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코나타의 모바일 생활' 팀블로그 3기 신청글의 역할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신청글에 따른 정보는 아래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팀블로그 선정여부와 관련 없이 이 포스팅은 계속됩니다.
들어가며 : IM-S340L 이야기
사례 1 : Windows7, 나의 핸드폰 내용 저장을 어렵게 만들다
사례 2 : 매니저가 구동이 안돼요 ㅠㅠ
규혁롬, 괜히 뜨는게 아니다
가전기기적 마인드, 이제는 기어가 안 먹히는 이유
치유력을 이끌어내는 핸드폰, 변죽만 울리다 마는 핸드폰
단순한 UX로는 소비자의 마음을 이끌어낼 수 없다
소프트웨어 생태계, 왜 필요한 걸까
아이폰과 아이패드만 다른 걸까?
어떻게 한국 휴대폰 시장,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제발 개발자를 몰아붙이지 말자
마케팅 이론들이 괜히 있는건 아니다
김영세 디자인이 필요한 이유
과연 폴더폰, 슽라이드폰은 끝인건가?
소비자, 제작자들에게 친솔해지자
결론 : 또 하나의 명기를 바라며
들어가며 : IM-S340L 이야기
저의 폰은 사실 다른 분이 보기에도 형편없으실 정도로 열악한 폰인 SKY의 IM-S340L입니다. 이 폰은 제가 약정을 주고 구입한지 24개월이 지나 이제 더 이상의 할부금이 필요 없고, 더군다나 이제는 아이패드 2라는 대안이 있어서 처음에 이 폰을 사용한 목적이었던 인터넷 사용을 더이상 하지 않아도 됩니다. 덕분에 요즘은 긴요한 음성통화를 제외하고는 거의 들고 가나 안 들고가나 뭐 한 폰이 되었습니다만, 아이패드를 어머니에게 사달라고 해서 사기 이전의 저와 현재의 저를 비교한다면 정말 아이패드를 잘 샀다는 생각마저도 듭니다.
사실 한국 휴대폰시장은 제가 폰을 살 즈음인 2년 전에는 결국 2년을 쓰는게 다행일 정도인 위의 핸드폰 만큼이나 열악했었습니다. 전화 기능과 문자 기능에 MP3, 뭔가 구매해 보기에는 비싼 모바일 게임 기능, 그리고 그 당시 처음으로 도입된 인터넷 구현 방식인 오즈가 그 당시 휴대폰에서 볼 수 있는 최신 기술이었습니다. 그만큼 2년전의 모바일 시장은 공짜 폰에도 '오즈가 된다'는 기대와 함께 뭔가 더 높은 기술이 도입되지 않을 것인가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고, 하반기가 되기 전까지는 조용했었습니다. 아이폰이 오기 전까지는요.
랄까 이 이야기도 있고 더 나중에 할 이야기도 있긴 하지만, 오늘 굳이 깨지고 오래되고 못생긴 제 핸드폰을 들어서 이야기하고 싶은건 이런 이야기는 아닙니다. 제가 2년동안 이 폰을 사용하면서 무슨 일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문제가 있었는지를 이야기해드리고 싶습니다.
사례 1: Windows7, 나의 핸드폰 내용 저장을 어렵게 만들다
제 스카이폰은 다른 스카이폰과 마찬가지로 스카이 매니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스카이 매니저는 같은 스카이 폰끼리 그 작동원리가 동일해 한 폰에 있는 내용을 다른 폰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매니저에 내용을 복사해 이동하면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내용을 지속적으로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점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은 2009년 9월에 Windows7 가 발표되고, 제가 원래 쓰고 있던 윈도 비스타 기반의 노트북에 Windows7를 정품으로 구매해서 깔게 되면서 변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전에 Windows7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기존 스카이매니저 내용을 백업하지 못해 그동안의 내용이 사라진게 안습 ㅠㅠ)
사실 스카이 매니저는 스카이 매니저 그 자체로 핸드폰과 교신할 수 없습니다. 스카이 매니저와 핸드폰 사이의 연결을 위해 필요한 USB 드라이버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의 설치가 필수적입니다. 특히 제가 쓰고 있는 핸드폰의 경우 드라이버가 두 개가 필요했습니다. 하나는 SKY 자체에서 만든 드라이버이고, 또 하나는 SKT용 SKY를 위한 USB 드라이버입니다. 참고로 제 핸드폰은 오즈가 되는 오즈폰이기 때문에 당연히 LGT 소속인데 왜 SKT용 통합 USB 드라이버를 깔아야 하는지도 의문이었지만, 그건 어쨌든 깔아서 송수신에 큰 문제가 없었고, SKY에서 SKT 드라이버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있었겠다고 생각하니까 이해가 될 수 있겠더군요.
