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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컬처/쇠들

철도문화체험전, 누구를 위한 모임이었을까


   1. 우선 무엇보다, 철도문화체험전 자체를 열어준 한국철도공사 관련자 여러분들와 멀리서 오셔서 긴 시간의 레파토리로 감동적인 연주를 해주신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 여러분, 3일간 수고하신 우송대 분들과 자원봉사자 여러분들, 각 철도모형동호인들, 각 철도모형회사관계자 여러분, 각 철도모형동호회들, 특히 한국철도문화협력회의 여러분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이 글을 쓰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도문화체험전을 잘 다녀왔다, 잘 했다, 좋은 행사가 될 것이라고 하기에는 남아있는 1% 이상의 부족함이 남아있는 듯하여 이 첫 행사에 대해서 지적하는 글을 써야 할 것 같다.

   2. 우선 이 행사가 대한민국의 철도 동호인들 중심의 대형 행사로는 첫 행사였고, 첫 행사치고는 비교적 협력이 잘 이루어졌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감한다. 하지만 이러한 행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콘텐츠 상에 있어서 과연 유저경험을 얼마나 배려했는지에 대해서는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철도 모형 부분에 있어서, 디오라마의 동선에 대해서는 다시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던 것 같다. 특히 모듈부문의 경우 한쪽만 공개되어 있고 나머지 한 쪽은 공개되어 있지 않아 반대쪽에 있는 부분을 볼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모형을 보호해야 한다라는 이유만으로 - 그리고 모두가 이 모형들을 존중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 아예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다. 물론 철도모형의 가치와 이를 위해 필요한 상당한 양의 돈의 투자와 헌신을 생각한다면 모든 철도모형은 보존되어야 할 가치가 있다. 하지만 조금만 배치를 수정했더라면 누구도 힘들지 않게 전체 디오라마와 더군다나 스탭이 아니었다면 누구도 접근할 수 없었던 모 위치에 대해서 접근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있었는지에 대한 생각이 아쉬웠다. 차라리 회사 모형쪽 부스 몇개를 더 대합실 바깥쪽으로 빼고 동호회쪽 부스들을 평소에 통과 안시키고 음악회 했을 때 출입을 해제했던 그 쪽으로 배치했다면 문제 없이 해결이 되었을 터인데, 이러한 기본적인 배치상에서의 중요성을 감안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그리고 스탭들이 공정하게 행사를 진행했는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데, 분명히 KTX를 종이모형 배포를 하겠다는 시간은 11시와 4시였는데, 정작 그 시간에 일부러 맞춰서 가 봤더니 종이모형 배포가 벌써 끝나 있고 정리하고 있는 모양새가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다. 더군다나 몇몇 사람들은 분명히 한장씩만 배포했을 그 모형을 여러개 가지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누어주겠다고 하고 있었고, 결국 제 시간에 모형을 받으러 왔던 사람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러한 모습은 정상적인 행사 운영이 이루어졌다면 발생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3.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철도문화체험이라는 말에서 여실히 들어나듯이,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었다. 이번 철도문화체험전에서 가장 불이익을 받은 사람들이 특정 그룹에 속하지 않은 철도동호인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서로 지인들이 많이 있는 철도동호인들은 스탭으로서나 동호회인으로서나 재미있게 전시를 진행하면서 이것 저것 즐기셨을 것으로 생각하고, 일반인들, 특히 가족 여러분들은 어쨌든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체험을 시켜준 것만으로도 크게 만족하고 돌아가셨을 것이다. 그런데 그룹에 속해 있지 않은 철도동호인들이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무관심?

   물론 나는 그런 느낌만을 받지는 않았다. 한국철도문화협력회 회장님과 대화할 기회를 가지면서 이번에 그 모임에 가입하게 되고, 활동할 곳을 하나 더 얻은 것이나, 레일플러스 회장인 Azu님, 이번 경진대회 모듈 부분에서 스위치백을 구현해 대상을 받으신 진승기님 등과 대화할 수 있게 되어서 반가웠다. 하지만 철도문화체험전이 돈을 많이 투자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모형만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것, 그리고 특정 동호회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한 일반 철도동호인들이 그 체험전에서 뭔가를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사라졌다는 것은 코레일 쪽의 마인드 자체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개별 철도동호인들의 무분별한 참여가 오히려 행사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점은 명약관화하다. 하지만 철도문화체험전이 단순한 일반 어린이 중심 관람자들만을 포지셔닝하여 개최되는 행사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특히 일반 철도동호인들의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는 포인트가 고려되었어야 했다. 철도 모형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수백만원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들 뿐만이 아니라 말이다.

   4. 이야기를 정리해 보자. 이번 철도문화체험전의 기본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앞으로 향후 접근방향에 대해서는 개선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철도모형과 철도수집품, 그리고 개인의 사진 전시가 철도문화를 '체험' 하거나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의 전부가 아니듯이, 내용상에 있어서나, 철도동호인들에게 있어서나 일반인들에게 있어서나 단순히 수동적인 방향이 아니라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지속적으로 넓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식수대라던가 다양한 편의시설이 부족한 부분이라던가 등의 부분도 2회에서는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하물며 일본의 철도문화중 하나인 철도 도시락(에키벤)을 소개한다면서  할인 판매라도 하면 사람들이 많이 사먹었을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결론적으로, 2회에서는 더 좋은 아이디어와 더 좋은 유저 인터페이스 등이 충분히 반영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단체들만의 축제로 끝나는 것만이 아니라, 모든 철도 동호인과 개인이 충분히 참여할 수 있는 기회와 장소가 주어지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

   p.s 철도문화체험전에 토요일날 가서 부족하나마 촬영을 했으나, 아이폰 관련 문제로 데이터가 모두 날아가 고생하여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전달하지 못하게 된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물론 이 글은 그 데이터가 날라가서 분심을 품고 쓴다든가 등의 목적으로 쓴 것은 아님을 밝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