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04 14:28

<구글 크롬 OS>, 당신도 알고 싶다면


NIKON D60 | 1/30sec | F/3.8 | 0.00 EV | 20.0mm | ISO-200 | 2011:01:26 16:58:56

  처음 책을 만나고 나서의 느낌부터가 달랐다. 보통 IT 서적이라면 최소한 일반책인 신국판 보다 적어도 국배판 이상으로 큰 데다가 두껍고 내용 많고 그런게 정상(?) 인데 정작 받아본 책은 우리가 흔히 쓰는 책 판형인 신국판, 딱 그만큼이었다. 더군다나 책 내용도 그렇게 두껍지 않다. 전체 본문이 295page 밖에 안된다(응?). 295 page가 뭐가 그리 작냐고 말씀하신다면, 당신이 가지고 계시거나, 주변 서점, 도서관에 들러서 일반적인 IT 서적들의 크기와 페이지수를 유심히 살펴 보라. 전부 300 page는 기본, 더 나가면 4,500 page 이상까지 이르는 많은 책들을 발견하실테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다른 책에 비해서 책의 내용도 적으니, 그 내용이 부족하거나, 혹은 내용의 전문성을 결여하고 있지는 않은가라고 반문하실 여러분들, 그렇지 않다. 이 책의 원서가 일본 원서인 만큼 내용의 콘텐츠가 이미 검증된 상태에서 이를 번역한 책이기 때문에, 일본 서적의 특성상, 내용이 작으면서 편리한 책이 출판될 수 있다는 것 뿐이지, 내용은 일반적인 개론에서부터 실제적인 사용에 이르기까지 전문성을 갖춘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즉 내용 자체에 대해서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것!

  또한 이 책의 내용이 작아도 전문성을 갖추고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대상인 구글 크롬 OS의 특징도 한 몫을 한다. 일반적인 OS와는 달리, 일단 구글 크롬 OS는 부팅하면 구글 크롬 브라우저 이외의 다른 프로그램이나 하드디스크에의 파일 저장 등이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구글 크롬 OS가 일반적인 OS를 획기적인 것으로 개선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왜 구글 크롬 OS가 개발되었는지, 그리고 구글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등에 대한 의도를 겨우 파악할 수 있었다.

  이러한 구글의 실험에 대해서 가장 정확하게, 그리고 가장 빠르게 서술하려고 노력한 책이 바로 이 <구글 크롬 OS>이다. 특히 어디서나 컴퓨터와 인터넷이 있다면 구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치면 빠르고 안전하게 자신이 원하는 컴퓨터 작업을 할 수 있다는, 믿을 수 없는 꿈의 실현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단순한 설명 뿐만이 아니라, 어떻게 세계 1위의 인터넷 기업인 구글이 OS사업을 시작하려고 하는지, 그리고 왜 그러한 일을 하고 있는 동기가 무엇인지까지 책에서의 기고를 통해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특히 아래의 동영상을 본다면 크롬 OS가 7초만에 부팅되는 모습부터 시작해서(참고로 우분투 10.04 Lucid는 10초 이내 부팅을 목표로 했다는 사실과, ASUS의 크롬OS와 비슷한 프로그램인 ExpressGate는 8초만의 부팅을 자랑한다는 점, 그리고 <저 시연에서는 펌웨어 커스텀마이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완벽한 부팅 상태는 아니라>는 책의 설명을 같이 생각한다면(p. 51.)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2009년 말 상황에서의 크롬 OS 시연을 통해 크롬 OS의 장점을 잘 설명하고 있다.