그런데 이 USB 드라이버가 Windows 7에서 설치가 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비스타에서 Windows7로 올라가면서 높아진 기준에 드라이버에 맞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이었겠죠. 그래서 스카이에 질문을 했습니다. Windows용 드라이버를 지원할 생각이 있냐고요. 물론 답변은 간단했습니다. '추후 고려하겠다'라는 것이었죠. 하지만 지금까지도 Windows7용 드라이버는 나오지 않았고, 따라서 제 노트북에서는 계속해서 수신되고 송신되는 문자 메시지를 저장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결국 해결은 제가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제가 구매한 버전은 프로페셔널 버전이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XP Mode를 띄울 수 있었지만, 제 노트북이 2008년에 LG에서 구매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 당시 가상화기술이 LG에서 발매한 노트북에는 없어 기본적인 사용이 불가능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결국 인터넷을 찾다 [ XP모드 제한을 풀어주는 핫픽스 ]를 찾아 열심히 노력한 끝에 XP Mode를 깔아 거기다가 스카이매니저를 깔고 드디어 스카이매니저로 이동해 내용을 보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현재는 제가 새로운 컴퓨터를 구하는 과정에서 또 다시 XP를 이전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여 문제가 되기는 합니다만 (특히 지금의 컴퓨터는 64비트 Home Premium 버전이기 떄문에 XP모드를 깔 수 없어 윈도우 블랙에디션을 다시 까는 수 밖에 없었다는게 #fail 이건 합니다만) 이러한 사소한 내용을 차치하고서라도 결국 소비자가 정상적인 제품 사용을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야기해 줍니다. 여기에 들인 시간과 노력은 누구도 보상해주지 않았고(물론 보상해줄 리도 없고), 지금도 스카이는 여기에 대한 추가 지원을 (비명시적으로) 거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제가 최근에 또 다시 겪은 사례는 이러한 문제가 단순히 한 번 하다 말다의 수준이 아닌 통상적인 마인드의 문제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사례 2 : 매니저가 구동이 안 돼요 ㅠㅠ
그렇게 XP Mode를 깔아 시간이 날 때마다 메시지 내용을 저장하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정확하게 2010년 11월 하순의 어느 날, 평소처럼 XP Mode를 통해 메시지 내용을 옮기고 있는데, 갑자기 스카이 매니저가 돌아가다가 중간에서 멈추었습니다. 언젠가 정리가 되겠지 하고 기다리고 있다가 하도 정리가 되지 않아서 끄고 다시 켰더니 매니저가 열리지 않고 중간에서 에러가 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생각하다가 프로그램의 모든 데이터베이스를 저장하는 파일인 ldb와 mdb 파일이 깨진 것이 아닌가 (이미 스카이폰을 잃어버린 이후 다시 새로운 스카이폰으로 이전하면서 ldb와 mdb 파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따라서 이 파일들을 먼저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스카이 측에 깨진 mdb와 ldb 파일을 첨부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보냈습니다.
상담제목 데이터매니저 mdb ldb 파일이 깨진듯 합니다 상담내용 정보를 컴퓨터로 전달 중에 오류가 나면서
Runtime 오류가 납니다.
아무래도 메시지를 정리 중 부분에서의 mdb와 ldb 파일의 오류로 인한듯 하니
파일의 확인을 부탁드리고 혹시 가능하다면 교정 부탁드립니다.
그러나 스카이쪽의 답변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안녕하세요. 엘리프 고객님
온라인상담 운영자 ○○○ 입니다.
데이터매니저 이용시, 런타임 오류가 발생하여 그에대해 문의 주셨는데요.
