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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컬처/마술들

5분 안에 얼마나 많은 일루전 마술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그동안 마술 포스팅을 거의 하지 않았었습니다. 제 마술에 대한 관점에 대해서 비밀글을 쓴 것 외에는 아무것도 쓰지 않았으니 사실 앞으로 마술과 관련된 포스팅을 올리겠다는 것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던 공약... 이었죠. 혹시 마술 포스팅을 기대하신 분들이 있다면, 그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그동안 첫 마술 포스팅을 뭘로 해야 할지 고민했었습니다. 어짜피 일반 마술사들을 다루는 것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마술사를 다룰텐데, 누구를 다룰 것이냐, 아니면 어떤 마술을 중점으로 공략을 할것인가.. 하다가 일단 이 글부터 써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 글의 주제는 5분 안에 얼마나 많은 마술을 보여줄 수 있는가? 입니다.

 최근 싱가폴에 있는 중국계 마술사가 대단한 도전을 했습니다. 5분 안에 15개의 일루전 마술을 보여주겠다는 것인데, 이는 이전에 유튜브에 올라왔던 한스 클록(Hans Klok)의 5분 안에 10개를 보여준 마술을 5개 초과하는 것입니다. 그만큼 5분 안에 15개의 마술을 보여주는 것은 마술 기술의 속도와 숙련도나 동선 및 배치등의 작업이 잘 되어 있어야 한다는 이야깁니다.

 그럼 도전자들의 영상을 보시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처음 시도를 했던 한스 클록의 마술입니다.



한스 클록이 보여줬던 마술의 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Fire cage : 마술사가 아무도 없는 철장 바닥에 불을 붙인 다음에 천을 덮고 몇 초후 치우면 assistant가 나타나는 마술입니다. 이 마술은 동물들이 나오는 마술들에도 자주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2. switch(?) : 아직 정식 이름을 모르는 이 마술은, 마술사나 assistant를 상당한 높이의 cage에 가두워 놓고, 한 손을 내밀고 덮은 후, 아래에 있는 사람이 천을 올리고 내리면 위치가 변하는 마술입니다. 이 마술로 저도 Klok을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Hans Klok의 전매마술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
이은결의 마술 ]을 봅시다. 첫번째가 4번 마술이고, 두번째가 2번 마술입니다.

3. De kolta chair : 여자가 의자에 앉으면, 마술사가 그 위로 천을 덮어 사람을 사라지게 합니다. 한스 클록뿐만이 아니라 David Copperfield, Chris Angel등 많은 마술사가 사용한 마술이기도 합니다.

4. appearing lady(?) : 정식 이름을 논하기에는 비밀 문제가 있어서 이정도로.. 플랫폼 위에 올라서서 천을 드리우고 올렸다 내리면 여자가 나오는 마술이죠. appear계에서는 거의 기본 마술입니다.

5. sub trunk : 마술을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라면 절대 몰라서는 안되는 마술입니다. 현대 마술의 시조격인 후디니부터 왠만한 마술사라면 기본적으로 할 줄 알아야 하는 마술이죠. 시간 절약 상 로프 묶는건 안했네요:)

(참고로 여기까지 하는데 2분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빠른 속도죠?)

6. ? : 이 녀석도 정식 이름은 없을듯 한데, 여자가 앉아 있는 의자에서 천을 드리우고 잠시 후면 여자가 나오는 마술입니다. 아무래도 이것도 Klok이 새로 개발한 마술인 것 같네요. 짐작가는 데는 있습니다만 이것도 비밀과 직결되어 있는 터라..

7. Modern Art : Zig Zag와 함께 사람 몸 '자르기'의 삼대마술 중 하나입니다. 더 이상 설명 안합니다. 재미 있는 것은 자르고 나서 다시 복귀 안 시켜준다는 것 ㅋㅋㅋ

8. Android(?) : 여자의 다리만 돌아가고 상체는 없이 지나가는 마술이죠. Hans Klok도 사용하지만, 이를 응용한 [
Rudy coby의 마술 ]도 재미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이를 응용한 마술을 [ Kevin James ]나 Chris Angel도 보여준 적이 있지요. (그런데 이 마술은 Count에 들어가지 않았네요..)

9, Head drop : 갑자기 머리가 떨어지는 마술이지요. 이전에 MBC에서도 정형돈씨가 보여주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던 적이 있었고요.. 또한 Cyril의 마술로 인해 잘 알려져 있는 마술이기도 합니다.

