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09 17:32

<일반의지 2.0>과 엔하계 위키, 그리고 친목사회


일반의지 2.0 - 8점
아즈마 히로키 지음, 안천 옮김/현실문화


단 해명부터 해두자. 나는 아즈마 히로키의 논의 그 자체에 대해서는 좋아한다. 그가 정리한 내용의 흐름, 그러니까 자신의 주장을 이끌어 내는 방식에 대해서는 좋아한다. 하지만 그가 주장하는 바는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보니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전에도 아즈마 히로키의 논의에 대해 크게 비판했는데, 이번에도 비판할 수 밖에 없다. 미리 양해를 구해둔다.

   엔하계 위키 이야기를 하기 위해 아즈마 히로키의 <일반의지 2.0>부터 다루고자 하는 이유는, <일반의지 2.0>이라는 개념이 가장 현실적으로 실현되고 있는 장소가 바로 한국 남성들이 주도하는 커뮤니티, 그리고 그 안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닮았기 때문이다. <일반의지 2.0>은 한국 사회의 무친목사회의 개념이 정확하게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그리고 그 방식이 왜 틀렸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도구다. 즉, <일반의지 2.0>을 통해 아즈마 히로키가 다룬 제안은 한국 사회와 엔하계 위키라는 -'다른' 것을 넘어 '틀렸다'고 판단하고 말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를 정도로 명확한 - 반례에 마주친다.

문제 1 : 일반의지의 조작가능성

<일반의지 2.0>의 한국어판이 출간되고(2012. 7. 10) 정확하게 다섯달이 지난 2012년 12월 11일부터, 한국 국민들은 당장 '일반의지'(General Will)의 무용성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당시 서울의 모 오피스텔에 머물러 있던 故 김하영 회사 직원(지금은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故라는 표기를 썼다)은 대선에 대입하기 위해 댓글을 달고 있던 중 갑자기 저녁에 들이친 민주통합당 의원들과 경찰들에 의해 적발당했다. 그러나 김씨는 자신이 소속된 심리정보국의 지시를 받고 해당 사실을 은폐했고, 대선이 치뤄진 이후 지속적으로 이뤄진 검찰과 대안언론 뉴스타파, JTBC의 조사가 있고 나서야 사실이 밝혀졌다.

   김씨를 포함한 여러 국정원 요원, 그리고 외부 조력자들은 국정원 상부의 지시에 따라 내부 비용으로 박근혜를 지지하고 문재인 당시 후보를 비난하는 댓글을 트위터와 뽐뿌, 보배드림, 일베 등의 SNS와 커뮤니티 게시판에 다중계정을 통해 다량으로 올렸으며, 이러한 사실이 빅데이터 회사들에 의해 밝혀지자 즉각적으로 해당 내용을 삭제하는 등 증거조작도 서슴지 않았다(물론 명품타임라인 윤정훈 목사의 십자가 알바단과 같이 당시 새누리당 내부에서 일어난 조작 움직임이나, 사이버군의 군기문란과는 별개의 움직임이었다). 즉 현재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이명박 정부의 행정부와 입법부 일부가 결합해 만들어 낸 일방향적인 의견 조작에 의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을 밝혀내는 즉시 박근혜 대통령은 수사에 임한 윤석렬 검사를 좌천시키고,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사적 사건을 드러내 결국 퇴임시켰다. 그리고 박근혜는 퇴임하지 않았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은 줄곧 여론의 조작을 지속적으로 꾀하고, 자신의 사익을 추구했다. 박근혜 정부는 최순실과 전 김기춘 비서실장의 조언에 의해 2014년부터 문화계, 스포츠계 등 각종 정부지원금 사업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의 목록인 블랙리스트를 만들었으며, 이에 반발하는 유진룡 전 장관을 해임해, 심사결과와 무관하게 이들을 지원결과에서 제거하고, 이를 통해 '종북좌파'의 돈줄을 끊었다. 동시에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에 이어 이른바 '종북좌파'로 불리는 환경운동연합, 참여연대 등의 사회단체에는 지원을 끊고, 반대로 아무런 사회공헌 없이 박근혜 정권에 유익한 목소리를 내놓은 어버이연합, 미디어워치 등의 여론조작 기관에는 전경련 등을 통해 재정을 우회지원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의도적으로 만든 것이다.

   그 결과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생성 및 정부와 기업에서의 예산 뜯어내기로 이어졌고, 결국 이러한 사실들이 폭로되면서 작년 12월 9월에서야 박근혜는 탄핵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이라는 이승만의 자유당이나 일본 자유민주당을 연상케 하는 아연실색한 이름으로 당명을 바꾸고,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행정부의 수반인 황교안 대행은 자유총연맹에 돈을 지원하면서 3월 1일에 100만명의 시민을 반대집회에 동원하도록 지시해 이러한 공론장 왜곡을 꾀하고 있다.

   그렇다면, 애초에 공론장이 정부에 의해 조작될 수 있는데, 일반의지가 정상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가. 아즈마 히로키는 <일반의지 2.0>에서 이러한 공론장이 트위터 등의 SNS에 의해 오롯이 존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애초에 원래의 데이터베이스의 조작 및 개입 가능성이 농후하고, 그러한 의견들을 나머지 개인의 의견과 분리해 볼 수 있는 방법론이 없는 한, SNS를 통한 일반의지의 형성은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당장 아즈마 히로키가 의지하는 댓글의 결과물 자체가 한국에서는 정부나 정당이 운영하는 댓글부대, 망○지, 장○ 냉면 등의 사이비 집단, 박사모를 포함한 '적극적 의사표현집단'들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이 높고, 그런 사례가 한국에서 수도 없이 나타났다는 사실을 상기하고자 한다.

이게 나라냐? (출처 : 연합뉴스)


   이러한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게 하는 또 다른 곳이 북괴일 것이다. 북괴는 자신들이 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소위 민주주의적 투표를 한다. 하지만 실제로 투표로 발표되는 결과는 98%, 99% 이상의 찬성결과다. 즉 해외에 나가 투표할 수 없는 사람을 제외한 숫자 전부가 로동당이 제시한 단일후보에 찬성투표를 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나오는 슬로건이 '모두 다 찬성투표하자!'다. 그런 투표를 통해서 '일반의지'가 형성되었으므로 김정일 김정은의 독재체제가 합법적으로 형성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객관적으로 보면 불가능하다.

   이와 같이, 실제의 일반의지와 다른 가시적인 '일반의지'가 정부나 다른 조직에 의해 형성될 가능성이 농후하고, 그러한 의지가 실제 통치기반을 지지해주는 것처럼 보일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기존 일반의지와 다르게 나오로록 유도된 '일반의지'에 대해 다른 이름을 붙여 루소와 아즈마가 주장하고자 하는 일반의지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는 일단 의사일반의지(Pseudo General Will)라는 이름을 붙여보자.

   박근혜 정권이나 북괴정권이 만들어낸 '일반의지'를 구분해서 원래 일반의지와 구별해 본다면, 이해는 간단해진다. 박근혜 정권이 강변하거나, 유지하거나, 실제 국민의 뜻이라고 대변한 의사일반의지는 대한민국 국민의 일반의지와 충돌하거나, 상반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다면 의사일반의지에 의해 생성된 정책 결과나, 아즈마 히로키가 그토록 비판한 '숙의민주주의'에 의해 생성된 결과나 동일하게 일반적으로 편향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일반의지 2.0>이 제시한 개념은 일반의지에 의사일반의지가 결합된 왜곡된 결과를 낳을 수 밖에 없는것으로서, 오히려 일반 절차에 비해 더 많은 빈도로 왜곡된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인데, 이 개념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문제 2: 구성원의 자격

<일반의지 2.0>에 따르면, 일반의지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항상 개인간의 의견 토론이나 의견 조정, 정당이나 결사와 같이 개인의 자발적인 의견을 훼손할 수 있는 내용(아즈마, 2012:52)은 배제되어야 하며, 정부는 일반의지를 즉각적으로 수집할 수 있도록 구성해(p. 39), 개인의지를 합친 결과물인 전체의지를 제대로 분석해 백터값을 제대로 계산해내고(pp. 46-7), 그 결과물인, '항상 옳고 공공의 이익을 향하고 있는'(p. 44. 루소의 말에서 재인용) 일반의지를 즉각적으로 실행해낼 수 있는 '중간단체'(p. 39)로서만 기능해야 한다.

   그런데 일반의지의 구현을 위해서 루소가 또 하나 더 강조한 것이 있다. 루소는 '공동선'을 이루기 위해 동질한 집단의 연합인 사회를 구성하기 위한(오근창, 2013:74) 필수적인 수단이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봤다. 첫째로 시민이 '공공선'을 인지하기 위해서 입법자가 입법 전에 '사회적 정신'을 양성시켜 공동체에 들어오거나 그 안에서 태어난 인간이 공동체의 일반의지를 준수하도록 만드는 것이다(:77). 둘째로, 이를 위해, 공동체를 애국심, 또는 '사회성의 감정'에 기반해 사랑하도록 만들기 위한(:79) 문화자본-사회자본을 구성하기 위해, 시민종교를 지정하고, 모든 공동체가 같은 종교 아래에서 '조국'을 사랑하도록 제안한다(:80).

   그렇다면 공동체의 일반의지는 항상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공동체에 새로 들어오거나 공동체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공동체의 일반의지를 드러내기에 적절한 인성이나 품성을 갖추지 않았을 때, 이를 교정하거나, 그들을 공동체나 공동체의 의사결정과정에서 내쫓아내면 된다는 결론이 쉽게 도출된다. 간단히 말해 일반의지는 일반적으로 동질적이거나 일원화된 사회에서라야 정상적으로 작동된다는 의미기도 하다. 세계화의 여파로 다원화, 다문화로 구성되어가고 있는 현재의 사회에는 적절하지 않은 방식인 셈이기도 하다.

현재는 당연하게 여기는 여성 투표, 아무렇게나 이뤄진 결과가 아니다.(Voice of America, PD)


   어쨌거나, 유일종교 형성을 위한 타종교 탄압이나 민주주의 탄압(은 이미 심각한 인권침해라는 사실이 자명하지만)을 통해 이런 절차를 충실히 거쳐 국민의 일반의지를 파악할 수 있는 단계에 도착한다고 치자. 그렇게 형성된 일반의지는 유지될 수 있는가. '집단'의 일관성이 항상 유지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집단의 일관성은 언제나 도전받으며, 더군다나 역사의 진행에 따른 결과물은 집단의 의사결정 참여권과 중요한 역할을 가진 사람의 수가 시간이 지날 수록 늘어나는 일관적인 현상을 보여왔다. 이미 인류는 흑인과 여성의 참정권을 인정받기 위해 많은 피와 시간을 소비했고, 그 결과 현대 사회는 여성이나 흑인들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이들의 일반의지와 기존의 '일반의지'가 충돌할 때, 단순히 이들이 합쳐진다는 것만으로, 올바른 '일반의지'가 측정될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은 우리가 이미 경험하고 있다. 핫한 이슈들을 제외하고 나서더라도, 우리는 장애인이나 노인이 일반 남성들과 동일한 발언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러한 상황을 느끼고, 살아나가고 있다. 심지어 개방된 믿음-사랑 공동체라는 개신교 교회라도, 가톨릭 교회라도, 어느 상가라도, 모든 공동체에서 발언권의 정도가 동일한 곳은 아무 곳도 없다. 어디선가는 자신의 발언의 권한이 깎여져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 '적법한' 모든 사람들이(여기에서 어린이나 범죄자는 일단 빼 주도록 하자) 자신의 배경에 의해 발언권이나 의결권을 제한당한다면, 그리고 누군가에 의해서 언제라도 그 의결권이 제한당할 우려가 있다면, 그 사람들이 빠져 있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정치행위는 정당한가. 여기에 하나 더해, 최근 다문화 사회 문제로 발생하는, 공동체 속으로 들어오는 외국인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문제 3: 파당이 없더라도, 차이는 존재한다

셋째로 살펴봐야 할 점은, 루소가 '일반의지'의 활성화 요건의 하나로, 파당이나 사전담론 구성의 금지, 더 정확하게는 '시민 상호간에 어떤 소통도 없는 상태'(오근창, 2013:72, 사회계약론 :371-372에서 재인용)를 명시했다는 점이다. 이 주장을 그대로 실현하기 위해 파당이나 사전담론 구성을 금지한 가장 효율적인 사례가, 조지 오웰의 <1984>의 국가 IngSoc이 나타내는 공통의 비판 대상과 강력한 숙청이나, 그 곳의 현실판인 북괴에서 나타내는 상호비판과 수용소 제도라는 사실만을 살펴도 분명한 바, '부분적 사회'(Partial society, ibid.)를 없애기 위한 노력은 결국 인간 본성과 인권에 대한 침범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할 수 밖에 없다. 즉 일반의지가 생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전적 조건은, 사실 이성적 판단을 빌미로 한 비인간성이다.

   그렇지 않고, 이성적 판단이나 대화가 존재한다면, 과연 그 안에서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가. 루소가 비판하는 특수의지가 자연적으로 생겨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아즈마 히로키가 희망을 걸고 의지하는 트위터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한국에서 어떻게 발전되었는지 간략하게나마 살펴보고자 한다. (물론 라운지를 갖췄던 플레이톡이라는 반례를 여기에서 무시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관리자에 의한 종국을 생각하면, 이렇게 형성된 일반의지가 언제라도 파괴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2009년 트위터 붐이 시작된 이후 2011년까지, 트위터는 하나의 공론장으로 인식됐다. 생각해 보면 이런 결과는 플레이톡 사건 이후 사용자들이 트위터로 나오면서 강화되기까지 했다. 그 당시를 떠올려보면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쉽게 만날 수 있거나 친해질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모든 사람들이 이 공산을 소통의 공간으로 생각하고 대화를 이어 나갔으니, 당연히 사회적 공론장의 기능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줄로 생각했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이런 모습은 사라지고 말았다. 그 확실한 증거가 이찬진 전 한글과컴퓨터 사장이 개발한 서비스 twtkr과 다양한 당 활동을 트위터를 통해 제공했던 twtmt의 몰락이다. 여기까지만 읽고 보면 트위터라는 공론장이 특수의지를 배척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고, 일반의지를 형성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미 2010년도부터 일반적 공론장보다는 더욱 세부화된 특수공론장의 존재가 그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그것이 보여주는 것이 TL계다. 타임라인이라는 단어를 차지한 TL계, 또는 '애니프사'로 불리는 주로 10-20대 남성들의 그룹이 2010년도 초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다(참고로 이들의 타임라인을 수집해 볼 목적으로 @e1if를 저자가 만든 시점이 2010년 6월이다). 물론 그 당시 기존 트위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었지만, 이들이 동시 시점에 트위터에서 나눴던 담론의 내용은 기존의 한국 트위터 사용자들과는 달리, 주로 만화-애니메이션 동호문화나 리듬게임 등의 내용이었다. 따라서 이들의 타임라인 내용은 기존의 담론과 다른 특수의지의 발현일 수 밖에 없었다. 이 시기에 생겨난 기타 당들도 별도의 해시태그를 달고 트위터 안에서 결과적으로 또래별 움직임과 같이 분리된 집단을 형성했다는 점에 유의하자.