  물론 동시에 책을 읽으면서 드는 왠지 모를 허탈감(?) 또한 존재한다. "어, OS가 그냥 키면 웹 브라우저만 나오는 거고, 그럼 크롬 OS 사용을 위해서 할 일은 크롬 브라우저 사용(=웹 브라우징) 실력뿐이었고, 크롬 OS 프로그램 개발은 결론적으로 크롬 추가기능 개발, HTML5, 웹 기술 뿐이었네? 이러다가 크롬 OS만 사용하게 된다면 인류는 퇴보하는 거 아닌가?" 워워워. 그런 걱정에 대해서도 걱정 놓으시라. 일단 크롬 OS는 기존 OS의 대체가 아니라 기존 OS와 병행하는 새로운 OS라는 것, 그리고 크롬 OS가 바라는 고객층은 일단 현재의 컴퓨터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냥 컴퓨터와 인터넷 정도 쓰더라도 정보 접속 능력이 높아지는 빈곤층, 가난한 나라들, 그리고 컴퓨터 사용 내역을 통제할 필요가 있는 학교나 공공 장소에서의 컴퓨터 사용자들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가지고 있을 막연한 두려움은 해결되리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 책을 쓰기 위하여 기울인 출판사 한빛미디어측의 수고 또한 놀랍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구글 크롬 OS와 관련된 사항이 지속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변화하고 있고 앞으로도 변화할 상황 앞에서 최대한 공시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2010년 1월에 쓴 원서를, 번역할 때에는 11월의 시점에 맞추어 전부 내용을 검토하고 수정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다행히 원서 저자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현재까지도 크롬 OS 정식 버전은 출시되지 않아 내용의 시의성이 유지되고 있다). 또한 한국어본을 위하여 그림의 대부분을, 책이 쓰여진 일본어 OS가 아닌 한국어 OS 기준으로 전체 교체하였다는 점에서, 내용의 확실성을 위하여 흘렸을 편집부의 땀과 시간이 보이는듯 해 뿌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거기다가 한국어 크롬 OS의 사용 실례를 들기 위하여 한국어 VMWare 크롬 OS 이미지까지 직접 제작하여 책을 구매한 사람들에게 제공까지 하셨다. WoW!

  한 가지 이 책에 대해서 아쉬운 점이 있다. 이 정도의 책 크기와 분량을 생각한다면 일반적인 책이라면 많아봤자 만 오천원 선이 될텐데, 그에 비해서는 상당히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책을 위해 노력하신 번역자나 편집자들의 수고를 생각한다면 분명히 그 수고에 합당한 가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쪼록 IT계의 현재 상황,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 전망을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책이기 때문에 그 만큼의 정보료(?)라도 적합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모쪼록 현재 IT산업의 미래의 윤곽을 그려보고 싶은 분들,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 해매시는 여러분들, 그리고 일반적인 웹 프로그래머/디자이너 여러분들, 정보산업에 대한 관심이 없는 분들까지 모든 사람들이 쉽게 읽어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하며, (진짜로) 이 책을 추천한다.


구글크롬OS클라우드OS와의첫만남
카테고리 컴퓨터/IT > 대학교재
지은이 코이케 료지 (한빛미디어,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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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한 마디

사용자의 OS 가치관이 "최신 하드웨어 기능을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을까?"에서 "1G 바이트 밖에 메모리를 갖고 있지 않은 100달러 PC에서 어느 정도 빠르고 안정되게 움직일 수 있을까?"로 바뀌게 된다면 윈도우가 갖는 우위성은 단번에 사라지게 된다. (pp. 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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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6 23:54