아래 안내해드리는 방법대로 설치된 프로그램 폴더까지 모두 삭제해주신 후 다시한번 프로그램을 설치해 이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 삭제 방법
1) [시작 > 설정 > 제어판 > 프로그램 추가/제거] 에서 [데이터 매니저 Plus] 를 삭제해주십시오.
그 다음, [내컴퓨터 > C드라이브 > Program Files] 에서 [SKY Manager] 폴더까지 삭제해주십시오.
2) [시작 > 설정 > 제어판 > 프로그램 추가/제거] 에서 [SKY(또는 SKTT) IMT-2000 Handset Software] 나 [SK Telecom 통합 USB 드라이버 프로그램] 를 삭제해 주십시오.
★프로그램 삭제후 PC 재부팅후 재설치 부탁드립니다.
▶ 설치 방법
[ISKY 홈페이지(www.isky.co.kr) →고객지원→ S/W다운로드→소프트웨어에서 통신사,
모델명을 설정하여 검색한 후 데이터 매니저를 다운로드 해주십시오.
설치하신 데이터매니저 와 USB 드라이버를 모두 삭제하신 후 재설치를 진행해 보시기 바라며 재설치하신 후에도 동일 오류 현상이 계속된다면 이는 데이터매니저 프로그램과 고객님의 PC 사양의 호환성이상으로 인한 현상일 수 있으므로 고객님의 PC 윈도우 사양과 동일한 `다른 PC` 에서 프로그램을 설치하여 이용해보시기 바랍니다.
다른 PC 에서는 정상적으로 데이터매니저 가 이용된다면 고객님의 PC 환경을 점검해보시기바라겠습니다.
직접 해당 모델의 데이터매니저 를 다운받아 이용해보았으나 접수해주신 오류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는데요, 그로인해 해당 모델의 데이터매니저 프로그램 자체의 이상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참고하여 주십시오.
고객님의 불편사항에 많은 도움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다른 궁금하신 사항이나 문의하실 사항이 있으시면 온라인 상담이나 고객센터로 문의주세요.
-온라인 상담 업무시간: 평일 09시-22시/ 토,일요일 09시-18시
-고객센터 업무시간: 평일 09시-18시/ 토요일 09시-13시
-대표번호: 1588-9111
감사합니다.
단순히 한가지 파일에 문제가 발생한 걸 가지고 모든 프로그램을 삭제하는 건 너무하다 싶어서 결국 이전의 LG 노트북을 다시 꺼내 그쪽의 XP에 설치된 핸드폰 매니저에 아직 남아있던 ldb 파일과 mdb 파일을 꺼내 제 컴퓨터의 해당 폴더에 붙여보았습니다. 예상대로 스카이 매니저가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갔습니다. 결과적으로 제 예상이 맞았고, 결국 프로그램 자체에서 발생한 오류를 교정하지 못하고 프로그램에 오류가 발생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mdb 파일과 관련한 사실을 올해 초에 한 가지 더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 mdb 파일이 Microsoft Office Access로 열 수 있는 파일이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액세스로 파일을 열어본 결과는 대단했습니다. 아래의 그림을 보시죠.
일련번호와 다양한 저장과 관련된 번호가 제시되어 있고, 보낸사람의 번호, 받은 사람의 번호, 그리고 메시지 내용이 그대로 적혀 있었습니다. 그 중 맨 위와 아래로 내려가면서 전체 내용이 에러로 기재된 행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상황은 아래 그림과 같이 다른 데이터베이스 부분에서도 계속해서 살펴 볼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보시다시피 분명히 해당 파일에 문제가 있었고, 이러한 내용을 소비자가 짐작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고객센터 담당자님은 '프로그램에는 문제가 없지만, 뭔가 이상한 부분이 있는 것 같으으니 일단 날리고 다시 깔아서 잘 되면 문제가 없는 거고, 안 되면 다시 물어보세요'라는 생각으로 저에게 내용을 답변했던 것입니다. 특히, 위의 상담 답신 내용 중에서 '직접 해당 모델의 데이터매니저 를 다운받아 이용해보았으나 접수해주신 오류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내용은 제가 보내드린 ldb 및 mdb 파일에 대한 검토는 일체 하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해 줍니다. 결국 고객의 개인 정보는 날라가도 상관이 없고, 그냥 프로그램만 잘 돌아가면 된다는 마인드가 어느새 들어가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숙련된 기술을 갖지 못하고 계시고, 감정노동을 해야 하시는 고객센터 상담원들의 특성상 이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어림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도 않다는 점이 iSKY의 고객센터의 FAQ 내용을 보면 곧 나타나게 됩니다. 다음은 해당 관련된 FAQ 내용입니다.