10. Assistant's revenge : 마술사를 묶어두고 나서 여자가 커텐을 당귀로 뒤로 들어가면 둘이 서로 바뀌는 마술입니다.

11. Fire spiker : 역시 자주 보이는 마술이죠. 마술사가 여자를 상자 안에 집어넣고 긴 못(spike)에 불을 질러서 상자에 찔러넣으면 여자는 안 보이고.. 다시 빼어 놓고 천을 올리면 여자가 두명이나 나타나는 마술입니다. 여기서는 시간 상 그냥 찔러놓고 돌려놓는 마술이었죠.

 여기까지도 넘어서서, Hans Klok은 두가지 마술을 더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칼들을 가지고 하려고 했던건 뭐였는지 모르겠고, 마지막으로 하려고 했던 건..

(12.) Compressed : 오른쪽 왼쪽으로 돌리면 여자가 압축되고, 다시 돌리면 복구되는 마술입니다. 저의 아직도 풀리지 않는 숙제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왠만해서는 많은 일루션 마술사들이 하고 있는 마술이기도 하고요 ㅁㄴㅇㄹ 원래의 마술을 보시려면 [ 여기 ] 를 보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TV의 계산으로는 10개입니다만, 실제로는 5분 안에 11개의 마술을 보여준 것으로  집계되는군요.

 특히 5개의 마술을 2분 안, 8(7)개의 마술을 3분 안에 끝내는 실력은 세계 최고일듯 합니다. 하지만 그의 도전에 안타까움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1. 우선 맨 앞 3분간에 보여준 마술이 8개인데 비해, 나머지 2분에는 하나씩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빠른 속도와 집약력으로 보여준 스피드를 그대로 살리지 못하고 Assistant's revenge와 FIre spiker로 체감되는 속도가 느려졌습니다. 차라리 Compressed를 먼저 넣고 다른 빨리 할 수 있는 것들을 집어 넣었다면 Hans klok으로서는 13, 14개도 가능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2. 초를 줄이려는 노력이 약간은 부재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2번의 0:35 부근에서, 천을 근처에 놓고 대기하고 있었다면 5초 정도는 절약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3번도 1:10 부근에서 휘두르는 행위를 왜 하려고 했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2:34 부근에서는 칼을 한 번 뽑아주었다가 다시 꽂아 넣었는데, 이 부분이 굳이 필요할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목 마술도 굳이 올라갔다 내려가는게 아니라 시연자가 다가와서 보여주면 됐던 거고요.. 이런식으로 생각해도 최소한 10-20초 정도는 절약할 수 있습니다. 고정관념적으로 '마술을 할 때는 이런걸 이렇게 해서 보여줘야'한다고 생각했던 게 이런 패착을 가져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3. 맨 마지막에 칼 갖고 하는 마술은 왜 하려고 했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갑니다. 그냥 곧바로 Compressed를 빠르게 보여주는게 더 낮지 않았을까요?




자, 그러면 이 결과에 맞서 지난 6월 27일 신기록에 도전한 싱가포르의 한 마술사를 만나보시겠습니다. J C Sum과 "magic babe" Ning의 동영상입니다. 딱 5분 버전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들은 기록을 경신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15개의 마술을 하는데 성공했냐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자, 동영상을 다시 살펴보면서, 내용을 다시 검토해보도록 할까요.


1. Smoke chamber : 아무것도 없는 투명 원통이나 사각형 상자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그 사이에 마술사나 여자가 나타나는 마술입니다. ㅇㅁㅇ 오프닝 용으로는 적절하지요.

2. Crystal casket : 역시 어피어링 계통의 유명한 마술로서, 투명한 상자 위에 천을 덮고 몇초 후에 걷으면 여자가 나타나는 마술입니다. 다만 재미있는 것은 3면만 천을 덮고 돌려서 여자를 나타나게 했는데, Hans klok의 [
Hologram ]과 왠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3. Sub trunk : 아까 Hans klok이 했던 녀석과 동일합니다. 다만 투명한 상자로 해서 긴박감을 높였네요 ㅇㅁㅇ 그리고 올렸다 내리기만 하고 빨리 떨어트리지는 않았죠.

