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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2012 일본여행기

2012 일본 여행기 (10) - 번외편 1 : 왜 JR패스여야 하는가? + 일본의 시각표는 뭐가 좋길래?


이 글은 [ 2012년 일본여행기 ] 의 일부입니다. 이 글의 일부 또는 전부를 저작권자가 허가한 장소 이외에 게시 할 수 없습니다.
이 글 안에 있는 일본어 단어들은 완전히 굳어진 경우(도쿄, 오사카 등)을 제외하고는 장음을 고려한 통용표기에 따라 표기합니다.

   넵. 번외편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제 JR PASS를 이용하기 전의 3일간의 여행기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JR Pass를 이용해야 하는 시점에서, 일본 여행을 다녀오는 분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은 두가지를 하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제가 이번 번외편에서 이야기하고 싶은건 딱 두가지입니다.

   첫째. JR패스를 이용하는 편이 좋은가?

   네. 무조건 좋습니다. 특히 한 지역 내에 계실게 아니고 도쿄에서 오사카, 또는 오사카에서 도쿄 식으로 큰 권역의 이동을 (왕복이 아니더라도) 한 번 이상 하실 거면 무조건 JR 패스를 사시는게 좋습니다. 물론 남부권에 사시는 분이고 한 지역만 왔다갔다 하실거라면 [ 사정은 좀 달라집니다 ]. 하지만 철도매니아라면 무조건 JR패스를 끊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에 JR큐슈 패스와 JR동일본패스, 그리고 각종 사철의 패스까지 잘 짜서 사가지고 다닌다면 두달 정도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JR Pass는 길게 끊을 수록 이익이 됩니다. 제가 28300엔을 내고 7일권을 끊었는데, 일정을 많이 두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7배를 타고 다녔으니(정확하게는 208510엔 어치, 730.6%) 6배는 번 셈입니다. 거기다가 끊고 타지 않은 것까지 합치면 26만엔이 되는데, 이는 9배 정도의 돈을 벌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신칸센을 많이 타고 뽑아주면 [ 7일 안에도 43만엔 어치나 탈 수 있다고 하니 ], 정말 이러한 좋은 패스를 외국인들에게 아낌없이 제공해주고 계시는 (JR화물을 제외한) JR 6사 여러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이라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JR패스의 경우 분실할 경우 재발급되지 않고, 지정권도 잃어버린다면 재발급되지 않게 되므로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으니 표 관리는 정말 철저히 하시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특히 이동량이 많은 분들은 여기에 알맞게 가방도 이동성이 좋게 들고 다니지 않으면 힘든 나날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생각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일본의 시각표는 좋은가? 그러면 뭐가 좋은가?

   국내의 시각표를 보신 분들이나 그냥 시각표를 찾으시는 분들에게 있어서는 왜 일본이 복잡한 시각표 체계를 쓰는지 이해가 안 가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일본에서 사시면서도 일본의 시각표가 이해가 안 가는 분들이 있으신 것을 보면 그 수준은 심각한 것 같은데요... 일단 왜 그렇게 많은 분들이 일본의 시각표를 사용하는 것을 꺼려하는지는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견본 사진을 하나 가지고 왔습니다. 제가 사 둔 2012년 7월호 소형 전국시각표의 296, 297 페이지입니다. 위쪽은 오사카에서부터 카나자와까지 코세:센(호서선)과 호쿠리쿠혼센(북륙본선)을 이용해 카나자와쪽으로 향하는 하행, 아래쪽은 오바마센(서빈선)과 마이즈루선(무학선)의 상행 시간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처음에 보시는 분들은 시각표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 건지 전혀 이해를 못하십니다. 그래서 어떻게 일본의 시각표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기 위해 이 중 일부분의 페이지를 번호를 붙여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a) 가장 크게 위쪽에 있는 페이지는 해당 시각표의 주요 행선지와 경유 노선을 설명해 줍니다. 그래서 이 시각표가 오사카에서 나고야를 출발해서 마이바라역, 후쿠이에(복정)역을 거쳐 카나자와역까지 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해당 페이지에 들어 있는 노선과 방향 주요 경유지점등을 모두 부기해 넣습니다.

   1b, 3) 각 열차의 열차번호입니다. 모든 열차는 각 회사별로 고유의 열차번호를 사용합니다. 다만 JR의 경우 6개사로 열차가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JR 전체적으로 보면 같은 번호를 사용하는 열차가 많지만, 결과적으로는 같은 회사에서는 같은 번호를 여려 번 쓰지는 않습니다. 일본, 특히 JR의 경우 열차의 수가 많은 관계로 네자리수의 아라비아 숫자 + 한자리 대문자 알파벳을 사용합니다. 코드쉐어를 하는 JR큐슈, 서일본, 동해의 신칸센의 경우 A를 신칸센 번호로 공유해 사용하고, 신칸센을 (아직까지는) 다른 회사들과 공유하지 않는 동일본의 경우는 야마노테선 전용으로 G, 신칸센용으로는 B, C, D 등으로 다양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일본어 위키백과의 [[열차번호를 붙이는 방법]](일본어) 문서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한편 3번을 보시면 중간에도 열차번호란이 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는데, 이 칸은 중간에서 출발하는 열차가 있을 때 사용하는 칸입니다. 이 칸 위에서 아래로 지속적으로 운행하는 열차의 경우 ↓(아래 화살표)를 써서 해당 열차가 계속해서 이어짐을 알려주게 됩니다.