보시다시피 스카이 데이터매니저의 프로그램 문제일 수도 있는 상황을 단순히 '윈도우의 일반적인 오류 증상'으로 한정하고 있으며,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전문적인 컴퓨터 이용 지식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이 상황에서 자신이 이전에 기록한 개인정보를 날릴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소비자가 자신의 핸드폰을 사용하기 위해서 핸드폰의 구동 내용에 대한 지식까지 숙달하고 있어야 한다는 상황은 한국의 핸드폰 회사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 일면을 보여줍니다. 솔직히 스카이가 데이터매니저 프로그램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알고리즘이나 서브 프로그램을 추가해 주었다면 이러한 오류 때문에 시간을 또 다시 소비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사실은 그 회사의 문제인데 그 문제 해결의 책임이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넘어가고 있는 경우가 상당하다'는 한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의 이러한 주장을 예증해 줄 수 있는 사례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최근의 규혁롬 사태입니다.
규혁롬, 괜히 뜨는게 아니다
이규혁님이 제작한 규혁롬이 최근 며칠 새에 (이 글을 쓰는 시점은 6일이고, 한경에 기사가 나간 일자는 5일(네이버 공개)~6일(지면 상 2면)입니다) 크게 뜨고 있습니다. 5일에는 네이버 실시간 검색순위 1위를 기록했고 6일까지 10위권 이내에서 검색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왜 그만큼 이규혁님의 이야기가 네티즌들의 인기를 끌게 되었을까요? (더군다나 이전에 1주일 전에 [ 한겨례에서 규혁롬 이야기가 기사로 나왔을 때 ]에는 트위터 이외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일단 [ 한국경제에서 규혁롬에 대하여 기사를 낸 사실 ]이 가장 큰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한국경제는 제계의 기업들이 투자하고 있어 경제계 신문에서는 가장 크고 영향력 또한 지대한 신문입니다. 이러한 신문에서 2면에 규혁롬에 대한 기사를 냈다는 것 또한 큰 여파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신문에 기사가 실린 시간은 밤 쯔음이고 규혁롬 기사의 발표 시간은 5시였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영향력이 규혁롬을 1위로 띄운 이유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럼 신문의 일부 내용을 통해 왜 규혁롬이 뜨게 되었는지를 살펴볼까요.
규혁롬 열풍이 불게 된 데는 지난해 출시된 모토로라의 스마트폰 모토로이를 최적화시킨 '모토로이 규혁롬' 때문이었다. 하드웨어에 최적화돼 메모리 공간을 크게 늘려주고 속도도 높여주었더니 모토로라가 내놓은 업그레이드 프로그램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탔다. 급기야 지난 5월에는 8700여명의 회원을 갖고 있는 포털 커뮤니티 'LG 옵티머스2X 포럼'이 옵티머스2X용 규혁롬 개발을 부탁하기에 이르렀다. ~ 당시 [삼성전자의 블랙잭이] PC 대용으로 쓸 수 있다던 광고를 본 그는 생각보다 폰의 속도가 느려 실망했다. 이것이 계기가 돼 규혁롬을 만들었다. 삼성전자의 미라지 옴니아1 옴니아2 갤럭시A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X1 등의 규혁롬도 만들어 무료로 배포했다. (한경 기사)
사실 규혁롬의 기사가 뜨게 되었던 이유 중 하나는 '고등학생 한 명이 스스로 롬을 개발해 통신사의 핸드폰을 개량했다'는 믿을 수 없는 사실일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이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한 'G20세대' (어이가 없는 말이기는 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 제 블로그의 포스팅 ] 을 참조해 주세요 )의 특징을 가지고 있었고, 따라서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이슈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한겨례 내용 보고 생각하다가 인터뷰를 해서 기사를 만들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갑자기 떠서 화제가 되었고요. 참고로 앞으로도 규혁롬 이야기는 추후 몇 주 동안 시사 트렌드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왜 규혁롬의 기사가 이러한 여러가지 이유로 뜨게 되었다면, 규혁롬 자체는 갑자기 뜨게 되었을까요. 기사의 내용들이 증언해주고 있습니다. 윗쪽 기사의 내용을 다시 정리해 볼까요. 말하자면, 이런 겁니다.