   이 글이 한국 트위터사를 쓰려는 목적이 아니므로 짧게 더 언급하자면, 이후 2013~4년부터 그 대척점에 여성 코스어를 포함한 여성 만화-애니메이션 동호인들, 대중문화 팬덤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들 또한 자신들의 선호에 따라 자신들의 친구가 될 사람들을 선택했으며, 특히 기존 TL러들이 구축해 사용하던 봇 기능을 캐릭터를 이입시키는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했다(이 과정에서 수동봇 기능에 대한 남TL-여TL간 설전이 있기도 했다). 그 결과 이들 또한 트위터에서 새로은 비가시적인 사용자그룹으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모습이 한국에서만 발생한 특수사례일까? 그렇지 않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일본의 코스어나 철도동호인들도 이미 나름대로의 비가시적 유저 그룹을 형성하고 있고, 이들의 대화 내용 또한 일반인들의 그것과는 분리되어 있다.

여TL과 남TL 모두를 정치 장(field)에 끌고 들어온 김용익 전 의원의 공로를 무시할 수 없다. (출처:twitter.com)


   그렇다면 이 사례를 다시 우리가 검토할 주장에 비추어 살펴보도록 하자. 아즈마의 <일반의지 2.0>의 가능성은, SNS, 특히 트위터의 '비분할된 하나의 공론장'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모두'의 '일반의지'를 즉각적으로 수렴할 수 있다는 기능을 바탕으로 제안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트위터만 해도 하나의 '공개되어 있는 언어별 언론에 의한 공론장'은 나이와 성별, 문화자본이나 사회자본, 정치적 성향, 종교 등의 비가시적인 구성요소들에 의해 잘게 조개져 있다. 이런 상태에서 단순히 트위터를 일반의지를 형성할 수 있는 통로로 보기에는 큰 무리가 있다. 당장 트위터만 해도 공개적인 라운지가 아닌 사용자에 의한 폴로잉에 의해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그 과정에서 네트워크 바깥의 정보를 공식적으로 수집하는 데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들이 더욱 심화된 장소가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 등의 폐쇄적인 SNS다. 많은 소셜미디어 업계인들은 카카오스토리를 주로 20대 후반 ~ 30대 어머니들의 소통 공간으로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카카오스토리를 젊은 주부들에게 마케팅하기 위한 공간으로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 한켠에는 코스어들이나 만화-애니메이션 동호인 등이 상당수 있다. 이들의 소통 내용 또한 젊은 주부의 그것과 전혀 다르고, 더군다나 이들의 네트워크들은 결과적으로 몇몇의 소수 링크를 제외하면 메인스트림과 분리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들 SNS에서는 <일반의지>가 여러 개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는가? 일반의지가 전체 담론을 수용하는 공론장 개념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이들 네트워크에서는 특수의지들만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해 준다.

   또한 SNS와 같이 자발적인 서비스에서는 한국 국민이나 일본 국민과 같이 일정 사회 구성원의 일반의지를 수집하고자 하는 시도에도 무리가 있다. 우선 폴로잉이나 이를 차단하는 것은 사용자의 자유이므로 하나의 계정이 모든 계정을 폴로잉하는 것을 수락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즉, 일반의지 구성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또한 같은 언어권에 있고 타자의 언어를 이해하고 표출하기에 큰 어려움이 없지만, 집단의지를 구성하기에 적정하지 않은 구성원들이 해당 일반의지 구성을 위한 단계에 끼어들 수 있다. 또한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 신체 장애인(정신/발달장애의 문제는 여기서 잠시 미뤄두도록 하자) 등의 정보취약계층은 당연히 SNS에서 다른 일반인과 동일한 만큼의 의사표현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SNS를 포함한 네트워킹 서비스는 특수의지들을 더욱 극명히 드러내는 역할을 할 뿐, 특수의지들 속에서 일반의지를 드러내는데 기여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반론 : 통계학적 관점에서?

그러나 다음과 같은 반론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아즈키 히로마는 루소가 벡터 개념을 이용해 의견을 수학적으로 도출할 수 있는 상태를 예측했으며, <일반의지>가 수학적인 존재이자 사물적인 존재로서 존재한다고 봤다(아즈마 히로키, 2013:). 즉 일반의지의 구성은 자신의 내용만을 피력할 수 있는 충분한 물리적 조치가 이뤄진다면 충분히 성립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주장하는 집단들의 차이가 실제로 파당으로는 나타나지 않은 상태이므로, 이들의 차이는 일반의지를 나타내는 데 무리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충분히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통계학에 따르면 모집단의 수가 많아질 수록, 실제 결과와의 오차는 크게 줄어든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의 일반의지가 구축될 수 없는 상황에 있다고 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모아 구축한 일반의지라면 실제 일반의지와의 차이가 적지 않겠는가."

   이 질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답하고 싶다. 우선 SNS가 구축한 모집단이 한국인이나 일본인 등의 국민 일반을 대표하는 집단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물며 1000명짜리 설문조사라도 국가 국민의 인구 구성비율에 맞춰 최대한 가깝게 구성해서 설문을 진행한다. 심지어 모든 사람이 응답할 수 없는 모집단인 RDD(무작위 전화방식)로 전화를 걸더라도 전화를 받은 설문 대상자가 미리 설정된 해당 나이대나 연령대에 배정된 사람 수를 넘어선다면 그 사람에게서는 설문을 받지 않는다. 그런 물리적인 모집단 구축이 SNS에서는 가능할까? SNS에서는 계정 뒤에 있는 사람의 개인정보를 셀러브리티가 아닌 이상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 나이나 연령도, 라이프스타일도 글재주와 문화자본이 있다면야 넷카마(ネカマ) 같이 쉽게 속일 수 있다. 그렇다면 트위터라는 모집단에서 추출한 사람들이 실제 한국 국민이나 일본 국민의 일반의지와 유사한 결과에서 얼마나 큰 오차범위를 가질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아마 생각보다 더 많은 오차가 발생할 가능성을 더욱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마땅하리라.

   따라서 우리는 인터넷 상에서 형성되는 의견이 완전한 인간이나 해당 국가, 사회 구성원의 전체 의지를 항상 대변할 수 없고, 한 사람이 다수의 내용에서 습득할 수 있는 내용은 그 사람이 속해 있는 네트워크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 네트워크에서 습득한 <일반의지>는 사실 국가-지역 공동체, 또는 어중의 일부로 구성된 '파당'에서만 모을 수 있는 내용을 모은, 이른바 유사일반의지에 가까울 수 밖에 없다는 추론을 도출할 수 있다. 이 추론의 이론적 정합성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다른 분들이 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제 유사일반의지가 '파당'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엔하계 위키 사례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무엇이 일어났는가

티셔츠 한장의 힘. (출처: tumblbug.com)


나 같은 ‘한남충’ ‘개저씨’의 눈으로 봐도 너무들 한다. 이제야 메갈리안의 행태가 이해가 될 정도다. 듣자 하니 이들이 자기와 견해가 다른 웹툰 작가들의 살생부까지 만들어 돌렸단다. 그 살생부에 아직 자리가 남아 있으면 내 이름도 넣어주기 바란다. 메갈리안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빌어먹을 상황은 나로 하여금 그 비열한 자들의 집단을 향해 이렇게 외치게 만든다. “나도 메갈리안이다.”
- 진중권(2016년 7월 27일), 매일신문, '나도 메갈리안이다'

진중권 교수가 이렇게까지 말하게 한 '집단'은 사회 집단이 아니었다. 그들은 서로 얼굴도 모르고, 그곳에서 만나는 다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활동을 하는지에 대한 관심도 없다. 그러나 이들은 사회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소비자'의 힘으로 이를 밀어붙였다. 나중에는 해외에도 존재하지 않는 '성평등주의'라는 개인연구의 결과물이 실존하는 학술 개념인 것처럼 문서를 작성하고, 모두가 실존하는 개념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위키얼리티(Wikiality : 위키에 글을 올려 '현실'을 수정하고자 하는 반달리즘) 행위를 저지르기까지 했다. 바로 익명의 나무위키 편집자들이다. 어쩌다 집단지성 위키 편집자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폭력을 가하는데까지 이르게 됐나.

   이 사건은 클로저스의 신 캐릭 '티나'에서 목소리 성우로 활동하게 된 김자연 성우(이후 '김자연'이라고 칭한다)가 2016년 7월 '메갈리안4'를 위한 텀블벅 펀딩 결과물인 'Girls do not need a prince' 티셔츠를 찍은 사진을 올린 작은 행동에서 시작됐다. 당시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남성들의 부당한 분노가 형성된 상황에서, 이 '작은 행동'에 분개한, '남성옹호론'을 가진 편집자들은 이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목록을 근거를 붙여 나무위키에 목록으로 남겼다. 그 자체로는 일상생활 사회에서 영향을 끼칠 수 없을 법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지속적으로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김자연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목록화한 결과는 처참했다. 이 리스트에 올려진 상당수가 계약 해지를 당하고, 작가나 제작자들에게는 환불 사례가 이어지는 등 물질적인 손해가 이어졌다. 

   문제는 이러한 물리적인 피해가 단순히 만화-애니메이션 문화 뿐만이 아니라, TRPG 같이 논리적으로는 관계가 없어보이는 문화구성원, 심지어 시사iN이라는 공식적인 언론 매체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물론 소비자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콘텐츠 구매를 취소하거나 거절하는 등의 다양한 소비자 권리를 행사할 능력은 있다. 그러나 그것이 자신의 의지와 반한다는 이유로 타인의 표현의 자유를 훼손할 정도까지 압박을 주는, 폭력을 행사할 규모의 '권리행사'는 곧 정당하지 않은 폭력이 되기 마련이다. 또한 이러한 폭력은 다른 사람에 대한 차별 행위이기도 하다. 장애인에게 동일한 수준의 차별이 이어졌다면 곧바로 장애인차별법에 의해 처벌받았을 분명한 차별행위였다.

   이런 결과는 현재까지 나무위키에서 일으킨 가장 큰 지적 사기 사건인 성평등주의 사건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성평등주의 날조사건은 김자연 성우 사이버 폭력 사건이 진정되어 가던 2016년 8월 2일, 한 나무위키 편집자가 성평등주의라는 문서를 작성한 것으로 시작된다. 이 문서에 대해서는 대학원생 연구자나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했으나, 이러한 문제제기는 어김없이 막혀졌다. 결국 이 사건은 한 페미위키 사용자가 반대근거를 정당하게 제시하고 나서야 날조사건으로 정리되었으나, 해당 문제를 제기한 사용자는 괴씸죄로 차단되기에 이른다.

   우리는 이들의 모습을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서도 본다. 박근혜 대통령을 찬성하는 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세월호 뱃지를 단 사람이나, 자신들의 입장을 보도해 온 MBC를 제외한 언론기자들에게 적대감을 보내는 일은 이제 익숙할 지경이다. 심지어 우리는 2017년 3월 10일 탄핵 가결과 함께 지지자들이 기자들의 카메라를 빼앗아 가고, 육중한 철사다리로 그들을 타격하며, 심지어 (기존의 '좌빨' 시위자들도 감히 시도하지 않았던 결과인) 경찰차를 빼앗아 폴리스라인을 파괴하고, 그 사이로 쳐들어가는 '폭동'을 목격했다. 이들의 모습과 엔하위키 사용자, 또는 '남성 누리꾼'들의 폭력성은 단지 자신의 주장을 실현하기 위한 폭력이 결과적으로 성공해 효력을 끼쳤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만 다를 뿐이지 사실 큰 차이가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2017:01:06 23:45:40

(출처: nocutilbe.com)


의사일반의지의 작동방식 : 동일성, 억압/폭력, 배제/학습-체념

   의사일반의지가 어떻게 엔하계 위키에서 형성돼 자리잡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나무위키나 엔하위키의 토론장 안에서 흘러가는 모습들을 찾아보면 금새 이해할 수 있다. 우선 그룹 안에서 헤게모니를 잡은 사람들이 자신의 헤게모니와 반대되는 사람들이 제시하는 의견을 무시하거나 지속적으로 반박한다. 이 단계에서 이들은 인신공격을 일삼고, 절대로 자신의 주장과 반대되는 것이 사실이거나, 자신의 주장과 반대되는 사실이 존재할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즉 자신의 주장의 근거와 반대되는 신뢰할 수 있는 증거들이 존재하더라도 그들 근거의 가치를 얕잡고 무조건적으로 부정한다. 물론 그러한 것들을 부정할 수 밖에 없는 합리적인 반례가 등장하면 해당 내용을 일반적인 것이 아닌 '일부'의 사례라고 몰아세운다. 그리고는 자신의 논리가 코너로 몰리더라도 자신을 구원해줄 다른 사용자가 등장해 주리라고 믿는다. 물론 그 믿음에 따라 엔하계 위키에서는 다른 사용자가 금새 등장한다. 

   다른 사용자들과 함께 합세하면 이성적 논의에 대한 이성을 가장한 '유사감성'적이거나 반이성적인 주장의 표면적 신뢰성은 배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용자가 해당 주장을 지속적으로 반박하면 이제 할 일은 그 사람을 다양한 죄명을 붙여 차단을 신청하는 일이다. 차단이 받아들여지면 그 사람이 다른 공동체의 사람들에게 반박을 지속할 수 없으므로, 합리적인 주장을 차단하는데 있어서 매우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 이후에 계속해서 의견을 피력하려는 경우에는 영구차단을 통해 해당 담론장에서 추방해버리면 된다. 물론 자신이 '밀려서' 처벌받는 경우더라도, 자신의 잘못을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하면 그만이다. 이것이 심지어 한국어 위키백과를 포함한 대부분의 집단지성 위키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흐름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의사일반의지의 실현과정을 보다 학술적 개념으로 다듬어 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 기호학이나 응용인문학, 사회학과의 이론과 도식들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도식을 제안해보고자 한다.물론 본 글의 특성상 개인의 아이디어에 기반한 가설일 뿐이니 대안 제시와 반론은 언제라도 환영한다.

   첫째로 '동일성'단계다. 의사일반의지는, 애초에 내가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다수가 될 때 형성된다. 삼인성호라는 말이 있다. 세 사람이 같은 말을 하기만 해도 없던 사실이 생겨난다는 말인데, 이를 다른 관점에서 보면, 다른 사람들이 주장하는 내용에 동감하는 사람이 많아질 수록 해당 주장의 힘이 강해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어떤 주장이 많은 사람들의 동감을 얻는 과정이 주장의 진위나 이성적 합리성과 무관하게, 동일성을 구성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인 일부의 공감화(Empathizing)와 다수의 체계화(Systemizing: Baron-Cohen, 2008, 2009) - 즉 체계화 주도적인 인지-의사판단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박근헤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믿는 것은, 그리고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만들어 공당의 의사결정까지 영향을 끼친 그 사람들이 믿는 그 것은, 팩트가 아닌 체계화된 지식이다. 

   또한 함께, 인간의 기본적인 능력이자, 의사소통, 친목의 기본 조건인 공감화가 한편으로 공감의 정도를 높여 다른 사람들을 환대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반면, 다른 편에서는 다른 사람들과의 차이를 두기 위한 고맥락적(high-contextual) 상황을 만들어내기 위한 요소가 될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고 싶다. 특히 고맥락성은 커뮤니케이션 주체가 다른 사람과 같은 경험이나 기억을 지니고 있을 것을 가정하고 있다. 즉 같은 경험을 많이 쌓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발전할수록, 맥락이 쌓여나가고, 이것은 또다시 다른 사회자본이나 문화자본으로 발전한다. 문화자본의 차이가 사회 계급의 형성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브루디외가 사회학적 연구를 통해 증명해 낸 바이기도 하다.