멜로디 - 편안하게 있음에 감사한, 공기공단



 내가 공기공간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재미있게도 몇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내가 고등학교 즈음에 한 찬양팀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에 (지금은 사라졌고 그 자료도 없다) 엔지니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사운드에 대한 잡지(아마 사운드 코리아였나?) 를 살펴본 때가 있었다. 그 때 유일하게 눈에 띄었고, 지금은 그 잡지에서 수록되었던 곡들 중에서 유일하게 기억하고 있는 그룹이 바로 이 공기공단이다. 그래서 그런지 위드블로그에서 캠페인을 진행할 때 낮익은 얼굴을 대하듯이 이 앨범을 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음반은 5집이다. 이게 무슨 소리인고 하니, 지금까지 그들이 쌓아온 노래들 중에서, 최근 나온 곡만이(참고로 본 앨범 멜로디는 2008년 11월에)출시되었다는 것이었다. 참고로 일본의 경우 정식앨범이 나오기 전에 두, 세곡만을 담은 싱글 앨범만을 여러 번 내놓고 노래의 질이 좋다고 판단되면 정식 앨범을 내놓는 형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 하나의 앨범만으로 노래가 어떠한지를 파악한다는 점은 어려운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공기공단은 실제로도 1999년부터에서부터 앨범을 출시했고, 지금까지 내놓은 전체 앨범이 21개나 된다. (참고로 이 앨범 이후로도 2개의 앨범이 더 출시되었다(하나는 싱글, 하나는 fan selection 앨범이다). 내가 본 책에서 소개했던 것이 정규 2집 <아이>였으니, 그동안에 얼마나 왕성한 활동을 해왔는지 알게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 왕성한 활동이 이제서야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되었다는 점은, 앞으로 공기공단이 한국에 있어서 더 소개되어야 한다는 일종의 부담으로 음반사에게 다가오리라고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앞으로도 음반사 측의 지속적인 공기공단 음반의 수입을 부탁드린다.


 여하튼, 다시 돌아가서, 그럼 공기공단 음악 자체는 어떨까? 처음에 개인적으로는 그 잡지에 나왔던 이미지 만으로 공기공단의 음악이 뭔가 밝고 명량한 분위기라고 생각했었으나, 결론적으로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우선 보컬의 소리부터 예사롭지는 않다. 생목소리 그대로를 쓰지 않았지만, 일본의 엔카 목소리도 아니고, BeForU에서 볼 수 있듯이 열정을 쏟아내는 듯한 소리도 아니다. 피아노도 전자 악기에서 쓰는 그 소리가 아닌 충분한 아날로그의 소리를 살렸고, 다른 그룹과 비슷하게 베이스기타, 일랙기타, 드럼에 신디가 들어가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이 반주들이 소리도, 피아노도 방해하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그러니까 보컬>피아노>기타>드럼의 순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날로그의 감성이 디지털에 의해서 삼켜지지 않으면서, 동시에 디지털에 의해서 받침되어지고 있는 음악을 이 곳 바깥에서 찾을 수 있을까?

 이러한 점을 생각해본다면, 공기공단의 노래는, 한국의 인디음악과는 전혀 다른 소리를 보여주고 있다. 장기하, 아침, 치즈, 불나방스타소세지클럽 등으로 대표되는 붕가붕가레코드 그룹이 추구하는 다이렉트한 소리도 아니고, 소규모아카시아 밴드의 약간은 신비감을 끼고 있으나 직접적이지는 않은 소리와도 다르며(짧은 곡이 많은 것은 비슷해 보이지만 긴 곡도 있으니 언제나 그런것은 아닌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잔잔하지만 사랑이 실려져 있는 스텐딩에그와도 다르다. 거기다가 intimacy(친밀함)를 강조하는 (모던 워십을 제외한) 일부 개신교 워십과도 다른 전혀 다른 소리, 그렇지만 편한 소리, 듣기에 좋은 그 소리,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잔잔하지만, 그 안에 가지고 있는 멜로디는 우리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Canon EOS 5D | 1/1000sec | F/2.0 | +1.00 EV | 50.0mm | ISO-400 | 2009:11:17 11:28:16

 그래서 공기공단의 노래는 그룹 이름이 암시하듯이, 마치 공기와 같은 음악을 우리에게 내뱉는다. 공기가 의미하듯이, 그냥 느끼지는 못하지만, 그 음악이 없이는 살 수 없는 노래 같은 노래를 생산해내고, 그것을 우리에게 나누어준다고 보면 될 것이다. 길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에 뜨이기 위해 우리나라의 연예인들처럼 뭔가 필사적이지도 않지만, 대신에 일상적이면서 동시에 좋은 노래를 나누어주고, 나누어지기 위해 노력한다는 그 생각 하나로 계속해서 노력해온 공기공단의 노래에 앞으로도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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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6 03:08

과연 두줄 서기, 꼭 필요한 일일까?