규혁롬에 소비자들이 반응한 이유는, '좀 더 빨리, 편하게 기기를 사용하고 싶다'는 이유뿐이었습니다. 이규혁님은 이러한 이유의 니즈를 느끼고 처음에는 그냥 생각없이 자신이 해결하기 위해 롬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같이 쉽게 쓰게 하고 싶어서 내용을 나누었습니다. 그게 끝이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간단한 니즈에 대한 공급이 큰 효과를 낸 이유는 통신사의 기기에 내재되어 있는 롬이 필요없는 프로그램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 한 가지였습니다.
이번 주 토요일(9일)에 옵티머스2X의 첫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에요. 기기는 좋은데 불필요한 것들이 많이 깔려 있더군요.
(이규혁님, 한경 기사에서)
이 말을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통신사가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는 기기가 과연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소비자 지향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이러한 사항을 애초부터 무시해 왔습니다. 이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이 바로 규혁롬을 중심으로 하는 프로슈머들이 만든 자발적인 폰 소프트웨어의 개선이었고, 결국 이러한 상황들이 공개적으로 사람들에게 홍보되고 알려지는 시점에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내용은 다음의 기사 인용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앱 개발자 양진섭 씨는 "국내 기업들이 애플 아이폰을 따라 잡으려고 제품을 급히 출시하는 과정에서 최적화를 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규혁롬은 대기업들이 고객을 위해 해야 할 일을 대신하고 있는 셈"이라고 평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나 LG전자 홍보팀 관계자들은 대체로 "이름은 알고 있지만 회사 차원에서 특별히 할 말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기사가 어떻게 나가느냐"며 은근히 신경을 쓰는 기색이었다. (한경 기사)
이군에 대한 사용자들의 열광은 스마트폰 제조사와 이통사들이 소프트웨어 개발능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사용자 요구를 제대로 반영해오지 못했음을 반영한 현상이라는 평가다. (한겨례 기사)
이제 규혁롬 이야기를 정리해 봅시다. 위에서 제가 긴 시간과 내용을 들여서 설명한 IM-S340L과 규혁롬 이야기, 뭔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그렇습니다. 분명히 제품은 회사가 만들었고 구매는 소비자가 했고, 여기에 대한 지속적인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니즈가 확장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후속 조치는 소위 애프터 서비스라고 불리우는 기기의 수리를 제외하고는 건성 건성 이루어지고 있고, 정작 이걸 정리하는 사람은 소비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간과 노력의 소비에 대한 보상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요.
이거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삼성전자와 같은 핸드폰 기기 제조 회사들은 분명히 자신들의 핸드폰 가격이 높은 이유가 서비스를 더 많이 해주기 위해서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많은 네티즌들은 그러한 것이 사실이 아니라 [ 독점 유지 및 수입 유지 ], [ 통신사와 제조사 간의 담합 ], [ 유통과정에서의 문제 ], 광고비 책정 때문이고, 이러한 관행이 우리나라에서만 진행되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핸드폰 가격에 대해서는 이 글이 다루고자 하는 관점을 벗어나고 있고, 또 많은 언론과 블로거들, 트위터러들 등이 잘 정리해주고 계시니 굳이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 것만은 분명한듯 합니다. 핸드폰 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있으면 최소한 그에 따른 소프트웨어 지원을 통한 소비자의 니즈 만족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실이 무시되고 있으며, 이러한 제조사의 행태가 상도에 어긋나고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통신사의 이러한 마인드가 일부러 소비자에게서 돈을 뜯어내고 일부러 상도를 어기고서라도 높은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폰을 제공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리고 그러한 노력으로 지속적으로 핸드폰을 출시해 오고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그렇다면 제조사들이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원을 멈춘데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에는 현재의 국내 제조사들이 가지고 있는 한가지 인식의 맹점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바로 '가전기기적 마인드'입니다.