   둘째로 '억압/폭력' 단계다. 구체적으로 억압 단계는 사람의 인지 구성 단계에서, 폭력은 해당 인지 결과에 의한 행동적 단계에서 발생하는 상호작용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할 것 같다. 이 단계에서 해당 의사일반의지에 소속되었다고 여기는 구성원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 자신의 인지 체계나 세계관, 또는 독특한 주장을 받아들이도록 비명시적이거나 명시적인 방식을 통해 설득하며, 일정기간이 지나도 설득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구성원들이 책임을 느끼게 될 경우에는, 그 정도가 심해지면 아예 물리적/심리적 억압이나, 체벌이나 집단 따돌림을 가하기 시작한다. 

   특히 억압을 받은 대상이 해당 의사일반의지를 가진 사람들 사이와 큰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거나, 그들 속에서 살 수 밖에 없는 경우에는 그 공동체에 친화될 것을 요청받는 정도가 더욱 심해지게 된다. 이러한 것을 이용해 사람들을 억누르는 구체적인 사례가 소위 이단-사이비 종교나, 강제 네트워크 마케팅 업체들이다. 특히 특정 종교는 이를 매우 극대화해 활용하고 있다. 이 종교집단은 교회나 일상생활 주변의 섭외 대상자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그 종교공동체에 소속되기에 필요한 세뇌 교육과정을 교육받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이 현상은 해당 섭외대상자가 직접적으로 억압과 폭력을 느끼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집단의 힘으로 해당 대상자의 생활에 폭력을 가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이러한 주장은 최병철 교수의 최신작 <타자의 추방>과 곁들여 읽을 때 보다 더 구체적이 된다. 이 책에서 최 교수는 하이데거를 인용해 다른 사람들과의 차이가 사라지도록 강요하는 존재인 세인das Man을 소개하고, 주체가 다른 타자가 아닌 세인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최병철, 2017:46). 특히 전제적 통치사회와 달리, 현재의 사회는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상대적 평균치와 자신과의 비교를 끊임없이 유도한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과의 동일성을 유지해야 하기 위한 '자기정체성'의 범위는 시장이나 국가가 용인할 수 있을 정도의 '시스템과 일치하는 차이'만이 허용된다는 것이다(:35). 여기에서의 '시스템'은 또한 자신이 용인할 수 없는 차이에 대해서는 그 '의지'를 지키기 위해 가차없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의사일반의지와 호환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배제/학습-체념' 단계다. 이 단계에서의 반응은 해당 대상자의 반응에 따라 두가지로 나뉜다.

   첫째로, 어떠한 설득을 해도 듣지 않는 사람들은 배제시켜버린다. 물론 그 방식은 왕따에서부터 공동체로부터의 추방, 더 나아가 사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이미 이 단계에서 해당 의사일반의지 속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은 '추방자'들의 인권이나 존재를 고려하지 않으며, 그들을 무시하는 것이 '일반의지'의 성취를 이루는데 오히려 도움이 될 뿐만이 아니라, '추방자'들에게도 다시 생각할 기회를 주는 올바른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마저 있다. 물론 배제된 대상자 또한 일반의지 바깥으로 나오도록 내부 구성원들을 추동할 수 있지만, 동시에 그들에게 관심을 두는 것을 중단하는 것을 대안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한편, 양심의 자유보다는 눈 앞의 위협이나 생사의 갈림길 앞에 어쩔 수 없이 굴복하는 경우가 있다. 즉 그들의 주장이 거짓말임을 알면서도 그들의 주장을 학습하고 '받아들이는 척' 하는 것이다. 이 경우 이들은 거짓말로 해당 의사일반의지를 갖춘 집단 속에서 살아나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결국 거짓말을 할 수 없어서 시간이 지나면 탈출 방법을 모색해 결국은 그 곳을 벗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제반 사정으로 마음과 몸에 상처를 입고 그 곳의 주장에 알맞게 살아나갈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더 많다. 결국 이들은 거짓의 왕국 속에서, 거짓말을 하며, 가끔씩 머리 속으로 진실을 되뇌이는 수밖에 없다. 거짓이 사실로 입증되지 않는 것을 보면서도 계속해서 그 거짓 속에 머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나가며

더 길어졌다가는 이 글의 원 목적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글이 너무 길어질테니, 이쯤에서 정리해 보도록 하자.

   한병철은 다른 사람과 동일하게 되도록 끊임없이 요구하는 것이 과거에는 정부와 같이 명시적인 획일성을 지시하는 외부 폭력에 의한 압력이었다면, 지금은 보이지 않는 힘인, 다른 사람과 동일하게 되는 데에서 발생하는 긍정성 - 그리고 그가 명시하지는 않지만, 이익일 것이다 - 이라고 지적한다(한병철, 2012:12, 16-17). 문제는 그 긍정성이 결과적으로 무한한 상대평가를 불러 일으키고 그럼으로서 '개인들에게 부담을 주고 개인들을 망가뜨리'게 된다는 점에 있다(한병철, 2017:53), 황푸하(2016)가 말하듯이, '우리'가 '실패에 동참하'고, '비참한 패배'를 느끼도록 하는 존재는 다른 사람이 아닌, 자아 그 자체다. 하지만, 그 자아의 정념서사 프로그램을 가동시키는 것은 '같은 것을 지속시키'ㅁ으로서 '체계적인 폭력을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한병철, 2017:47), 의사일반의지다. 아니, 의사일반의지를 일반의지처럼 느끼게 만드는 폭력이다.

   예수와 스데반이 죽으면서 공통적으로 말한 말이 '저들이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올바른 말이다. 의사일반의지 속에 있는 사람들은 결국 그 사실이나 세계관, 사고구조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 가능성을 거의 차단당한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그 의사일반의지가 생성하는 서사구조 체계속에서 자신들의 서사구조 체계에 합당한 왜곡된 '팩트'만을 수신하고, 그 팩트들이 구성한 의사구조-앎 속에서 살아간다. 한번 형성된 세계관, 그리고 패러다임은 그 패러다임을 대체할 의지를 제공할만큼 큰 반대 자극이 없는 한, 결과적으로는 그 발동에 실패하게 된다. 그리고 폭력은 결국 희생양을 찾고, 의사일반의지 속의 사람들은 계속해서 불필요한 높은 기준에 시달리면서, 언젠가 나도 그들 속에서 희생양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가운데 살아가야만 한다.

   그렇다면, 무한의 정념서사구조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해당 서사구조에의 동참을 취소하고 새로운 서사구조로 이행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까지 인터넷 일각에서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는 친목에 대한 재가치평가가 필요하다. 친목이라는 말이 인터넷 상에서 보통 여러명이서 소규모로만 모이는 것을 가르키는 개념인 것과는 반대로, 실제의 친목은 '서로 뜻이 맞고 정다'ㅂ도록(우리말샘, CC BY-SA 2.0) 친해지는 행위를 의미한다. 레비나스는 환대를 강조하면서, 환대에 필요한 기본적인 자질이 자아에 대한 부인이라고 지적한다. 자신의 주장만을 반복할 때, 폭력은 오히려 정당화된다.

   그러므로 친목, 또는 화목은 '자아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행위를 통해 달성된다. 서로 다른 사람이라도 뜻을 맞추거나, 그 사이에서 최소한의 합의를 찾아나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자신의 의지를 어느 정도 내려놓아야 한다. 한병철은 <타자의 추방>에서 결과적인 대안으로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제안한다. '성평등주의가 올바른 방향이며, 현재의 잘못된 페미니즘은 개정되어야 한다'는 나무위키 구성원들의 주장, '박근혜 탄핵은 무효이며, 이에 찬동하지 않는 사람들은 종북세력으로서 대한민국을 멸망시킬 것이다'는 박사모의 주장, 기타 신흥종교 집단들의 터무니없는 주장들을 멈추도록 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이 다른 이야기들을 듣고, 그 이야기들에 반응해 보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반응에의 초대는 누군가가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깊고 높은 벽을 넘어 '아니라'는 목소리, 즉 '고귀한 저항'(황푸하, 2016)을 시작할 때, 비로소 가능해질 것이다. (170214-0405)

참고문헌 

자크 데리다(2016), 아듀 레비나스, 문학과지성사.
아즈마 히로키(2012), 일반의지 2.0, 현실문화.
오근창(2013), 일반의지의 두 조건은 상충하는가? - 루소와 '자유롭도록 강제됨'의 역설, 철학사상, 47. pp. 67-98.
진중권(2016), 나도 메갈리안이다, 매일신문. 2016. 7. 27.
한병철(2012), 피로사회, 문학과지성사.
한병철(2017), 타자의 추방, 문학과지성사.
황푸하(2016), 우리는 오늘도, 젠트리피케이션.  
Simon Baron-Cohen(2008). "Autism, hypersystemizing, and truth" (PDF). Quarterly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61(1), 64-75. doi:10.1080/1747021070150874
Simon Baron-Cohen(2009). "Autism: The Empathizing–Systemizing (E-S) Theory". Annals of the New York Academy of Sciences, 1156, 68-80. doi:10.1111/j.1749-6632.2009.04467.x



신고
Trackback : 0 Comment : 0
2017.02.02 22:59

<세카이계란 무엇인가> - 좋지만 논란성이 많을, 웹컬처 역사서


SM-G930L | 1/11sec | F/1.7 | 0.00 EV | 4.2mm | ISO-200 | 2017:01:26 14:04:52


1. <세카이계란 무엇인가>가 작년에 국내에서 번역출판되었다는 사실은 접했지만, 최근에 들어서 웹컬처 비평계에서 <너의 이름은>과 세카이계의 유사성이 지적되면서 책의 내용을 읽게 되었다.

2. <세카이계가 무엇인가>는 의외로 세카이계의 개념에 대해 논의하는 연구서라기보다는, 세카이계라는 개념을 빌어 '오타쿠'문화, 특히 소위 '3세대 오덕'의 역사 전개 과정을 정립한 역사서에 가깝다는 것이 내 인상이다. 특히 오카다 토시오의 <오타쿠학 입문>(한국어판 <오타쿠>)에서 설명한 오타쿠와 현재의 '오타쿠' 문화와의 차이가 적지 않아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의외로 그 사이의 변화를 가장 납득가능하게 설명한 논고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3. 본격적으로 몇가지 점에서 책의 논의에 대한 입장을 남기고자 한다. 우선 기존의 애니메이션의 팬들은 애니메이션을 메타서사적 관점에서 바라봤지만, <에반게리온>기점으로 캐릭터에 집중하는 일련의 팬들이 생겨나 일반화됐고, 그 추진력에 의해 기존의 오타쿠 문화에서 현재의 '오덕' 문화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게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기존의 오타쿠가 끼치는 역할이 적어지게 되었다는 논의 전반에 대해서는 동감하고, 기존의 만화-애니 동호 논의에 있어서 간과되기 쉬웠던 부분에 대한 지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또한 '세카이계'의 핵심 부분으로 '세계 설정',즉 '세계관'의 부재를 지적하고 있는 점(p. 91-92)에도 매우 동감한다. 다만 이러한 세계관의 부재가 가져다 준 영향력은 이 책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지 않으므로 부연설명을 하도록 한다. 톨킨의 방대한 판타지, 그의 세계관에서 출몰한 D&D(Dungeon and Dragon)를 시점으로 하는 TRPG, 그리고 SF가 1960-70년대 일본에 수입된다. 이 시기의 일본 만화-애니메이션도 설정, 즉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하기에 집중하면서 일본 내에서 충분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출판했다. 이어 미국에서 수입된 소설들의 이야기하기 방식이나 세계관을 바탕으로 생겨난 일본인 SF/판타지 작가들의 스토리텔링도 세계관을 충분히 구축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었다. 그것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1986년도에 TR 리플레이로 시작돼 1988년 출간된 판타지 소설 <로도스도 전기>다. 이런 흐름은 1996년 4월부터 발간돼 1999년 2월 1쿨 애니메이션으로 등장한 <성계의 문장> 시리즈까지 이어진다. 물론 한국에서도 1990년대 후반 이영도-전민희 작가님들에 의해 이러한 흐름이 충실하게 소개된다. 

   이러한 상황이 1995년 <에바>로 깨지기 시작했다는 것이 이 책의 중심 주장이다. 따라서 <에바>는, 일본 장르문학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즉 2000년대 전까지 판타지/SF 소설이 장르문학의 중심을 차지했다면, 2000년대 이후에는 알 수 없는 사이에 그 자리를 라이트노벨이 점거하게 된다. 이러한 점은 1994년 로도스도 전기의 후속작 <표류전기 크리스타니아>로 시작된 (ASCII) 미디어웍스 (현 카도가와) 전격문고가 현재는 라이트노벨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문고가 되어 있다는 사실에서도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인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전격문고를 포함한 다양한 문고들의 매체 발간 현황에 대한 정확한 추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어쨌던, 장르문학의 선호도를 '세계관 기반 스토리'에서 '캐릭터 기반 스토리'로 변형시킨 일본의 웹컬처 지각변동에 <에바>가 어떤 의미에서든지 큰 영향력을 끼쳤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4. 그러나 세부 텍스트로 들어가보면 저자의 논조에는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우선 다음 인용문을 살펴보자.

즉, <에반게리온> 이전 시기 오타쿠들의 작품 수용 태도는 이야기로부터 세계관을 읽어내는 '이야기 소비'를 비롯해 오카타 토시오가 말한 암호를 읽어내는 태도 같은, 지극히 기형적인 형태로 변해 있었다. 때문에 <별의 목소리>나 <최종병기 그녀> <이리야> 같은 소박한 이야기로의 회귀, 또는 평범하게 '이야기를 즐긴다' '등장인물에 감정을 입한다'는 작품 수용태도가 오히려 기이한 것으로 인식된 것이다. (p. 99.)

   저자가 아즈마 히로키씨와 일정 부분의 관점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인용문은 저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지만, 전술한 장르문학 사정까지 고려해 살펴볼 때, 이 주장에는 분명한 오류가 있다고 생각된다. 굳이 <왕립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를 들먹거리지 않더라도, 이야기와 그 세계관에 주목하는 활동은 만화-애니메이션만이 아니라 이미 그 모태가 되는 장르문학 차원에서도 흔한 일이었고, 그것이 영상 분야에서는 영상에 대한 철저한 탐구로 나타났을 뿐이다. 오타쿠의 세계관 기반 활동이 기형적인 형태였다면, 그 당시의 일본의 판타지/SF 작가와 독자들, 그리고 TRPG 플레이어들 또한 '기형적인 형태'의 스토리 소비를 하고 있었단 말인가. 

   <에반게리온> 이전의 '이야기 기반'의 작품,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에서 캐릭터에 대한 이입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여성 동인계의 동인활동이 그 주요 반례가 되리라고 생각된다. 예를 들어 2002년 <반지의 제왕> 영화 개봉의 결과로 한국에서는 한국반지연맹과 (특히) 절대반지동맹을 중심으로 한 '캐릭터 몰입'이 나타나고, 이에 따라 코믹월드 등의 만화 동인지 판매회에 반지의 제왕 동인지가 대거 등장했다. 이야기 기반의 작품의 캐릭터들이 데이터베이스화된 '캐릭터'로서 읽히는 현상이 일본에서 세카이계가 한창 꽃피울 시점에 이뤄지고 있었다는 점은, 이 책이 가진 논지의 한계점을 보여주고 있다.