   4) 중간에 중요한 역이 있는데 이 역에서 열차가 분기하는 경우가 없을 경우 열차가 도착하는 시각과 열차가 출발하는 시각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주요열차가 출발하는 곳이 있는 경우에는 열차번호란 상하로 역의 이름을 기재하고 그 역에서 출발하고 종착하는 열차를 알려주게 됩니다.

   5) 일본의 철도 시각표에서 표시 다음(해당사항이 없다는 뜻의 표시입니다)으로 가장 많이 보는 표시입니다. 바로 (레)라는 표시인데, 이 표시는 열차 노선에서 해당 역에 서지 않을 때, 즉 통과(通過)할 때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서 경인선과 경인선 급행의 시간표를 같이 만든다고 할 때, 급행열차는 도원역, 제물포역, 도화역, 간석역, 백운역, 부개역 등에는 서지 않기 때문에 이 칸의 란에는 레자가 들어가게 됩니다.

   6) 다음으로 자주 보게 되는 표시입니다. 표시는 해당 시각표에서 열차가 해당 노선을 지나치지 않을 경우, 즉 다른 선로를 경유(他線区経由)할 때 쓰는 표시입니다.  예를 들어서 1호선 급행열차의 시각표를 만든다고 했을 때 한 페이지에 동인천 급행과 천안급행을 같이 만들게 된다면, 같은 페이지에 둘 다를 나열하기 위해서는 동인천급행의 정차역과 천안급행의 정차역을 모두 나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때 동인천 급행에 서는 열차를 위에 나열하고 아래에 천안급행에 서는 열차를 나열하게 된다면 당연히 천안급행의 열차는 경인선을 경유하지 않기 때문에 그 사이를 지나간다고(レ) 할 수 없겠지요. 이때 이 표시를 쓰는 것입니다. 이 노선도에서 코세이선을 경유하는 열차의 경우 나고야에서 출발하는 호쿠리쿠 선을 어느 구간 전까지는 당연히 경유하지 않기 때문에 이 표시를 쓰게 됩니다.

   7) 마지막으로 중요한 표시입니다. 열차 시종착역이긴 한데 그 역의 중요도가 떨어진다고 보여질 때에는 열차 시각표 중간에 종착한다는 표시로 이 표시를 사용합니다. 이 열차는 이 표시 이후로 운행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선이죠. 

   8) 특급열차의 이름이 특별히 있는 경우 해당 페이지 오른쪽에 이름을 부기합니다. 이 열차는 특급 선더버드 41호가 되겠습니다.

   9) 다음으로 특급열차의 경우 많이 쓰이는 표시입니다. 네잎클로버는 그린샤 (지정석)을 상징하고, 의자가 있는 경우에는 열차에 지정석이 있다는 표시를 합니다(이 그림에 전자가 붙으면 전 좌석이 지정석이라는 뜻이 되겠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신칸센의 열차 시각표를 보시면 N700계의 경우 N700이라는 그림이 있고, E5계의 경우에도 E5와 그란클래스 그림이 있습니다. 이러한 그림의 의미에 대해서는 해당 시각표의 첫 페이지에 있(긴 하지만 대부분이 비슷하긴 하죠)으므로 확인해 보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10) 중간에 열차가 또 다른 선로에서 들어올 때 쓰는 표시입니다. 예를 들어서 경부선 열차들이 운행하고 있는데 갑자기 중간에 열차가 경북선에서 김천역을 통해 들어온다던가, 충북선에서 열차가 조치원역으로 들어와 그대로 대전까지 가는 경우, 그 때 쓰는겁니다. 이 열차의 경우 열차가 시간표 범위 바깥에 있는 저멀리 아보시역(강간....역) 에서 출발해서 호쿠리쿠본선으로 거쳐서 들어오는 것이 되므로 당연히 이 때 시발역과 시간을 표기하게 됩니다.

   11) 마지막으로 열차가 카나자와역을 넘어서 다른 역까지 가는 경우, 종착역과 시간을 알려주게 됩니다. 또한 해당 종착역으로 가기까지의 시각을 알고 싶은 분들이 계실테니 다음 구간의 시각표 페이지도 기재해 놓습니다.


   자, 이렇게 일본 시각표의 체계를 설명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본 시각표, 의외로 편합니다. 해당 역에서 다음 열차가 몇시에 있는지를 가로로 나열해서 찾기 편하고, 또한 이걸 보고 있다 보면 열차의 배치 현황 등이 눈에 잘 들어옵니다. 그래서 이 시각표 체계, 한국에서는 쓸 수 없는 것일까고 고민해본 끝에...







   만들어 보았습니다.


   일단 이 샘플페이지를 읽어보시면, 제가 아까 설명한 일본 시각표 방식이 한국 철도에도 잘 적용될 수 있음을 파악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이 시각표는 한 페이지 안에 중앙선과 태백선, 정선선, 영동선을 모두 집어 넣어서 설명이 가능합니다. 그렇게 되면 현재의 페이지수도 줄어서 편하고, 복합적으로 볼 수 있어서 이해하기 좋습니다. 하지만 한국 철도시각표도 내용이 많은 만큼, 아직까지 손봐야 할 구간이 많은 관계로 모두를 공개할 수는 없고, 지금 이 자리에서는 KTX와 광명셔틀 열차를 같이 상하행의 시각표로 작업해 놓은 것을 우선 공개하고자 합니다. 아직 일자는 손을 못봤으니 이용하시기 전에 이용하시고자 하는 해당 열차(특히 200대, 300대의 열차)가 어떤 일자에 운행하는지는 확인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이제 JR패스와 시각표에 대해서 설명을 했으니 오랜만에 본편, 드디어 JR Pass를 이용한 여행기를 작성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