 작년부터 에스컬레이터 정책이 갑작스럽게 한줄 서기에서 두줄 서기로 바뀌었다. 내용인즉슨 한 줄로 서게 되고 한 줄이 걸어 올라가게 되면서 실제로 사건과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등 사고가 발생하자 두 줄로 서게 되면 안전성을 제고할 수 있지 않겠냐는 의도에서 왼쪽 보행에서 오른쪽 보행으로 바꾸는 시기에 맞추어 정부 정책을 바꾸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두줄 서기 정책이 쉽게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두줄서기의 합리성을 따지기 앞서, 몇가지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중 본 아티클에서는 과연 에스컬레이터에서 두줄서기가 과연 얼마나 효율적이고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한줄 서기가 과연 부정적인 사고만을 발생시키고 있는지에 대한 점, 그리고 정부 시책이 앞으로 적용될 가능성 등에 대해 가장 많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고 많은 사고가 발생하는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중점으로 논해보고자 한다.

 우선 한국인의 '빨리빨리' 정신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 빨리빨리 정신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이를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한 찬반의견이 갈려 정확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지만, 어쩄든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하나의 고유 민족 성격이라는 것은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빨리빨리가 시대에 따라 다르게 평가되어 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6,70년대 대한민국의 경우 산업 발전에 있어서 많은 생산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력이 많이 필요했었기 때문에 빨리빨리, 정확히 생산하는 능력이 필요했었다, 그런데 이러한 빨리빨리가 제 3의 혁명을 통해 급격히 서비스산업화되면서, 우리의 빨리빨리 정신은 새로운 부정적인 평가를 맞게 된다. 이제 이 빨리빨리 정신이 많은 사건과 사고를 불러일으키면서, 하나의 부정적인 '병'으로까지 자리매김하여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가 과연 가당한 것일까?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하고 싶다. 우리의 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역시 없어져야 할 병리적인 현상이냐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우리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도 사라져야 할 수치이고, 대한민국은 선진국화가 되기 위해 전통적인 한국 문화는 박제화시켜서 관광용으로만 사용하고, 과거의 행동은 부정적인 것은 모두 없애버려야 하지 않겠는가?' 이것이 대한민국 정부의 기본 마인드이다. 하지만 그와는 달리, 다른 나라들은 자신들의 전통적인 역사를 선별해서 긍정적인 것만 수용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물론 마오쩌둥의 홍위병이나 아프카니스탄 탈레반의 불상 훼손, 또는 급격한 이슬람화 등의 행위가 있었지만, 이러한 행위 모두 다른 나라에서는 부정적으로 평가 받았고 결국 나라가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이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중단되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다르다. 급격한 서구화가 발생하고 있고 그 사이에서 많은 국민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오히려 이러한 드라이브를 강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과연 말이 되는 것일까?

Canon EOS 20D | 1/80sec | F/2.8 | +1.33 EV | 28.0mm | ISO-1600 | 2004:01:06 19:44:02


결국 사람들은 지켜보는 사람이 있지 않은한 가장 효율적이고, 가장 이기적으로 행동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한민국에서의 두줄서기를 생각해보자. 첫째로, 한줄서기의 경우 빨리빨리 미학을 수용하여 빨리 올라가고자 하는 사람들과 느리게 쉬면서 올라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모두 중시함에 비해, 두줄서기의 경우 빨리빨리 올라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단지 안전만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의 업무나 내용이 급박하거나, 수도권 내외에서 9시, 또는 8시까지 출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에스컬레이터가 자주 쓰이는 지하철의 경우 환승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에스컬레이터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특히 위와 아래와의 표고차가 높은 7호선 대림역이나 9호선 고속터미널역을 생각한다면, 한줄서기가 통근 시간대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것을 무시하고 두줄서기만을 법적으로 강력히 적용한다고 하자. 그렇다면 빨리 가고 싶은 사람은 계단으로 뛰어가거나 느린 속도로 이용하는데서 발생하는 시간 소모를 감수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결국 대한민국인의 감성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방해가 되는 제도가 발생하게 된다. 물론 이러한 문제 때문에 한줄 전용 에스컬레이터가 적용이 되고 있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빠른 시간 내에 이동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두줄서기는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시간을 갉아먹는 방해꾼이다,