5. 그리고 세카이계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살펴보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판적인 관점을 가지고 세카이계와 거리를 두는 것은 좋지만, '세카이계 만가-아니메를 통해 시청자들의 취향이 크게 변하기 시작했다'는 논문의 가설을 바탕으로 만화-애니메이션 소비자의 성향을 단일화해서 표현하는 환원주의적 입장 또한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이 책에서 현실 반영에 소홀했다는 느낌을 받기 쉬운 것이 다음과 같은 일방적인 서술이다.

그러나 로봇 애니메이션에서, 미소년 게임에서, 미스터리에서 돌연 주저리주저리 독백을 시작합니다! 라는 건 처음의 몇 작품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유사한 작품을 몇 편씩이나 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에반게리온>은 충격적인 작품이었지만, 역시 사람들은 미소녀에 모에하고, 로봇에 불타오르고, 트릭에 놀라기 위해 콘텐츠를 소비한다. (pp. 184-5.)

   물론 저자는 본격적으로 논의를 펼쳐나가기 이전 이 책이 '남성 오타쿠 중심'으로 서술되고 있다(p. 27.)고 설명해 여성향 콘텐츠가 빠진 이유에 대한 양해를 시도하고 있지만, 이러한 주장이 논의 전반을 정당화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고 보니 이 책에서 의도적으로 서술하지 않았는지, 아니면 정말 몰랐기 때문에 서술하지 않았(을 리는 <케이온!> 때문에라도 없다고 생각하지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ARIA>를 시점으로 한 치유계와 일상계가 전혀 논의의 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점도 이러한 무리한 환원주의적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기 위한 꼼수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들 또한 여성이 아닌 남성 아니메 팬들을 중심으로 소비되고 있으므로, 이 연구서의 분명한 한계로 지적하고자 한다.

6. 이전 특정 논고에서 아즈마 히로키에 대한 비판을 통해 분명히 설명한 바가 있지만, 따라서 '이야기 소비'와 '데이터베이스 소비'라는 단순한 이항을 세우고, 해당 '상품'들의 소비자의 성향의 변화를 통해 소비자의 적극성이 사라진, '소비즘'에 근거한 후기 오타쿠들의 활동이 현재 소위 '오타쿠' 문화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은 결코 텍스트에 대해 적극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없이 해당 텍스트만을 소비한다는 '가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이 책의 전반적인 논지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현재의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대안은 "기존의 '세계관 기반 이야기'에 기반한 일본의 이야기 시장 전반이<에반게리온>을 시점으로 '캐릭터 기반 이야기'로 변경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세계관 기반 이야기'들은 시류 내지 시장을 구성하는 독자들에 의해 때로는 큰 비판을 받으면서, 적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가정이다. 

7. 결과적으로 '세카이계'를 통해 시작된 '캐릭터 기반 이야기하기'의 우위가 앞으로도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그 사례로서 주목하고 싶은 것이, 이 책의 문고판 발매 이후 2014년 4분기부터 2015년 1분기까지 TVA로 방영된 판타지 소설 <새벽의 연화>다. 2009년부터 쓰여진 이 소설은, 현재 주류 아니메인 '캐릭터 기반 아니메'와는 달리 기존 판타지 소설의 작법을 그대로 따라갔으나, 캐릭터적 접근이 강해 일본과 한국에서 많은 팬덤을 가지고 있다. <Rail Wars : 일본국유철도공안대>도 그렇다. 일본국유철도 JNR이 해체되지 않고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가설 아래 라이트 노벨에서 시작해 2014년 3분기에 아니메화된 이 작품은, 캐릭터성보다는 세계관에 더욱 기반을 두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한국 판타지나 웹소설 또한 점차 캐릭터에 대한 집중보다는 이야기나 세계관을 충실히 하고 있는 작품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비판을 받으면서도 소비되고 창작되고 있는 양판소 시대를 벗어날 새로운 동력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관 기반 이야기'가 언제까지라도 소수로 자리잡고, 캐릭터 기반 이야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듯한 이 책이 주는 인상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거리를 두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8. 마지막으로 이 책의 한국어판에 대해서 잠깐 코멘트한다면, 이 책에서 페이지수를 안쪽에 두고, 제목과 하위제목도 세로로 세운 디자인 자체는 매우 뛰어난 시도라고 생각되며, 필자로서도 앞으로도 출판하게 될 작품에 응용하고 싶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실제 책에서 봤을 때의 위치가 애매애매하다. 0.5mm-1mm 정도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시각적으로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느낀다. 또한 일상계와 치유계는 한국어로 표기하면서, 세카이계는 '세계계'라고 부를 수 없으며, 일본어로 굳이 음역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추후의 논의사항으로 남겨두고자 한다.

(2017. 2.7 : 본문 2차개정)


세카이계란 무엇인가 - 10점
마에지마 사토시 지음, 주재명.김현아 옮김/워크라이프

참고문헌

빠른 글의 작성을 위해, 한국어 번역본의 서지사항만을 기재하기로 한다.
마에지마 사토시(2016), 세카이계란 무엇인가, 워크라이프.
아리스가와 아리스(2014), 말레이 철도의 비밀, 북홀릭.
오카다 토시오(2001), 오타쿠, 현실과 미래사.
히카와 레이코(2004), 토쿄에서 판타지를 읽다, 청어람미디어. 


신고
Trackback : 0 Comment : 0
2016.12.06 00:49

[긴급제작/배포] 경부고속선계 KTX + SRT 통합 시각표 (2016년 12월 9일 개정)


Canon EOS 650D | 1/160sec | F/8.0 | 0.00 EV | 21.0mm | ISO-100 | 2016:02:20 10:09:16


 
 안녕하세요. 엘리프입니다.
  현재 성과연봉제를 시점으로 하는 노동악법을 막아내기 위한 철도노조의 정당한 투쟁과, 국민들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어쨌던 9일부터 KTX와 SRT가 서로 다른 회사가 되어 하나의 노선 안에서 불필요하게 투쟁하는 결과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SRT와 KTX가 별개의 회사가 되면서, 각각 자신의 회사별로 별개의 시간표를 배부해, 같은 노선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쪽을 이용하는 것이 보다 더 합리적인 활동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최근 며칠동안 노선 시각표를 일본 시각표 체계에 맞춰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했고, 그 성과물을 오늘부로 경부고속선계를 중심으로 우선 공개합니다.
  이 시각표가 가지고 있는 큰 장점에 대해 알려드리자면,
  • 경부고속선과 경부선, 경전선, 동해선을 지나는 KTX와 SRT의 모든 열차의 운행시각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작성해, 빠르게 시각 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습니다 (호남-전라선 시각표는 별개로 다시 작성중에 있습니다).
  • 열차 도착시간을 추정해 기재해, 시각표로는 알 수 없는 대전역과 동대구역, 상행 서울역의 도착시각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조치하였습니다(다만, 사례가 많지 않은 상행 용산역은 이번 버전에서 제외되었습니다).
  • 수도권 서부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지만 실제로는 타기 힘든 광명급행의 시각표를 포함해, 어떤 열차를 탈 때 광명에서 내리면 구로역에서 갈아탈 수 있는지 설명드렸습니다.
텍스트 일부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있고(일단 대전-동대구간 시격을 40분에서 38분으로 수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워낙이 철도 시각표를 믿을 수 없는 우리나라의 사정을 감안한다면 이 시각표가 그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KTX와 SRT를 타시는 여러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시각표의 오류가 정정되거나 내용의 업데이트가 이뤄진다면 이 페이지나 다른 페이지를 통해 업데이트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파일 내 오류가 발견된다면 이 페이지를 통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경부고속선계 - 2016년 12월 9일 (12월 6일 배포 버전)

경부계KTX_161209.pdf

 

 


신고
Trackback : 0 Comment : 0
2016.09.25 23:04

<울려라! 유포니엄> 극장판 대담 : TV판보다 극장판이 더 나은 애니가 여기에 있다


(ⓒ武田綾乃・宝島社/『響け!』製作委員会 인용)


<울려라! 유포니엄>響け!ユーフォニアム 극장판(부제는 생략하기로 하자)은 저음 금관악기 중 하나인 유포늄을 연주하는 오마에 쿠미코黃前久美子(CV: 쿠로사와 토모요黒沢ともよ 분)이 진학한 북우지고등학교 관악부에 어쩔 수 없이 다시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동작의 애니메이션을 재편집한, 소위 총집편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국내에는 9월 1일 메가박스에서 애니플러스사의 주관 아래 개봉해 5일까지 4,169명이 관람했다.

원래 이 글은 모 사이트에 기고할 용도로 영담산 님과 같이 작성했으나, 사이트가 날라간 관계로(...) 개인 블로그로 이전해 올린다. 대담에 응해주신 영담산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TVA와의 차이 1: 편집의 긴장감
엘리프 : 자 이제 시작할까요? 우선 TVA와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되냐능?
영담산 : 긴장감이라고 생각함. 그 이유는 TVA에서 시청자의 의견 대립이 거의 없으리라고 생각한 부분이 통편집되어서라고 봄. 5화의 라이딘이랑 9화의 소방차 게임까지 체감 러닝타임이 10분 이하라는 경이로운 급전개를 보여줬기 때문 아닐지...
엘리프 : ??
영담산 : YMO의 라이딘을 연주하는 기악행진 신에서 축제 나가서 레이나가 쿠미코의 미간에서 인중까지를 손가락으로 쓸어내리는 신까지의 개인적인 체감 시간이 십 분 이하라는 거임. 그 레이나가 쿠미코 미간에서 인중까지를 쓸어내리는 장면을 개인적으로는 '소방차 게임'이라고 부름 ㅋㅋㅋㅋ
엘리프 : 나는 30분 정도 걸렸다고 기억하고 있는데 ㅇㅁㅇ
영담산 : 그 사이에 보여준 게 많지 않았다고 생각했지. 뒤의 트럼펫 솔로 공천 파동이랑 쿠미코가 특정 파트 강판되는 대목 즈음한 TVA의 10-12화 부분은 거의 편집 안 된 걸 생각하면 작품 내 갈등을 극대화해 보여주기라는 제작진의 의도는 충분히 성공적이었다는 생각이.

수수께끼: 쿠미코와 레이나의 관계, 그 것이 궁금하다
엘리프 : 오히려 내가 처음에 극장판만을 보고 나서 너무 스킵했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서머패스 착수 이후부터 서머패스 공연 장면까지 사이 과정이 거의 없다고 생각됐는데, 그 부분은 애니에도 별로 없더라. 전반적으로 중간과정 생략의 일본 음악애니지만.
영담산 : 라이딘 이전 부분 이야기인가?
엘리프 : 직전부분이지. 그리고 약간 애매했던 게, 오마에와 레이나가 급친해지는 전개의 심리 상태를 읽기 힘들어.
영담산 : 쿠미코 레이나는 원래 작품 앞에서부터 아는 사이였고-
엘리프 : 아는 사이였던 건 맞는데, 그동안 쿠미코를 열심히 무시하시던 레이나가 왜 갑자기 만나서 '사랑의 고백'을 하는가의 부분. 그 축제 데이트 관련 부분이 아니었다면 만날 이유도 없었거던.
영담산 : 그건 아마 레이나가 쿠미코한테 마음을 품고 있었는데 내색하지 못하는 특성 때문 아니었을까 싶어. 쿠미코가 축제 같이 갈 거라고 아무렇게나 팔을 덥썩 집은 것이 레이나였다는 우연이 아니었다면 쿠미코는 전혀 모르고 넘어갔겠지. 정말로 레이나가 솔직하지 못해서 그런 것인지에 대해서는 레이나의 설정 자료를 확인해봐야 하겠지만.
엘리프 : 그런 의미에서는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은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들었던 한 가지 요소가 아니었을까 싶어.
영담산 : 그러고 보니 그러네. 지금 쓴 이것도 내가 추리해낸 가설이지 진짜 설정자료는 아니니까. ㄷ

<울려라! 유포니엄>을 통틀어 가장 뛰어난 장면인 듯…
(ⓒ武田綾乃・宝島社/『響け!』製作委員会 인용)


TVA와의 차이 2: 연주장면이 대단하다
엘리프 : 그리고 이번에 제대로 했다고 생각되는 게 주요 관악곡의 연주 장면을 충분히 실은 점.
영담산 : 그치. 난 편곡판이라도 라이딘을 완주시켜준 게 그렇게 고마울 수 없더라고. 그리고 트럼펫 솔로 재심 부분에서 두 후보의 연주 특성의 차이를 더 잘 느낄 수 있었어. TVA로는 잘 안 와닿을 수 있는 부분이었거든.
엘리프 : TVA에서는 컷 되어 있던 부분인가?
영담산 : 아니. 근데 그 레이나랑 선배의 기량이나 진정성이 잘 안 느껴져. 극장 AV설비와 가정 AV의 한계 때문일지도.
엘리프 : 난 한 눈에 알겠던데 으음.
영담산 : 레이나랑 선배 둘 중 누가 나았어? 난 TVA 때는 잘 모르겠던데 극장판에서는 '아, 이건 레이나가 이겼다.' 라고 감이 오더라고.
엘리프 : 레이나였어. 첫음부터 강약조절이 차이가 나지
영담산 : 더 웅장했고...
엘리프 : 그리고 선배가 삑사리가 하나 더 있어
영담산 : 그랬나 ㄷ ㄷ

<초승달의 춤>, 쿠미코를 위한 작곡
엘리프 : 그래도 이야기는 어쨌던 오마에의 성장 과정을 담아낸다는 취지를 잘 살리고 있고
영담산 : 그랬네.
엘리프 : 그런 의미에서 ‘우마쿠나리타이’(잘하고 싶어) 신은 의외로 이상한 것 같지만 좋은 스토리텔링 장치였지.
영담산 : 그 부분에 들어갔어야 하는 씬이기도 하고...
엘리프 : 그래도 세족대학교의 <초승달의 춤> 동영상 보면 157마디 부분이 의외로 고등학생치고는 높은 스킬을 강요한 부분이기도 하지 뭐(...)




