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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about/시사

인천시장후보 토론회, 참 멋없는 토론회



들어가며

 25일 오후 11시부터 익일 12시 20분까지 있었던 인천시장후보 토론회를 참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3선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안상수 후보님과 이걸 갈아치우고 새로운 인천시를 건설해보고자 하는 송영길 후보님의 양자토론회가 이루어졌다. 다만 안상수 후보는 자꾸 4자 토론을 강조한 반면, 송영길 후보의 경우 평화민주당 후보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결국 진보신당 김상하 후보까지 포함한 3자 토론을 이루지 못했음에는 아쉬움을 가진다.
 
 하지만 인천시장후보 토론회는 결국 새로운 정책을 이야기하고 새로운 인천 발전을 위한 공론을 표출하는 자리이기 보다는 주최자인 인천시 선관위, 안상수 후보, 그리고 송영길 후보 모두가 가지고 있는 한계점에 부딪혀 재미있는 토론을 이루지 못했다. 이제부터 이 삼자가 가지고 있었던 문제점을 모두 짚어보면서 다음에 인천광역시장 토론을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짧게 제안해보고자 한다.


안상수 후보 - 판단, 부정, 소통의 단절

 먼저 안상수 후보의 토론상 발언을 살펴보자. 안상수 후보가 토론 시간 중에 가장 많이 했던 말 두가지를 뽑아보자면 그것은 '시정을 모른다'와 'IBM, 벨, 소니 등의 유수 업체'가 될 것 같다. 첫번째 말은 송영길 후보를 지나치게 깎아내리는 말이었는데, 솔직히 시장의 위치를 떠나서 개신교인으로서 과연 저런 말을 해도 될런지 싶을 정도였다. 송영길 후보가 시장에 출마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고 많은 생각과 연구를 했었을 것인데 그러한 것을 한순간에 시정을 모른다고 폄하해 버렸다.

 동시에 두번쨰 말은 송도신도시에 많은 외국의 유수기업이 투자를 한다는 것만을 강조하기 위해 쓰인 말이었다. 그리고 안상수 후보는 여기에 새로운 외국 대학이 들어올 것이고, 다른 기업들도 더 들어온다는 지적만 했다. 하지만 송영길 후보가 지적한 아파트 건설 문제와 건설 이후의 송도신도시 운영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정말 당당하다면 안상수 후보가 여기에까지 분명히 해명할 수 있었어야 했다.
 
 또한 안상수 후보가 가장 잘 못한 점이 반대 쪽에서 잘못되었다고 지적한 부분을 한번도 '재고려해 볼 생각이 없다'고 말해 본적이 없는 점이다. 분명히 잘못했을 수도 있는데 무조건 잘했다고 했다. 특히 송영길 후보가 처음에 지적한 계양산 골프장 문제에 대해서는 오히려 다른 이야기를 들어 아예 논의 자체를 막았다. 도시재건축 부분도 잘 되고만 있다고 했지 반박하는 지적에 대해서는 오히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오히려 한나라당에 붙어야 잘 된다고 하면서 땅값이 올라가야 송도신도시 개발이익도 높일 수 있다고까지 말하는 촌극을 보여줬다. 그리고 그럼 왜 4년동안 인천광역시의 교육수준을 높이지 않았냐는 지적에도 말을 흐리면서 그냥 3등으로 높이겠다고 얼버무렸다. 또한 분명히 질문과 답변 시간이 분명히 지적되어 있는데도 중간에 질문을 날리는 문제점도 보였다.


송영길 후보 - 반대를 위한 반대?