 둘째로, 한줄서기는 이미 모든 사람들에게 관습적으로 적용되고 있어서, 이러한 관습을 변경하기 힘들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이미 한줄서기가 홍보된지도 10여년이 넘었고 사람들은 이러한 점을 이미 편하게 여기고 있으며, 이미 내가 봤을 때에는 철저한 관습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본다. 실제로 1년이 지났는데도 많은 에스컬레이터에서는 (한줄 엘레베이터이지 않는 한) 중간에 어떤 분들이 왼쪽 선에 서서 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발적으로 한줄서기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관습은 빨리빨리 움직이기 좋아하는 대한민국인의 특성상 앞으로도 지속되어갈 것이다. 이것이 두줄서기가 쉽게 정착되지 않는 이유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셋째로, 두줄서기를 이루기 전에, 한줄서기가 정착하고 확장될 수 밖에 없는 사회 구조 자체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아까 이야기한 사례를 생각해 본다면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구조 자체가 빨리 이동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정착한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필요악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확장되었으면 되었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가정을 해보자. 만약 내가 9시부터 일이 시작되는데 조금 늦어도 큰 제제를 받지 않으며, 그대신 업무는 그 이전에라도 간단하게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처리할 수 있다면, 굳이 빨리 출근할 필요가 있을까? 느릿하게 가지 않을까? 결국 한줄서기가 정착될 수 있는 이유는 사회의 기형 구조 때문이 아닐까?(이 부분에 대하여서 최근에 읽었던 데루오카 이츠코, 부자나라 가난한 시민, 궁리출판, 2007을 추천하고 싶다. 일본 사회의 모습을 보면서 자동적으로 대한민국의 현실과 오버랩될 것이다.) 그렇다면 빨리 가고자 하는 한줄 서기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자체에 대한 해결 없이, 쉽게 두줄타기 문화가 적용되기는 힘들리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Canon DIGITAL IXUS 100 IS | 1/125sec | F/3.2 | 0.00 EV | 5.9mm | ISO-160 | 2009:07:24 18:00:44


특히 이런 전광판을 보게 되면 괜히 마음이 급해진다.
한번 급행열차가 오기 몇분 전에 여기서 내려간다고 생각해봐라. 달려갈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지하철 타임테이블이 점차적으로 재정리되어야 하겠다. 특히 지하철 급행 열차의 경우 환승하는 지하철 열차와 시간표가 비효율적으로 짜여져서 같은 열차가 도착하고 나서 몇분도 되지 않아 환승하는 열차가 출발해, 뛰지 않으면 곧바로 다음 열차가 출발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열차 간 시격도 줄여서 한 열차를 놓치면 8분, 어떤 때는 10분 이상도 기다려야 하는 비효율적인 문제들을 해결해나갈 수 있어야 하겠다. 물론 현실상의 어려움도 인정하지만, 지하철 타임테이블이야 말로 승객을 위해 존재하므로, 이러한 점을 감안하지 못한다면 결국 그 피해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강객이 입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대충 내가 가지고 있었던 에스컬레이터 두줄타기에 대한 의견을 마침 좋은 기회가 되어 늘어놓을 수 있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다시 말하고 싶은 것은, 아무리 두줄 타기를 강조하더라도, 결국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한국인의 특성상 두줄타기가 정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라는 점이다. 물론 두줄 타기로 사고는 막을 수 있겠지만, 빨리 가지 못해서 더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사람들에게 가는 피해는 어떻게 보상할 수 있을지, 보다 더 큰 틀에서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p.s 사진은 구글에서 찾아서 올렸습니다. 사진 저작권자들에게는 양해를 구합니다.

 p.s.2 장애인의 접근권 문제를 제기할 분들에게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네요. 그럼 왜 엘레베이터에 20초나 되는 딜레이를 넣어서 속도가 왜이렇게 느리냐고요. 왜 신도림에는 아직도 휠체어 리프트가 활약하고 있냐고요. 문제는 에스컬레이터가 아니라 정말 장애인들과 어르신들을 배려하지 않는 유저 인터페이스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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