영담산 : 고등학생은 대학생을 이기기 어렵지. 스포츠에서도 리그를 할 때 고등학생 리그는 대학생보다 아래로 치고...
엘리프 : (자료를 찾다가) ‘2015년 4월부터 같은 해 6월 말까지 방송된 TV애니메이션 「울려 라! 유포니엄」을 위해 특별히 새로 쓴 곡이며, 작중에서는 취주악 콩쿠르의 자유곡으로 등장하고 있다.’ 아아....()
영담산 : 애니를 위해 ㄷㄷㄷ
엘리프 : 그러니 야마하에서 악보를 독점판매하지. ㄷㄷ 근데 비싼데?
영담산 : 야마하 스폰서였던가?
엘리프 : ㅇㅇ. 그래서 라이딘 신에서 야마하가 나타나 있지. (자료 찾다가) 1620엔이다 ㄷㄷ



영담산 : 우와...........
엘리프 : 비싼거여.
영담산 : 그런가.
엘리프 : 취주악협회 과제곡 풀 스코어가 다섯 곡 합쳐서 1200엔인 거에 비하면 (주: 당시 북우지고등학교가 선택한 과제곡 4 <프로방스의 바람>을 담은 2015년 풀스코어집은 [ 2016년 8월 현재 1028엔(일본 국내, 송료 포함)에 판매되고 있다 ].)
영담산 : 저건 저거 하나뿐이잖 ㄷㄷㄷㄷ
엘리프 : 그나저나 일단 TVA를 만들 때 그당시 일본취주악연맹 연례 콩쿨 과제곡을 그대로 채택한 것도 그렇고, 상당히 현실에 맞춰서 제대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걸 보면 일본이 대단하기는 하다는 생각이 들어.
영담산 : 애니메이션이 현실을 담아내는 능력 ㄷㄷ

단점 : 케이한전기철도가 너무 잘렸다
엘리프 : 스폰서하니까 TVA랑 극장판 차이가 나는게 케이한. 케이한 신이 이번 극장판에서 대폭 잘렸지.
영담산 : 거의 없었지 그러고 보니 홍보에 기여했는데..... 우지역도 나와주고 했는데 말이지
엘리프 : 돈 내고 안 내고의 차이가 크다는 거겠지. 그러니까 애니판에서 협찬했어도 극장판에서 협찬 안하거나 그러면 그렇다는 느낌이려나. 우리나라라면 그런 식으로 확실하게 구분을 짓지는 않을 것 같아.
영담산 : 스폰서 이야기구나. 일본에서야 애니메이션과 이어지는 산업이 꽤 많고 비중이 한국보다 되는 편이니까 그럴지 모르겠네.

정리: 정리 치고는 꽤나 긴 이야기
엘리프 : 슬슬 오늘 이야기를 정리해볼까. 일단 정리하자면 1) '<초승달의 춤> 작곡가가 대단하다'. 애니메이션 감독의 주문을 맞춰서 생산하지만 그대로 콩쿠르에서 연주해도 되거든. 2) 극장판이 총집편인 것 치고는 상당히 높은 퀄리티가 나왔는데, 그 이유로는 역시 충분한 연주시간 + 편집을 했는데도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
영담산 : 동의합니다. 그 외에 나는 ㄱ. 같은 제작사의 다른 작품인 중2사랑은 열광적이었던 TVA와 달리 극장판은 실망스럽다는 평을 들어야 했는데 이건 그 정반대겠구나 싶고
엘리프 : 그 점은 동감. 영화가 TVA를 살렸는데 이 기쁜 소식(?)이 잘 알려지지 않은 점이 안타깝달까-
영담산 : ㄴ. 레이나가 이번 작품에서 정말 달리 보였는데 느낌이 '카리스마 있어 보이지만 사실은 감정 표현이 서툴고 솔직하지 못한' 캐릭터라는 걸 알게 됐지. 극장판에서는 쿠미코랑 레이나 둘한테 초점이 특히 더 맞춰진 느낌이라, 보면 쿠미코 보고 '성격이 나빠'라고 말하는데 조금 거친 표현이지.
엘리프 : 그렇지.
영담산 : 보통 저 나이대의 일반적인 언어 사용이라면 '짖궂어'いじわる라고 할 텐데. 그런데 그걸 굳이 성격이 나쁘대 ㅋㅋㅋㅋ 되레 귀엽더라고. 엄하게 교육받은 부잣집 아가씨의 언행 불일치를 보는 느낌(?) TVA에서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극장판으로 보니까 매력 있던...
엘리프 : 그리고 3) 왜 동성애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신을 굳이 삽입하셨나요(...) + 쿠미코의 연애전선은 어떻게 될 것인가? - 특히 레이나의 원래 사랑이 타키 선생인걸 생각해 보면(...) NL로 돌아갈 것인가? 그렇다면 '사랑의 고백'은 어떻게 되나요 라던가(...)
영담산 : 어쩌면 철저한 상업성 치중이지. 아마 확인은 2기에서 하라는 의도일는지 모르겠네
엘리프 : 2016년 8월에 시작한다던 건가?
영담산 : 울려라 유포니엄 2라는 제목으로 방영한다고 했어. 그리고 ㄷ. 극장판과 이어지는 TVA는 원래 관례가 과거 TVA의 편집분이 끝나는 시점에서 차기 작품과 이어지는 내용을 넣는 거였는데, 이 극장판에서는 그런 것이 없었지.
엘리프 : ㅇㅇ 앗싸리 깔끔하게 TVA만 총집했는데 상큼했어.
영담산 : 그것은 '구태여 극장판에 차기작 이어지는 스토리를 넣는 것은 무의미하다'라고 판단했기 때문 아닐까 싶어.
엘리프 : 어쨌든 TVA에서는 애매했던 '츠즈쿠'(계속)도 이번에는 제대로 정리가 된것 같기도 하고. 참고로 관서 2차예선 대회 진출 여부는 1회차에서는 못 알아챘었는데 두 번 째로 보면서 이해했음. 아마 릿코랑 북우지 둘이서 진출하지 않았을까 싶음.
영담산 : 그랬겠지??
엘리프 : 아마 이야기 구도로 봐서는 그렇게 만들었을거고. 어쨌던 간에 4) 결국 북우지고등학교 관악부는 사기캐였습니다(…)
영담산 : 고등학교 수준이 아니……
엘리프 : 그 부분에 있어서는 소리와 영상의 차이가 나서 아무래도(…)
영담산 : 그럴지도 모르겠네.
엘리프 : 그리고 애초에 1학년생이 대폭 들어와 주축을 맡은 고등학교 클럽이 저렇게 치고 올라가는 건, 경험자가 많다는 건데, <겁쟁이 페달>과 비교했을 때 거기에 대한 언급도 별로 없었고. 이야기를 세세히 짚으면 뭔가 아닌데 간신히 균형을 잡아 이 정도로 성공한 거지(…) 그냥 현재로서는 '10월 2기를 기대해 봅시다'.
영담산 : 확인은 2탄에서 ㅋㅋㅋㅋㅋ

마무리: 그리고 이야기는 한국의 현실 성토로…
엘리프 : 그리고 마지막으로 5) 우리나라에서는 죽어도 못나올 작품.
영담산 : 한국의 창의적 체험활동 수준으로는 나올 수 없지. 일단 중고등학생의 동아리 활동 자체를 배격하는데…
엘리프 : 아니 취주악 작곡 + 연주 역량 자체부터. 취주악 콩쿠르를 위한 작곡을 매년 겹치지 않게 다섯 곡이나 선정할만한 나라라는 거지, 아무래도(…)
영담산 : 그런 인력풀이 일본은 있다는거지.
엘리프 : 일본은 [ 전일본취주악연맹 ]에서 과제곡 선정과 악보 판매, 그리고 콩쿨 진행을 맡고 있음. 북우지고등학교가 있는 쿄토부에서는 관서지역대회에 보낼 세 팀을 뽑아[ 1 ], 그리고 북우지고등학교가 앞으로 나갈 관서에서 또다시 세 팀을 뽑아서[ 2 ] 마지막으로 전국에서 30개 팀이 경쟁[ 3 ]…
영담산 : 이야…… 아 진짜 탄탄하네. 진짜 일본 중등교육계의 이런 모습 보면 정말 부러워.
물론 관현악부에 한한 이야기가 아니라 창체라는 거시적 시점에서 전부…
엘리프 : 아니 중등교육뿐만이 아니라 전 국가적인 시스템이지. 대학?일반부도 치열하게 보니까.
영담산 : 그렇게 볼 수 있지. 여가활동 전반에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ㄹ. 이 작품은 쇼와 후기에서 헤이세이 초기(1980년대)의 향수로 무장한 게 느껴지는구나 싶다 정도?

엘리프 : 오케. 그럼 긴 시간 고생하셨습니다.
영담산 : 감사합니다.


신고
Trackback : 0 Comment : 0
2015.07.30 16:09

메르스 여파로 코믹월드 연기 … 동인·코스어들 "분노"


메르스 여파가 동인과 코스어들의 대축전인 코믹월드에까지 이르렀다.

코믹월드는 지난 1998년부터 서울과 부산에서 총 연 12회 정도 개최되고 있는 종합 만화문화축제로, 주 행사인 동인지 판매회 이외에도 코스프레 무대 행사, 애니메이션 노래자랑 등을 매회 진행하고 있다.

29일 오후 1시 코믹월드를 주최하고 있는 ㈜에스이테크노는 공식 홈페이지(comicw.co.kr)를 통해 메르스 관계로 오랜 시간동안 심사숙고해 코믹월드 일정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우선 오는 7월 11일과 12일 개최될 예정이었던 93회 부산 코믹월드('부코')는 8월 8일과 9일로 이동된다. 또한 8월 16일로 예정되었던 추가 행사는 일정 관계로 취소된다.

133회 서울 코믹월드('서코')는 한 주 미루어져 7월 25일과 26일에 학여울 SETEC에서 개최되게 된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코믹월드 참관객들 대부분의 일정이 상당히 차질을 빚게 됐다. 

7월 25일과 26일에는 6개가 넘는 다양한 온리전(특정 캐릭터나 작품에 관련된 동인지나 팬시만을 판매하는 행사)이 준비돼 개최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흑집사 일일카페(코스어들이 하루동안 카페를 빌려 캐릭터 연기를 펼치면서 카페 활동을 진행하는 행사)도 26일 개최될 예정이었다. 8월 8일에도 부산에서 온리전 개최가 예정돼 있다.

일정이 이동되면서 온리전 주최자들은 위약금을 물고 행사 일정을 연기하거나, 코믹월드와 온리전 중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게임산업에도 영향이 발생했다. 8월 8일로 연기된 부산코믹월드는 ㈜넥슨코리아가 서울 동대문구체육관에서 주최하는 공식 온리전 행사인 제2회 사이퍼즈한데이와 겹쳐, 남부권에서 사이퍼즈한데이에 참석하고자 하는 사이퍼즈 팬들도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지방 동인/코스프레 행사들도 불이 떨어졌다. 7월 26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광주지역 행사인 쥬씨 페스티벌(JUC Festival)은 서코 이동일정과 겹치고, 8월 8일과 9일 대전예술가의집에서 개최되는 대전지역 행사인 디쿠(DICU)는 부코 이동일정과 겹친다.

코믹월드 연기 소식을 들은 상당수의 트위터와 카카오스토리 사용자들은 "코믹월드는 일주일 미뤄 메르스를 피하는게 아니라 동인 행사를 파괴하는 광역 능력을 시전한거였나" "그러니까요ㅠㅠㅠ 코믹월드 넘 생각없는거 같아요. 원래 그랬긴 했지만 이번엔 너무했어" 라며 강한 분노를 나타냈다.

하지만 다른 사용자들은 "호에 코믹월드 미뤄졌네? (기쁨의 댄스)" "서코 미뤄졌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신난다" "서코 미뤄져서 마감이 늘었다 #광명"라며 코믹월드 연기를 환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에스이테크노측은 "이번 코믹월드 행사 연기는 결단코 자의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무엇보다 메르스와 관련해 행사를 그대로 진행할 경우 사회적으로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연기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에스이테크노 관계자는 또한 "코믹월드에 참가하시거나 코믹월드에 관심을 두고 계시는 부모님들이 이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전화로 민원을 제기해 대관일을 부득이하게 변경하게 됐다"면서 일정 변경의 당위성을 밝혔다.


신고
Trackback : 0 Comment : 0
2014.07.06 21:19

유정복 인천시장의 교통공약은 거짓말 투성이! - 1-2. 수인선 KTX 거짓말 비판 반박에 대한 재반론



   지난 시간을 통해, 저는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이젠 후보가 아니네요 ㅠㅠ, 이후 '시장')의 KTX 정책이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거짓 공약이라고 지적하는 글을 썼습니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팩트에 있어서 최대한 오류를 배제하고자 노력하고, 몇가지 중대한 글이 가질뻔 했던 오류(수인선-경인1선 연결 관련해서 잘못 가지고 있었던 부분을 글 쓰기 막바지 지점에서 겨우 걸러내기도 했었습니다)를 걸러내기도 했었지만, 최종적으로 몇가지 오류가 남아있었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는 점 이외에는 더 이상 말씀드릴 부분이 없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글이 가지고 있는 함의가 달라지지는 않기 때문에 1번 글을 수정하기보다, 이후에 댓글로 들어온 부분에 대해서 제가 알지 못하거나 다시 생각한 부분들에 대해서 설명과 함께 재반론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로, 제가 가장 잘못 생각했던 부분은 어천삼각선에 대한 언급이었습니다. 유정복 시장이 주장한 어천삼각선이 설마 수인선에서 KTX로 직결선을 내자는 생각인지는 제대로 생각을 하지 못했었습니다. 다시 한 번 살펴보니 분명히 유정복 시장이 소위 어천삼각선을 통해 KTX와 일반선을 직결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심은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어천삼각선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굳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일단 그림으로 간단히 설명해 봤습니다.


    유정복 시장은 우선 수인선과 직결하는 직결선을 생각하시면서 매송면의 어천리 근처 어천저수지 근처와 비교적 완만하게 경부고속선이 있으니 그 선을 중심으로 연결선(정확하게는 '삼각선'이라고 하면 안되죠)을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하셨나 봅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시기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로, 고저차 문제입니다. 수인선은 엄연히 지하에 있고 KTX는 지상에 있습니다. 물론 소위 어천삼각선이 놓일 곳으로 여겨지는 지대는 비교적 KTX와 지하선 사이의 고저차가 낮습니다. 하지만 주변 지도를 살펴보면 상황은 많이 달라집니다. 확인을 위해 한번 네이버 지도의 항공사진으로 주변 지대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참고로 파란색선이 현재 수인선이 공사되고 있는 지대입니다. 


   보시면 아시겠다시피 KTX와 수인선이 연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건설적 난관이 많은 편입니다. 첫째로 경부고속선 옆에 있는 4각 교차로를 보시죠(맨 오른쪽, 맨 아래 원). 도로교통이 많은 차선으로 교차하고 있는 데다가 그 위를 경부고속선이 겨우 아슬아슬하게 지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여기에 연결선까지 교차하는 건 상당히 높은 리스크를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상행선은 이 정도 리스크나 처리하면 다행이지만, 더 큰 문제가 있는 쪽은 하행선쪽입니다. 과선을 해서 올라가야 하는 지점에 농장이 있습니다(내려가도 문제고 올라가도 문제입니다). 이 정도라면 보상비가 대폭 올라가게 됩니다. 이런 복잡한 구질의 공간을 뚫어서, 굳이 높은 높이차를 내면서 굳이 수인선에서 KTX로 연결시켜야 하나요?