가전기기적 마인드, 이제는 기어가 안 먹히는 이유
생각해 보면, 대한민국을 발전시킨 것은 뚝심같은 마음이자 결단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단의 결과가 성공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90년대 이후부터 단순한 개발 방식으로는 경제나 국가의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는 세계적인 상황이 도래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방식의 한계는 더욱 더 강해져 오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그리고 세계의 전반적인 변화는 이제 더 이상 한국이 변화에 저항할 경우 언제라도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 기업들이 노력하고 있음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핸드폰은 이러한 흐름에 사실 아직 저항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에는 역시 외국에서의 경쟁이 닫혀져 있고 소비자의 지속적인 항의나 감시가 없다는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는 가전기기적 마인드의 문제가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전기기는 아시다시피 하드웨어의 비중이 높습니다. 그리고 하드웨어를 작동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는 (버튼 등으로 조정하는 경우) 없다시피 하거나 그 설계가 매우 간단합니다. 따라서 가전기기에서 발생하는 고장의 대부분의 경우는 소프트웨어의 문제라기보다는 하드웨어의 문제이므로 하드웨어를 빠르게 고칠 수 있는 사람들을 훈련시키고 활동하게 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합니다.
그 이후로 이제 컴퓨터가 새로이 등장합니다. 물론 컴퓨터에서도 소프트웨어의 기능이 그만큼 중요합니다만, 애초에 한 번 구매한 이후에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하드웨어 회사와 다르므로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원을 할 필요가 적습니다. 물론 기본적인 드라이버나 번들 소프트웨어(-_-;)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그런 소프트웨어는 매우 적고 사용율이 떨어집니다. 물론 요즘은 드라이버에 대한 원성도 높아지고는 있습니다만, 역시 컴퓨터 조립사가 책임질 부분은 아닙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시대가 된 지금은 달라집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보듯이 소프트웨어의 기능이 하드웨어보다 중요해지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제 아이폰/안드로이드폰의 기능 자체보다는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이 무엇인지, 얼마나 많은지, 어떠한 기능을 제공하는지 자체로 고려 사항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구동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잘 돌아가는지가 또 다른 핫 이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휴대폰 제조 회사들은 아직 이러한 변화를 느끼지 못하거나 저항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제 소프트웨어 자체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요청하고는 있지만, 하드웨어를 구동하는 소프트웨어조차 프로슈머에 의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은 그에 의해 작동되는 어플리케이션이 가지고 있는 문제 또한 이에 상당하리라는 것을 짐작하게 합니다. 또한 [ 휴대폰 제조 회사들이 어플리케이션 제작자를 하나의 사업자로 인식하지 못하고, 어플을 제조하도록 요청 ]하는 등 아직도 제작회사들은 가전기기적 마인드를 가진 채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휴대폰 제조사나 통신사들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지 않습니다. 그것은, 초기 가전제품 시대와는 달리 소비자들에 의해 발산되고 있는 다양한 니즈를 핸드폰 제작 회사들이 제대로 수용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그러한 수용을 하지 않더라도 회사의 미래 운영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들이 믿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당장 IMC나 버즈 마케팅을 사용해서 마케팅적인 차원에서 제대로 소비자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그러한 결과가 나올 수 없음은 명약관화한 사실입니다.
그 결과 통신사들이 기어코 막고자 했던 아이폰이 뚫리면서 우리 국내 기업들은 지난 2년간 국민들의 생각이 자신들의 생각과 많이 다름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과 아랑곳없이 계속 소프트웨어 지원 없는 스마트폰 생산에 나선다면, 그리고 소비자를 결국 지속적으로 우롱한다면, 우리 한국의 모바일 사업은 큰 부침을 맞게 될 것입니다.
그럼 왜 한국의 핸드폰에는 어떠한 근본적인 한계가 있을까요? 그리고 어떠한 대안과 투자가 필요할까요? 다음 연재에서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