 송영길 후보의 경우는 안상수 후보보다는 낫지만 그러나 역시 발견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먼저 문제에 대해서 지적할 수 있었다면 거기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어야 했는데 그러기보다는 안상수 후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그쳤다. 실제로 송영길 후보는 분명히 공약 설명 시간으로 썼어야 할 2분을 새로운 공약을 제시하기보다는 기존 안상수 시장의 토론의 연장선상에서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는 데만 사용했다. 이 2분 내에 새로운 내용을 제시했다면 송도-교육-개발 문제로 대표되는 기존의 토론 내용의 패러다임을 깨고 새로운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또한 안상수 시장의 이야기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이를 반박하는 인상만을 주었다는 점도 매우 안타까운 부분이다. 우리가 흔히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말을 하고, 이러한 말이 현재의 현상을 고착시키는데 사용되는 것과 같이, 이러한 틀을 깨서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의 말 맞다나 'best one'이 아닌 'only one'으로서 세그멘테이션 및 포지셔닝 전략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 송영길 후보는 그러한 전략을 하나도 구사하지 못하고 그저 같은 판에서 이야기를 던지고 그것을 반박하는데 멈추었다.

 마지막으로 송영길 후보에게 아쉬운 점은 그가 가지고 있는 성격이 차분하지 않아 보여서 앞으로 인천시민에게 안심을 주어보이는 이미지라기 보다는 감정적으로 접근할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총학생회장 경력을 통한 리더십은 인정한다. 하지만 인천시민이 지금 원하는 이미지는 개혁 이미지와 함께 동시에 안정적인 이미지다. 그러나 이번 토론에서의 발언을 살펴보았을 때 impressive한 접근을 이루어내는 데는 실패한 것 같다. 높은 톤으로 말을 하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띄었고, 또한 발언의 내용도 감성적인 접근이 좀 더 강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었을 것 같다.


인천시 선관위 - 당신이 진짜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번 토론에 대해 가장 아쉬운 것은 다름 아닌 인천시 선관위였다. 분명히 더 잘할 수 있었는데도 다른 시에 비해서 그닥 뛰어난 토론을 이끌어내지도 못했다. 일단 토론순서부터 맘에 안들었다. 토론 순서가

모두발언 -> 사회자 지정 질문  -> 공약 발표 및 반론 - 재반론 되풀이 -> 사회자 지정 질문 -> 마무리 발언

 으로 끝난건 너무했다. 솔직히 서울시 토론처럼 패널 질문을 넣는다든지, 아니면 찬스 제도 등 다양한 토론 방식을 도입해 더욱 재미있는 토론을 만들어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뻔한 토론으로 만드는데 인천시 선관위가 일조하지 않았냐는 생각을 해본다. (서울에서 찍었으니 인천에서 패널이 못온다면 어쩔수 없지만, 솔직히 그건 태워다주면 되는 일 아닌가?)

 물론 백낙청 교수님을 초청한건 좋았다. 하지만 사회자의 입장이 너무 제한되어 있었다는 점도 보기 좋지 않았다. 백낙청 교수님이 하시는 일은 거의 오셔서 해야할 멘트만 하시고 시간 조금 조정하시는 정도에서 그쳤다. 물론 정치 토론에서 사회자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적다. 하지만 멘트를 길게 하기 보다 조금 더 짧게 조정해 주고, 좀 더 사회자에게 할 수 있는 부분을 더 넣어주면 좋지 않았을까? 예를 들어 사회자 지정 질문의 경우 "이런 질문을 하겠습니다" 라고 말하고 질문이 또 다시 나가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건 질문을 그냥 던졌으면 해결될 문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사회자 지정 질문이 너무 비정상적으로 위치했다는 것이다. 첫번째 질문이었던  해양 환경 개선 문제, 그리고 다음 질문까지는 좋았는데 마지막 질문이 이미 공약 발표 위치 상에서 계속 논의가 되었던 부분의 재반복이라서 결론적으로는 시간 낭비가 되어버렸다. 결론적으로 시간도 그렇고 후보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인천시 선관위가 토론을 잘 이끌어나가지 못한 부분이 더 크다.

 결론적으로 이번 인천시장 토론회는 그다지 뛰어나지 못한 토론회였다. 하지만 다음번에는 이런 밋밋한 토론이 아닌, 정말 생동감 넘치는, 재미있는 토론회를 인천시장 선거 토론회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