   참고로 한 쪽 선만 연결해서 연결선을 뚫겠다고 생각하시면 더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많아집니다. 선로 중간에 과선을 해야 하니 합류 지점에 분기기 설치해야지, 그 중간에 선로 폐색구간이 분리되어 있지 않으니 그 지점에 선로 폐색구간을 건설하는 등 공사비도 많아질 겁니다. 또한 인천시가 돈을 내서 하겠다고 주장하시는데, 결국 거기서 저희가 돈을 내서 이득을 보는건 KTX 선로+철도 선로를 공사할 권리가 있는 한국철도시설공단뿐이고, 인천시가 돈을 낸다고 해도 인천시가 소유권을 갖지 못하고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그 땅과 건축물을 가지게 됩니다. 결국 유정복 시장은 시민의 혈세를 퍼서 부실 공기업에 돈을 퍼주겠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제가 유정복 시장의 KTX안이 이해가 안되는 또 다른 이유는, 안산선에서 직결선을 내는게 더 빠르고 시간도 단축되는데 굳이 수인선에서 직결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는 점입니다. 이번에는 네이버 지도를 통해서 수인선과 안산선이 분기하는 한양대역을 기점으로 한양대역에서 KTX 합류지점까지 얼마나 거리가 걸리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똑같은 지점에서 출발했는데 경부고속선으로 접근하는 것에 7.1km의 차이가 납니다. 더군다나 한대앞에서 안산선을 거쳐 경부고속선으로 시속 110km/h로 그대로 속도를 낮추지 않고 접근하면 2분 40초도 걸리지 않는 반면, 그대로의 속도로 KTX가 수인선을 거쳐서 경부고속선에 진입하더라도 6분 20초 이상의 시간이 걸립니다. 즉 최소 3분 40초 이상의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게다가 수인선은 곡선이 심각하게 걸려있으니 분명히 100km/h 이하로 걸려있을 곡선 제한이나 기타 사안을 생각한다면 KTX가 수인선으로 진입한다면 5분 이상의 시간 낭비가 추가로 발생하게 됩니다. 게다가 이건 경부고속선 진입까지만의 계산일 뿐이고, 고속선에서의 가속 문제까지 감안한다면 최소 2분 정도의 차이가 더 발생하게 됩니다(더군다나 해당 지역 감속으로 인한 다이아 조정, 지연시 발생할 추가 지연 발생등의 문제까지 굳이 더 셈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럼 유정복 인천시장이 이 안을 그대로 추진할 시, 아까운 행정적 결정 하나로 인천 시민은 아까운 (최소) 8분이라는 시간을 수인선 위에서 날려버려야 하는 겁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수인선으로 KTX를 직결하겠다는 이유가 저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저는 유정복 시장에게 '행정적 절차적 검토'를 마치기 이전에 수인선 KTX건에 대한 '시간적, 경제적 검토'는 해보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더군다나 조금 더 생각해보면 지형적 여건과 소음 공해 문제에 있어서 어천삼각선보다 역시 반월직결선을 추가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안산선의 경우 철도의 고저가 다소 높고 주변이 지하터널로 되어 있어서 결합구간의 형성이 매우 쉽고 파야 하고 만들어야 하는 건설 공사비가 줄어드는 반면, 수인선은… 더 이상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자, 그럼 유정복 인천시장이 저의 지적을 받아들여서 어천삼각선을 반월삼각선으로 수정한다고 합시다. 이것만으로 끝일까요? 마지막으로 KTX가 안산시를 지나감으로서 발생하는 문제를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의 가상극을 보시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으실 수 있을것입니다.

인천시 유정복 시장 : 이번에 제가 당선되면서 공약을 실천하고자 하는 목표로 어천삼각선, 아니 반월삼각선을 통해서 KTX와 안산선, 수인선을 이어 KTX를 운영하고자 합니다. 좀 도와주십시오.
한국철도공사 : 지금 저희는 이번에 추가되는 수서발 KTX때문에 경부고속선의 전철 용량이 점차 포화되고 있는 상태거든요. 그래서 선로용량을 많이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인천에는 지금 공항철도를 통해서 이미 KTX가 영종도까지 들어가고 있잖습니까?
안산시 : 그리고요, 아니, KTX가 안산시를 지나가는데 저희 안산역에는 내려주지 않는 이유가 뭡니까? 안산역에 KTX 정차역은 설치해주셔야 되겠습니다. 그래야 저희도 KTX가 우리 안산시를 지나갈 수 있도록 인허가를 내드리죠.
인천시 : 아니 저희 인천시 시민들이 270만이 넘지 않습니까. 그럼 270만 시민들이 KTX를 다 타지도 못하고 안산시 시민들이 중간에서 내리면 그 많은 인천시민들은 어떻게 KTX를 타고 움직인답니까?
안산시 : 어쨌든 안산시민들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한국철도공사 : 그럼 이렇게 합시다. 안산시에 KTX를 안 놓고 갈 수도 없고, 수인선에는 현재 20량짜리 KTX가 들어가기는 어려운 현실입니다. 하지만 인천시민들이 KTX를 확실히 이용할 수 있는 수량이 있으니까 KTX 산천을 2량 연결해서 총 20량으로 운영하고 안산역에 공간이 있으니까 20량짜리 정차플랫폼을 신설하지요. 그리고 안산역에서 반으로 나누어서 안산역에서 한쪽은 인천역까지, 나머지 한쪽은 서울역까지 운영하는 겁니다. (그러면 우리는 안양역이나 영등포역에서 추가 정차 수요를 노릴 수 있고, 잘됐네.) 그리고 안산역 플랫폼 신설비와 공사 이설비는 수익자인 인천시와 안산시가 각각 반반씩 내시죠.(시설공단 돈을 쓰게 할 수는 없으니…)
한국철도시설공단 : 안산역 개조 공사비는 총 2000억원쯤 나올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천지역 수인선 역사 개조 공사비도 한 3000억원 되겠습니다.
인천시 : ... 알겠습니다. (끙끙)
안산시 : 좋습니다. 그렇게 합시다.
안양시 : 앗싸, 우리도 KTX 정차한다! (덩실덩실)

   이런 상황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많은 교통수요가 필요한 인천시가 (유정복 시장의 주장대로) 1500억원을 들여서(는 거짓말인 것은 아까 확인하셨지만) KTX를 들인다고 했을 때 덕을 더 많이 보는 사람들은 인천시민 여러분들보다는 엉뚱한 안산시, 안양시 주민들이 되는 겁니다. KTX가 수인선으로 들어간다고만 했을 때는 분명히 KTX가 그대로 인천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결국 더 많은 이득을 보는건 경기도 주민이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유정복 인천시장의 교통공약에 대해서 반대해 왔고, 앞으로도 반대할 것입니다. 어차피 4년동안은 저런 모습을 보게 되었으니, 철도 정책이 결정되게 될 때마다 인천의 미래를 위해서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그래야만 인천시가 재정파탄의 구렁텅이로 더 기어들지 않고, 더더욱 철도 교통이 개판이 되어 시민들도 싫어하고 오고 싶지 않아하는 상황이 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다음 2탄에서는 유정복 시장의 양대 철도교통파탄정책의 핵심인 경인선 지하화 논란에 대해서 깊이 다루어보고, 여기에 대한 대안들(GTX 도입 방안·경인선 KTX 도입방안)을 제시해 보도록 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신고
Trackback : 0 Comment 4
2014.05.30 21:18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의 교통공약은 거짓말 투성이! - 1탄. 수인선 KTX는 전부 거짓말!



   14일 JTBC 사이트를 둘러보던 중 <정관용 라이브>에 인천시장 유정복 후보가 약 15분간 나와서 인터뷰 한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유정복 후보의 인터뷰를 보던 중 주요 공약중 하나로 수인선을 통해서 인천에 KTX를 연결하겠다는 발언이 나왔습니다.

    그 순간 저는 유정복 후보의 홈페이지를 뒤졌고, 곧바로 내놓은 교통정책이라는 내용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림 출처 : 유정복 후보 홈페이지)

   본 블로그에서는 위의 글에 있는 인천의 교통과 물류를 향상시키시겠다면서 주장하신 유정복 후보의 철도 교통 공약이 도대체 어느 정도로 잘못되어 있는지, 아니 어느정도로 거짓말인지를 모두 세세히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제가 설명드리는 글을 읽다 보면, 왜 이 교통공약들이 실제적 차원에서 왜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아니 왜 실현이 불가능하거나 실현했을 때 인천 교통을 도탄으로 빠트리는 거짓말뿐인지를 쉽게 이해하실 수 있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네가지 부분 모두에 있어서 문제를 설명하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과 지면이 소모되기 때문에, 그리고 이미 선거 투표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우선 선거 전에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는 유정복 후보의 수인선 KTX 구상을 낱낱이 반박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가장 어이가 없었던 수인선 KTX 구상을 들어봅시다. 유정복 후보는 우선 KTX를 수인선 인입선을 통해서 접근시켜 인천역까지 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어천에서 세류역으로 KTX를 접근시켜서 경부고속선, 호남고속선, 전라선으로 열차를 운행시키겠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인데요, 간단히 결론부터 내자면 이 구상은 현재 시점에서 전혀 불가능할 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이루어지게 된다면 비효율적인 주장입니다.


   우선 어천역에서 경부선으로 열차를 운행시키겠다는 것은 수인선에서 수원역을 통해서 직결시키지 않고 곧바로 어천역에서 세류역으로 잇기로 했던 삼각선을 통해 KTX를 연결시키겠다는 주장인데요. 그 근거가 되는 소위 세류삼각선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하 KR)에 의해서 건설하지 않기로 결정되었습니다. 더군다나 이 세류삼각선을 건설하지 않게 되면  수인선은 경부선과 전혀 직결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수인선은 결과적으로 따지면 지하수원역으로 곧바로 들어가서 왕십리역으로 직결하게 되니까요. 물론 세류삼각선이 생기면 문제는 해결되겠지만 인천 KTX 직결을 위해서 세류삼각선을 짓게되면 결국 좋을 곳은 경기 남부 지역 주민들밖에 없거든요.

   일단 세류삼각선이 지어지게 되겠다고 결정되면 문제가 해결되냐고요? 그건 전혀 아닙니다. 일단 수인선이 가지고 있는 노선 자체의 문제가 더 큽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세 가지 관점을 가지고 설명드리겠습니다.

   첫번째로, 수인선은 전철 차량만을 운행할 목적으로 건설되었기 때문에, 열차가 들어올 수 있는 저상홈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수인선은 열차 전용 플랫폼마저도 없습니다.

   대한민국 철도 체계는 철도의 경우는 저상홈, 전철의 경우 고상홈으로 설계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일본같이 모든 열차가 고상홈으로 드나들 수 있다면 직결도 되고 좋겠습니다만, 대한민국의 경우에는 열차 차량과 철도 차량의 승강장 높이가 다르기 때문에 애초에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경인선에 철도 열차가 많이 못들어가거나, 거의 들어가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저상홈 승강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인천역에도 저상홈 승강장이 없습니다. 따라서 ITX-청춘을 제외하고는 모든 기차를 타기 위해서는 기차와 플랫폼 사이를 뛰던가, 임시 발판을 놓아서 출입을 보장해야 합니다.

   결국 쓸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수인선 지하인천역을 개조하는 것입니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제가 자세한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수인선 인천역은 향후 2선 2폼인지, 3선 2폼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인천역에는 현재 지하철 열차 이외에는 정차할 수 있는 플랫폼이 없습니다. 하지만 수인선 인천역에 추가 정차 플랫폼을 신설하고, 또한 KTX 탑승객과 일반 열차 탑승객을 위한 별도의 출입구를 신설하면 이 문제는 해결됩니다. 하지만 이런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역시나 역사를 확장해야 하는데, 지금 좁다란 인천역 앞에는 그럴만한 공간이 없습니다. 유정복 후보는 여기에 대한 복안 자체가 있는지, 추가공사 기간동안 또다시 발생할 주민들의 고충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그리고 KR에게 이 부분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에 대해 매우 궁금합니다.

   더군다나 이렇게 되는 이상 중간 정차역으로 최소한 송도역 내지 연수역, 그리고 안산역에 KTX 역사 신설 논란이 일어날 것인데, 이 역들 공사 비용은 어떻게 하실겁니까? 이정도 역사만의 추가 공사비만으로 유정복 후보가 주장하는 1500억원을 다 쓸 수 있을 지경입니다.

   둘째로 차량 문제입니다. 역사를 개조하지 않고 누리로처럼 고상홈 · 저상홈 혼용 장치를 새로이 둔 KTX 차량을 두면 된다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차피 KTX 승객과 일반 승객을 어떻게 구분할지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결국 역사도 개조하면서 차량을 개조하던가, 아니면 역사만 개조하던가 둘 중 하나는 반드시 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또한  철도 차량을 제작하는 것은 인천시가 아니라 한국철도공사입니다. KR은 어디까지나 시설을 제작하는 것이죠.

   그런데 KTX 한 대의 제작 가격이 400억이라고 합니다. 유정복 후보가 주장한 2025년에 고상홈과 저상홈을 겸용가능한 HEMU-430X 기반의 KTX-3이 새로 나왔다고 칩시다. 그랬을 때 한 대의 제작가격은 500억원으로 대충 늘어날겁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기술이 들어갔고 물가는 계속 상승하니까요. 게다가 이걸 매년 손봐야 합니다. 그럼 대충 1년에 정비가격만 10억원 이상일걸요? 그럼 그 비용은 누가 냅니까? 인천시가 내지 않고 코레일이 내지요?그럼 최소 4-50대는 도입해야 하는데 그럼 2조-3조나 들어가는 비용은 국민의 세금으로 나오는 비용 아닙니까? 물론 KTX가 전부 인천으로 향하는건 아니므로 이 중 실제로 투입될 열차는 하루 10대 내외입니다. 그 부분을 친다고 해도 5000억원, 최소 3000억원 이상의 차량 비용이 나옵니다. 이 숨겨진 비용을 빼고 2500억원만으로 KTX를 운영한다고요? 절대 거짓말입니다.

   지금까지의 문제를 짚어서 넘어가본다고 쳐보죠. 하지만 수인선에 KTX가 들어가기 위해서 셋째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선로입니다.

   우선 첫째로 수인선의 선로 자체의 문제입니다. 유정복 후보는 철도는 차량의 최고 속도만 해결되면 열차가 빠르게 달릴 수 있다고 보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선로에도 최고속도가 있습니다. 그 문제가 없다면 이미 KTX는 경인선으로 들어가는 공사를 하고 있을 겁니다. 그냥 부평역이나 부천역쪽에 추가 플랫폼 공사를 하고, 구로삼각선을 복선으로 공사하면 곧바로 KTX가 부평역이나 인천역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나와서 곧바로 고속선을 타고 부산과 목포로 달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게 더 편합니다. 더군다나 두 민자역사 모두 충분한 공간이 있어서 화물열차 선로를 한 두개만 정리하고 중간 선로를 밀면 최소 공사 시작 이후 2년 후에는 KTX가 달릴 수 있습니다. 그게 더 빠른 해결책이 아닌가요?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는 최고선로속도가 지원(back-up)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인선의 최고선로속도는 110km/h 입니다. KTX가 아무리 200km/h로 달리고 싶어도 110km/h 이상으로 달리는 순간 경인선이 버티지 못한다는 소리입니다. 결국 KTX가 들어가봤자 시간적 여유가 되지 않는다는 소리입니다. 이 최고속도는 우리나라 경부선의 최고 운행속도인 150km/h보다도 낮습니다. 그래서 경인선을 개조해서 얻을 수 있는 수입보다 비용이 더 크기 때문에 경인선에 KTX를 들이지 않는 것이죠.

   그런데 수인선은 어떨까요? 수인선의 최고선로속도에 대해서는 정확한 사실이 밝혀져 있지 않지만, 최소한 경인선과 비슷하거나 낮다는 이야기만이 존재합니다. ( [ 120km/h ],  [ 90km/h ] ) 그런데 경인선에는 KTX를 못들이면서, 수인선에는 KTX를 들일 수 있다는 주장이 어떻게 나오는 것이죠?

