단순히 코믹 같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사진을 찍히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이렇게 재미있는 시도를 만들어 나가는 것, 그리고 도적을 그치지 않는 분위기가 코스인 모두에게 형성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참고문헌
신미란(2002), 『한국 코스프레 집단의 문화기술지적 연구』, 연세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엘리프(2012)에 대해서는 본 저자의 프라이버시가 있으니 본문에서 드린 힌트로 알아서 찾아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