4. Appearing Motorbike : 새로운 방법을 써서 보여주는 마술이군요 ㅇㅇ 상자 앞에 커튼을 쳐서 상자 안에 아무 것도 없는 걸(?) 보여준 뒤 커튼을 올리면 오토바이가 등장하는 마술입니다.

5. Blammo box : 아무 것도 없는 박스의 윗 부분을 올리면 여자가 나타나는 마술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사옹되는 마술로는 [
Instant babe ] 의 초입이라던가, Rudy Coby의 [ Puppet boy ]가 있습니다. ㅇㅁㅇ

6-1 & 6-2. appearing cage : 라고 합시다. -_-; 랄까 마술사가 Blammo box에서 나온 여자를 box에 집어넣고 box를 들어서 보여주면 여자가 사라지는 마술과, 다시 box를 놓고 뚜껑을 열면 여자가 두명으로 뻥튀기하는 마술인데, 저는 여기까지가 하나의 마술이라고 생각하는데, performer 측에서는 이게 두개의 마술로 여겨지나 봅니다. 저는 하나로 통합해서 Count 하지요.

7. Walking thru steel : 상자 안에 철이 있고, 여자가 그 철을 통과하는 마술입니다. 랄까 소재만 특이할 뿐이지 유리, 플라스틱..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지지요:) 이전에 보여준 마술은 [
여기 ] 를 보시기 바랍니다.

(어쨌든 여기까지가 2분 10초 지났습니다. Hans Klok보다도 더 빠르군요:))

8. Walking thru woman : Walking thru glass를 이용한 마술입니다. 마술사가 여자 뒤에서 천을 올렸다 내리면 여자 앞으로 나와있는 마술이죠.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녀석입니다.

9. Shredder : 마술사나 여자를 상자 안에 넣고 밑의 spike를 위로 찔러 넣어도 다치지 않는 마술입니다.

10-1 & 10-2. 이 녀석도 6번 마술과 비슷한 녀석입니다. 다만 flatform 위에 여자가 들어가는 것 뿐이지요. 역시 이 마술을 마술사는 2개로 분리해서 count했습니다만..

11. Bo staff illusion : 여자를 작은 상자 안에 넣었다가 막대기로 찌르면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는 마술입니다. 이와 비슷한 종류로는 crusher가 있고요, 참고로 Juliana chen의 [
bo staff ]와 Mago martin의 [ bo staff illusion ]  한번씩 보시기 바랍니다.

12. bo staff에서 사라진 여자가 곧바로 다음 마술인 Woman's revolution으로 이동합니다. 일단 Teleporting이 성공한 만큼 독립된 마술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3. Woman's revolution : 여자가 반으로 잘려서 윗 부분이 한바퀴를 회전하는 롤러코스터 마술입니다. 이은결도 이현지씨랑 함께 X맨에서 보여준 적이 있었고, 저도 가장 해보고 싶은 마술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 마술을 완전히 끝내기 전에, 5분이 지나간 것이죠.


즉 세어보면서 그쪽의 말대로 count해보면 15개의 마술이 있는건 사실이지만, 그게 정말 15개로 세어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6번과 10번은 4개가 아니라 2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지만, 또 다른 분들은 각각의 부분을 하나의 마술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이고요. 어쨌든 이것은 국제적으로 납득가능한 결론이 나오지 않는 한 논란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 act를 통해 일단 세계 기록은 깬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제점은 남아 있습니다.

1. 6번이나 10번 마술 같이, 마술의 수를 세기에 매우 껄끄러운 부분들이 있다는 것은 결론적으로 어쨌든 간에 논란이 될 부분입니다. 논란을 피할 수 있도록 이러한 부분들을 개선하려는 노력이나 시도가 있어야 했습니다.

2. 조금 더 꼼수를 써도 괜찮을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sub trunk에서 뒤에 사다리를 장치한다던가, 10번 마술에서 act를 좀 더 단순화 하는 방법을 써도 괜찮았을 꺼고요, (돌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bo staff를 옮기는 시간을 줄여도 됐을 터이고.. 어쨌든 상당히 많이 시간을 압축했구나! 라는 생각은 들지만, 완전히 딱 압축되어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ㅇㅁㅇ


어쨌든 Woman's revolution을 마지막 마술로 미리 계산하고 작업한 것 같이, Hans klok보다 보다 압축적인 마술과 동선 배치, 그리고 여러가지 것들이 이분들이 세계기록을 갱신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두 동영상을 보면서, 역시 마술은 아무렇게나 하는게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좋은 시도가 있기를 바라면서, 오늘 마술 분석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봐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p.s 혹시 내용에 수정할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