   더군다나 수인선은 나중에 유정복 후보가 시비와 국비를 투입해서 선로최고속도를 200km/h 급으로 개선하더라도 인천논현역 - 소래포구역 사이의 곡선주로,  다시 오이도-신길온천간의 곡선주로 구간만으로도 경인선에 비해 메리트가 떨어집니다. 더군다나 남인천역-용현역, 학익역-송도역 구간도 곡선주로인데다가 유정복 후보의 주장에 따르면 안산선을 타지 않으니 한대역 앞에서 또다시 곡선주로, 게다가 삼각선앞에서도 곡선주로가 나옵니다. 그리고 이 곡선주로의 곡선 반경이 커봐야 R=1500m 이하일겁니다. 이 정도의 낮은 곡선으로는 200km/h의 운행 자체까지도 불가능합니다. 참고로 경부고속선은 [ 최소 반경주로가 R=7000m ]입니다. 그나마 호남고속철도도 [ 봐준게 R=5000m일 뿐 제 속도 못냅니다 ]. 그런데 이러한 부분을 보고서도 유정복 후보는 수인선이 경인선에 비해 어떻게 더 속도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하시는 것인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둘째로, 다른걸 다 빼고서라도, 수인선에서 고속철도선으로 직접 열차가 들어갈 수 없습니다. 이 부분은 아까 경인선 KTX안보다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경인선에서는 곧바로 구로삼각선으로 선로에 진입해서 금천구청역에서 곧바로 지하로 들어가면 3시간도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인선을 굳이 이용해서 KTX를 들인다면 인천역부터 대전조차장역까지는 절대 고속선로로 못들어갑니다. 심지어 수도권고속선조차도 못들어갑니다. 그 고속선 진입선로를 만든다고 해도 수천억원이 또 들어가는 상황속에서, 결국 인천 사람들은 부산이나 목포에 가기 위해서 KTX 한 번 타자고 4시간을 소비해야 한다는 이야기인가요?차라리 위에서 이야기한대로 수인선/안산선의 몇몇 역에 플랫폼을 추가한 상태에서 들어가야 할 것은 KTX가 아니라 ITX 새마을이 들어가는게 차라리 비용 대비 효과가 더 나을 지경입니다.

   셋째로, 속도가 높아질 수록 소음은 커집니다. 특히 지난 27일 인천시장 토론회에서 송영길 후보께서 지적하셨듯이 수인선 연선에 있는 많은 아파트에는 인천논현지구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KTX가 들어온다면 어느정도 고속으로 주행해야 하고, 그럼 인천역으로 들어가기 위해 소음을 감안해야 하는 사람들은 인천시민이 됩니다. KTX 한번 넣자고 결국 손해를 크게 보는 것은 인천시민 전체가 되는데 누가 이러한 모습을 좋아하겠습니까? 차라리 공항철도 KTX만 잘 활용해도 될 문제를 엎질러서 주민불편과 시예산 낭비만 불러일으키는 이러한 사업이 인천시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니요?

   

이러한 점들을 다시 한 번 전반적으로 검토하면, 결국 유정복 후보의 수인선 KTX 공약은 전체가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결과밖에 낼 수 밖에 없습니다. 철도 동호인이라는, 비전문가가 어느 정도로 봐도 이정도 결과가 나옵니다. 그런데 유정복 후보는 지금까지 그런 사실은 무시하고 무조건 선심공약으로 이 KTX 공약을 주장했고, 심지어 공약 실행을 위해서 자신은 이 공약 실행을 위한 모든 행정적 검토를 마쳤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펴본 바로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유정복 후보의 핵심 공약은 100% 거짓말이라는 답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지난 27일 송영길 후보의 토론을 보면서 더 놀라지 않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수인선 KTX가 도착할 수 있는 시점이 2025년이라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11년후에나 유정복 후보가 우리에게 지금 약속한 내용의 실현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유정복 후보가 당선되고나서 차차기 후보 때 이야기입니다. 예산도 제가 봤을 때는 최소 약 1조 정도가 들어갈 것 같습니다. 그런데 유정복 후보는 결과적으로 인천에서 부산까지 4시간이나 걸릴 KTX 운행을 1500억만 들여서 완성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는 인천과 부산이 두시간 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십니다.

   나올 수 없는 결과를 자신의 방법론으로 실시하겠다고 하는 것, 우리는 이것을 허위공약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유정복 후보는 선거가 끝날 때까지 이 수인선 KTX 공약을 철회하거나 이에 대해서 사과를 하거나 할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하다고 내놓은 공약의 가장 핵심적인 공약이 거짓말임이 판별된 이상, 저는 더이상 유정복 후보가 우리 아름답고 대한민국의, 아시아의, 아니 세계의 물류 중심인 창조경제의 시금석인 인천광역시를 훼손하려고 든다고 밖에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공개함으로서 저는 여러분들께 유정복 후보가 인천시장 후보중에서 최악의 공약을 했음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이러한 모습은 새누리당의 후보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 같습니다. 한 국회의원분께서는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 GTX를 분명히 주안역으로 이으시겠다고 공표하시고 지금까지도 GTX를 주안역으로 잇고자 하는 특별한 모습을 보이고 계시지 않습니다. 더더욱이나 남구, 남동구, 부평구청장이 전부 경인선 지하화에 찬성함으로서 GTX가 주안역으로 들어올 가능성을 더더욱 낮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국회의원이 여기에 대해서 사과하거나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이 유정복 후보에게서 재현되는 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거는 최선을 뽑거나, 그렇지 않다면 차악을 뽑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유정복 후보는 인천시장으로서 최악입니다. 그리고 통합진보당은 분명히 대한민국의 진보 정당의 정체성과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는 나쁜 정당입니다. 누구를 뽑아야 할지는 이제 아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유정복 후보가 정말 수인선 KTX 공약에 대해서 행정적, 건설적 측면, 선로 계량적 측면에서 제가 제기하는 모든 문제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해 주신다면 이 글은 삭제하고 공식적으로 유정복 후보님께 사과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해명 없이 이 글을 삭제할 것을 요청하거나 명예훼손 명목으로 게시중지할 시, 저는 제가 사랑하는 인천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지속적으로 퍼트리겠으며, 설령 유정복 후보가 인천시장이 되더라도 앞으로 KTX/경인선 지하화에 반대할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신고
Trackback : 0 Comment 14
2014.05.27 17:57

'인간과 애니메이션' 유감





   꽤 시간이 지나기는 했지만, 언급할 필요가 있어서 지난 3월 24일(월)부터 26일(수)까지 EBS에서 매일 밤 열시에 방송된 3부작 다큐멘터리 '인간과 애니메이션'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인간과 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지금까지의 애니메이션 담론에 대해서 한 번에 정확하게 정리했다는 점이다. 1부에서는 애니메이션이 어떻게 시작되어서 지금까지 어떻게 흘러왔는지, 현재 발전상은 어떻게 되었는지를 애니메이션 강국인 미국과 일본의 주요 제작사를 모두 인터뷰해 정리해 두었으며, 미국 양대 산맥인 드림웍스와 디즈니-픽사, 일본의  지브리 스튜디오가 이 목록에 포함되었다. 그리고 2부에서는 애니메이션의 제작과정을 최근 큰 화제가 된 <겨울왕국>과 곧 개봉할 <천재 강아지 미스터 피바디>를 중심으로 살피고, 그 외에 주목할만한 애니메이션 흐름들을 살펴두었다. 이를 이어 3부에서는 이에 반해 국내 애니메이션의 현실을 과거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다양한 국내 제작사들의 2000년대 이후 작품(<원더풀 데이즈>, <소중한 날의 꿈>, <사이비> 등)을 사실상 전부 다루어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리해 두었다.


   또한 이러한 다큐멘터리 제작과정은 너무나 디테일해서 결과적으로 국내에서만 이 다큐멘터리가 활용되고 말기에는 안타깝다고 할 정도로 뛰어나다. EBS팀은 주요 애니메이터들과의 인터뷰 이외에도 <겨울왕국>의 음반 실제 제작과정 동영상을 받아오고, 해당 시점에서는 아직 개봉되지 않은 <천재 강아지 미스터 피바디>를 선공개하는 것을 허가 받은데다가, 심지어 제작과정에 대한 실제적인 커멘터리까지 따오는 등 상당히 많은 노력의 산물을 보여주었다. 심지어 3부에서는 1부와 2부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청년 애니메이터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들을 보이지 않게 떠밀어주는 배려까지 보인다.


    한가지 더 칭찬해야 할 점은, 어느정도 팬들에게는 익숙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그렇지 않은 개념까지  전부 세부적으로 설명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비교적 객관적인 시점을 가지고, 일반인들이 애니메이션 지식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한, 벽을 허물어트린 공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결과 EBS의 <문자> <한반도의 공룡> 등의 주요 다큐멘터리 리스트에 이 다큐멘터리를 추가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명작이 나왔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스튜디오 애니멀 역작 <고스트 메신저> 의 제작장면 



   그런데 이 다큐멘터리 시리즈에는 가장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 일본의 대중 애니메이션과 그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국내의 애니메이션 팬덤 흐름을 일부러 다큐멘터리의 내용에서 빼 놓았다는 것이다. '인간과 애니메이션'은 1부에서 토에이(동영)의 <철완 아톰>으로 시작되는 일본 초기 애니메이션의 모습을 담았으나 그 이후 자연스럽게 등장한 <플랜더스의 개>로 대표되는 1970-80년대 만화 기반 애니메이션의 출몰, 이후 1994년 가이낙스의 <신세기 에반게리온>으로 새로이 시작된 현재의 최신 애니메이션 흐름, 더군다나 국내에서 1990년대 어린이 · 청소년 층을 대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마법기사 레이어스> <에스카플로네> <세일러 문> <천사소녀 네티>(상기 한국어판 제목) 일본 애니메이션 붐에 대한 내용은 언급조차도 없었고, 이 흐름에서 삐져 나온 신카이 마코토 감독만 지브리 스튜디오와 연계해 취급하면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표 감독으로 설정해 두었다. 하지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류'내지 '파'를 창조한 감독이라고 보는 것이 옳지, 결코 일본 애니메이션의 주류로 평가될 수 없다. 물론 <초시공요새 마크로스>감독의 인터뷰가 들어가기는 했지만 일반적인 언급에만 거쳐 일본 애니메이션의 주류에 대해 이야기하지 못하는 한계점이 있다.


   그나마 3부에서 국내 유일 일본 대중식 애니메이션인 <고스트 메신저>의 제작사 스튜디오 애니멀을 언급이라도 한 것은 다행이었다. 그들을 지지하는 팬층이 있다는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 둔 시청자라면 뭔가 저런걸 지지하는 층이라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봤을 테니까. 하지만 1부와 2부만을 시청한 애니메이션과 무관한 시청자라면 현재 애니메이션은 미국에서 만든 창작 애니메이션이나 작가 정신을 담은, 아름다운 일본식 애니메이션만 있는 줄 알 것이다.


   또 제작진 측에 묻고 싶은 질문이 하나 더 있다. EBS는 왜 굳이 해외로만 나갔는가? 특히 2부 초반에서 국내의 많은 만화 팬덤과 외부 행사를 차치하고 해외의 컨벤션과 코스어들의 영상을 찍어온 이유가 궁금하다. 아니 이 질문을 이렇게 바꾸어보자. 국내 애니메이션 팬덤 행사를 촬영하면 안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국내 청소년과 청년들의 문화로 비치는 것과 해외 대중들의 문화로 비치는 것의 이미지 차이가 크기 때문에?


   물론 제작진측에서는 한국 애니메이션 문화와 산업은 현재 일본 대중 만화-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한 인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을 것이고, 이러한 부분을 다루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그런 애니메이션을 '왜색' '퇴폐적'이라고 비판하는 YWCA 등의 시민단체나 어르신 층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아니면 행정부 측의 눈치를 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결과 현실을 왜곡하고 검열한 결과물이 나왔다는 것은 슬픈 사실이 아닐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이러한 결정이 제작 의사결정의 상부 단위에서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점은 EBS 다큐멘터리팀이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된 동기이자 진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일반적인 애니메이션 전반을 다루지 못한 아쉬움은 결국 이 애니메이션이 국외 수출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잘라 내고야 말았다.


   EBS는 그동안 다큐프라임과 EBS 국제 다큐멘터리 페스티벌(EIDF)을 통해 좋은 다큐멘터리를 지속적으로 제작, 발표해 왔다. 하지만 이번 '인간과 애니메이션'은 지금까지 EBS가 쌓아온 객관성과 공신력을 뒤엎은 유감스러운 결과라고 생각한다. 차후 EBS가 제작하는 다큐멘터리들이 이러한 유의 실수를 다시 범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신고
Trackback : 0 Comment : 0
2014.03.06 16:31

'박물관은 살아있다' 코사모 코스프레 촬영회, 어떻게 하면 잘 갈 수 있을까?


8일부터 9일까지 '박물관은 살아있다' 코스프레 촬영회 참가자 행사가 있습니다.
코사모 쪽에서 촬영 요청이 있어서 그에 앞서 사전답사를 다녀왔습니다.
너무 길게 글을 쓸 수 없는 상황인 관계로, 몇가지 스폿(=포인트)만 사진을 정리해 보고, 그날 주의해야 할 사항들만 간단히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일단 간단히 약도를 정리해 보았는데요, 보시다시피 입장 지점이 쌈지길 건물 남쪽인 반면, 출구는 건물 북쪽이고, 탈의실은 그 통로에 접해 있어서, 당일 상당히 인파가 몰리는 데다가 코스어분들과 사진사분들이 엮여서 상당히 복잡한 상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즉 보통은 출구 쪽에서 입장하실 수 없습니다. 그런데 당일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서..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요,

일단 입장을 쌈지점 지하 2층에서만 하실 수 있게 된다면, 일단 지하 2층에 내려오셔서 입장소 쪽에서 입장표를 받고요, 그 다음에 코스어분들은 지하를 통과해서 탈의실로 가셔서 옷을 갈아입으신 다음에 다시 출구쪽으로 들어와서 지하를 이용하시던가 2-4층 별관을 이동하시던가 이동하시면서 쌈지길에서 사진을 찍으시던가 그 다음에 인사동 본관으로 이동하시던가 해야 하는데요, 저는 인사동 본관으로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가보지는 않았지만 쌈지점보다는 상당히 넓습니다.)

이쪽에서 스팟 대 여섯개만 잡고 사진을 찍었는데 그럼 스팟에서 찍은 사진과 분위기 설명드리겠습니다.


DSC-RX100 | 1/30sec | F/1.8 | 0.00 EV | 10.4mm | ISO-125 | 2014:03:02 14:30:10


우선 ⓐ지점입니다. 이 스폿은 여러명이서 같이 사진을 찍기에 좋기도 한 곳입니다. 앉아서 찍기도 편하고요. 다만 여기도 당일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지 모르겠네요.


DSC-RX100 | 1/40sec | F/1.8 | 0.00 EV | 10.4mm | ISO-125 | 2014:03:02 14:34:42


다음으로 ⓑ 지점인데요, 이 지점은 보시다시피 안의 박스 부분만 찍을 수 있고, 그 옆의 화장대 부분까지 같이 찍을 수 있는데, 당일 코스어분들과 사진사분들이 상당히 몰리게 되면 양쪽 스폿이 상당히 몰릴 곳으로 예측이 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DSC-RX100 | 1/125sec | F/1.8 | 0.00 EV | 10.4mm | ISO-160 | 2014:03:02 14:55:56


다음 ⓒ 지점. 상당히 익숙한 곳이지만 상당히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장소입니다. 하지만 이 곳을 찍기를 원하는 일반인이 많다는 것도, 또한 그만큼의 코스어와 사진사 분들도 많아질 것이라는 것도, 그리고 옷을 갈아입기 위해서는 이 지점을 지나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이동인구도 상당히 많을 것이라는 점도 상당히 촬영회 당일 상황을 어렵게 할 것입니다. 그게 걱정되네요.


DSC-RX100 | 1/40sec | F/1.8 | 0.00 EV | 10.4mm | ISO-125 | 2014:03:02 14:57:45


보시다시피 아리에게도 상당히 어울리는 장소입니다. ^^


DSC-RX100 | 1/30sec | F/1.8 | 0.00 EV | 10.4mm | ISO-320 | 2014:03:02 15:04:39


ⓓ 지점 앞에서 찍은 사진인데, 이와 같이 평소에 일반인들이 몰리시기 때문에 일반인 분들이 코스어분들께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질 겁니다. 실제로 저희가 사진 찍고 있는 동안에도 일반인분들이 사진 찍으시거나, 같이 사진 찍으시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 점 감안해서 당일 오시는 분들은 '저 찍힐 수 있구나' 이렇게 생각하시고 활동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DSC-RX100 | 1/30sec | F/1.8 | 0.00 EV | 10.4mm | ISO-125 | 2014:03:02 15:09:55


ⓔ 지점인데, 치마를 입으신 코스어분들은 사진 찍으시기 어려울겁니다. 하지만 찍고나면 재미있는 캐릭터가 나올 것 같습니다.


DSC-RX100 | 1/30sec | F/1.8 | 0.00 EV | 10.4mm | ISO-125 | 2014:03:02 15:11:35


그리고 다시 ⓓ지점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렇게 세 명이서 같이 사진을 찍기는 뭐하고, 두 명이서만 찍을 수 있습니다.


기타 좀 더 많은 활동을 요구하는 사진 스폿들이 지하 2층에 좀 있는데요, 닌자 콘셉트의 스폿을 빼고는 마음에 드시는 스폿이 없을겁니다.


지하 2층에서 다 찍으셨다 싶으면 지상 4층으로 가는 엘레베이터를 타시고 올라가서 공원을 조금 내려가다 하늘 정원 사이에 있는 길로 내려가야 별관이 있는데, 별관에서도 몇 장 찍기는 했는데 한장만 올려봅니다.


DSC-RX100 | 1/80sec | F/1.8 | 0.00 EV | 10.4mm | ISO-160 | 2014:03:02 15:23:27


역시 2차원과 3차원의 조화가 좋네요.


이 정도로 쌈지점 스폿은 설명을 마치도록 하고요, 


일단 코스어분들께 드리고 싶은 주의사항은 이 겁니다. '그날 힘드실 각오 하고 꼭 오세요.' 당일 200명이 넘는 코스어분과 사진사분들이 들이닥치시면 서울코믹보다도 더 한 아수라장이 될것 같아서 걱정이 되고요, 씸지점보다는 본점을 이용하셔야 그나마 덜 피곤하게 지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본점에 옷 갈아입을 곳이 생긴다면 그쪽을 주로 사용해주시면 되겠습니다.


또한 사진사분들께는 조명 부분을 잘 준비해서 오실 것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게 DSC-RX100인데요, RX100이 사진을 튀겨서 찍어도 마음에 드는 광량이 나오지 않았...() 다는 것은 햣슈를 이용해서 외부조명을 써야 제대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이야깁니다. 뭐 저보다 더 뛰어나신 사진사분들이 더 좋은 사진을 찍어주실테니 저는 짜져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짧은 리뷰 마쳐봅니다.



신고
Trackback : 0 Comment : 0
2013.09.07 10:16

코사모의 10월 평택 행사에 대해서 몇 가지 사안을 질의해 보았습니다.


   업데이트 : 경기문화재단 평택추진단이 주최하는 본 행사는 11월 2일 오전 10시부터 5시까지 개최되는 것으로 일정이 변경되었습니다.
                  10월 23일 (수) 저녁 6시까지 [코스어], [사진사], [어린이] 들의 콘테스트 참가자 신청을 받으니 참조하시기 바라며,
                  자세한 사항은 http://ggcf.or.kr/html/notice/notice_info.asp?not_idx=32261&flag=READ 를 참조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공고된 내용 중에 일부 논란의 소지가 있어서 내일 추가 문의전화를 하고 새로운 글을 올리겠습니다.


   다음의 질문과 답변은 코사모가 평택에서 코스축제를 개최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제가 국민신문고를 통해서 물어본 내용과 거기에 대한 대답입니다. 대충 읽어보셔도 질문과 답변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이해가 안되실 분들을 위한 설명은 전체 글 아래에 달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질문

경기문화재단에 대한 질의입니다. 
다음의 질문들에 대한 사안에 대한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1. 경기문화재단 산하에 '평택추진단'이라는 조직이 있는지 
2. 그런 조직이 있다면 이 추진단의 목적은 무엇이며, 어떤 사업을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지 (평택추진단의 브로슈어 등의 자료가 있으면 첨부 부탁드립니다.) 
3. 최근 10월에 <2013 평택시 대한민국 코스튬플레이 페스티벌>(이하 '평택페스티벌') 이 개최된다는 소식이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 등을 통하여 공고되었는데 이러한 사실을 경기문화재단은 인지하고 있는지 
4. 상기 평택페스티벌의 개최가 사실인지 
5. 평택페스티벌 개최가 사실이라면, 평택페스티벌을 경기문화재단에서 개최하는 것을 결정하게 된 방법은 무엇인지(구체적으로 경기문화재단이 자체 기획한 것을 코스 단체에 맡긴 것인지, 아니면 외부 단체에서 제안이 들어와서 그것을 승낙한 것인지) 
6. 평택페스티벌의 실무 단체로 네이버 카페인 '코스프레를 사랑하는 모임'(코사모)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이 과정에서 대안 설정 및 평가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 
7. 본 행사의 개최가 상기 평택추진단의 비전이나 실행목표와 얼마나 부합하는지 
8. 평택페스티벌의 개최비용 예산 내역서가 있는지 (정보공개가 가능하다면 pdf 등으로 정보공개 부탁드립니다.) 
9. 평택페스티벌의 개최비용은 어떻게 부담되고 있는지, 특히 경기문화재단이나 기타 지자체의 예산은 얼마나 배정되었는지 
10. 상기 예산의 배정 결정과정이 어떠한지. 특히 어느 항목의 예산을 사용한 것인지 (본예산인지, 예비비나 추경예산인지) 
11. 평택페스티벌이 기존 지역축제와 함께 개최되는지, 그렇지 않고 단독 개최된다면 왜 별개의 지역축제를 추가하여 행사를 진행하는지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끝.

답변

[주 : 1) 2) 등은 질문의 1. 2. 등에 대응하며, 질문 사항에 대한 답변이 질문의 해당 항목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개인적으로 분석한 내용입니다.]

경기문화재단과 군사시설 주변마을 재생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 평택시는 2016년까지 미군기지 확장으로 인해 현재 슬럼화된 k-6 미군기지 상가지역(안정리 로데오거리)의 무분별한 상업적 개발을 막고 문화적으로 재생할 수 있도록 경기문화재단과 지난 2013. 2월에 MOU를 체결하고 3년간 안정리 지역문화기반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 경기문화재단은 3년간 안정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할 추진단장과 상주직원 등 총3명으로 평택사업추진단을 조직하였습니다. 평택사업추진단은 사업대상지(안정리마을회관)에서 상근하며 마을주민, 상인, 미군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지역 구성원 간의 소통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점차적으로 지역 주체들의 자발적이고 자생적인 활동을 구축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 구축된 평택사업추진단은 전문가들의 지역조사, 마을주민 및 상인들의 수차례의 간담회 및 사업설명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여 1단계 사업에 착수하였습니다.
7) 11) 팽성읍 안정리는 미군을 포함하여 문화를 통한 교류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예술, 복식문화(패션), 음식 등을 매개로 한 다양한 교류활동이 이루어지고 거점 공간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2013년에는 구 팽성보건소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커뮤니티의 창의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오는 11월에 오픈할 예정이며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 열리는 예술풍물시장 마토예술제, 안정리 브랜드축제 - 봄시즌 바이크축제, 가을시즌 코스튬플레이 페스티벌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5) 7) 코스튬플레이 페스티벌을 계획하게 된 배경은 첫째, 안정리가 미군부대 및 다국적 민족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고, 둘째 복식이 민족별로 전통을 대변해주며 서로의 생활환경을 이해할 수 있는 매체로 적합하다고 판단하였으며, 셋째 접근성이 떨어지는 평택 안정리의 입지조건을 고려하여 매니아층을 확보한 코스튬플레이를 개최함으로써 성공적인 행사가 될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기본적인 행사안 만이 만들어진 상태로 행사의 세부적인 내용, 예산 등은 확정된 바 없으며, 향후 평택시, 안정리 지역주민 등과의 협의과정을 거쳐 구체적인 행사프로그램이 확정될 것입니다. 
3) 최근 코사모 카페에 게재된 행사내용은 우리 평택사업추진단측에서 코사모측에 행사 전반에 대한 자문하고 협의한 사안을 코사모측에서 게재한 사안으로서, 지금도 평택사업추진단과 코사모가 지속적으로 협의 중에 있는 사안임을 알려드립니다. 4) 또한 본 행사를 개최함에 있어 모든 행사는 평택사업추진단에서 직접 진행할 계획입니다. (6) 없음)
9) 10) 또한 평택 안정리 지역문화기반구축 사업과 관련된 예산은 평택시 본예산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알려드리며, 8) 구체적인 예산내용에 대해서도 협의 중인 부분이 있어 추후 알려드릴 수 있음을 깊이 양해바랍니다. 

감사드립니다. 



무엇을 질문했고, 무엇을 얻었는가?


   그럼 위의 질문과 답변을 통해 어떤 사실이 확인되었는지 간단히 서술해보겠습니다.


   첫째로, 행사를 주최한다는 평택추진단이 실존하는 곳인지가 궁금했습니다. 즉 기본적인 사실fact 체크를 해 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또한 지역문화정책 쪽을 배우고 그 분야에 관심을 갖춘 제 입장에서도 평택추진단이 어떤 목적을 위해서 구성되었는지를 찾아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답변 결과, 경기문화재단이 답변한 바로는 평택추진단이 구성되어서 코스 행사를 개최하게 된 구체적인 정황이 있었고, 그 정황에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었습니다.

 

   위에서 보다시피 2000년대 중반부터 평택 미군기지는 상당한 사회적 이슈들을 몰고 다녔습니다. 한편으로는 대추리 투쟁 같은 철거 주민들의 한숨과 눈물이 그 자리에 있었고, 이후 최근에는 평택 로데오거리 미군 임의체포 사건 등 상인들과 한국인들간의 논란이 있었습니다. 즉 안정리라는 공간이 문화정책적 접근을 요하는 것이었고, 이러한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 경기문화재단이 평택추진단을 구성하여 지역문화재생을 꾀하고 있는 것인데, 한국의 문화정책의 실제를 아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접근할만한 부분이고, 그런 의미에서 경기문화재단의 평택추진단 구성 및 활동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두번째로, 코사모가 경기문화재단의 평택추진단이라는 곳과 실제로 행사를 벌이는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경기문화재단은 코사모가 아니더라도 코스 행사를 개최할 이유가 있었고, 그리고 코사모를 자문단으로 구성해서 실제로 행사를 벌일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물론 안정리의 지역문화와 다문화정책, 그리고 코스 문화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이해가 안 가기는 하지만 [ 제가 아는 바로 지역축제와 코스를 연결하는 분들 중에서 최근 다문화 정책과 연관성을 가지고 이를 연결한다는 입장을 가진 분들은 이 곳이 한국 역사상 처음입니다. 물론 최근 코믹에 해외 코스어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으니 그 분들을 데리고 들어오면 되겠습니다만, 연결이 쉽지 않을껄요? ] 뭐 현재의 지역문화지원은 솔직히 소프트웨어적으로 쏟아부어도 늘 부족한게 사실인지라 … 그렇다고 칩시다.


   세번째로, 왜 코사모인지? 라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경기문화재단쪽에서는 구체적인 대답을 거부했습니다. [ 참고로 제가 이 공문을 돌리고 답변이 돌아오자마자 코사모는 기본적으로 어떤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공지했던 것을 취소하고 9월 10일로 구체적인 행사 일정 공개를 미루었습니다. ] 그러나 이 질문으로 인해 얻을 수 있었던 것이 있었습니다. 경기문화재단은 코사모가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라고 확인해 주었습니다. 즉 주최하는 측은 평택추진단이 되고 코사모는 여기에 도와주는 것이 되지요. 이 이야기를 다시 정리하면, 비 코사모 회원도 이 행사에 참여가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이 이야기가 왜 중요하냐면, 코사모가 주최가 되면, 코사모 회원만이 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고, 비 코사모 회원은 이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평택추진단이 주최가 된다면 코스인들이 코사모 회원이든 아니던 이 행사에 가서 사진을 찍든 코스를 하든 해서 놀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죠. 덕분에 저도 이 행사에 참여하기로 제 의사를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행사에 대한 재정이 어떻게 설정되어 있는지 물었습니다. 공식 발표 후에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있겠습니다만, 코스 무대 행사나 셔틀버스 등을 운행하겠다는 점을 봤을 때 최소한 네자리 수 (즉, 수천 만 원) 이상의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지역문화축제가 전국에서 1년에도 800개 가까이 열리고 있는 요즘, 지역문화축제를 통한 주민 참여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즉 그만큼의 편익을 발생시키지 않는다면, 이건 세금 낭비가 되기 때문이죠. 여기에 대해서 경기문화재단은 정확한 내역을 지금 밝힐 수는 없지만, 나중에 내역서를 공개할 수 있다고 말을 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문화정책 연구에 있어서도 나중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행사 종료 이후 정보공개를 요청할 예정입니다. 또한 예산의 출처가 평택시 본 예산이 될 것이라고 되어 있는 점을 참고한다면, 문화예술정책을 공부하는 분이라면 평택시 예산서를 찾아서 어느 정도 안정리 사업에 돈이 배분되는지를 찾아본 다음, 거기서 어느 정도 행사가 진행될지를 미리 계산해 볼 수도 있겠지만, 저는 미리 계산해 두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이 정도로 코사모 행사에 대한 기초적인 설명은 다 된것 같아서, 9월 10일날 발표될 세부 행사 내역을 지켜보고 그 결과를 보면서 10월 12일 행사에 참가해 보려고 합니다.


   혹시 평택 행사에 오실 분이 있다면 저를 찾아주시거나 연락을 해주신다면 기쁘게 사진을 찍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사진사 엘리프였습니다.


p.s.  답변이 도달해 이 글을 쓰기 시작한 때는 8월 20일이었고, 저는 한 8월 10일쯤인가에 국민신문고 민원을 집어넣었었습니다.

       세월이 참 빨리 지나가네요.



신고
Trackback : 0 Comment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