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28 00:52

<ZAKO의 77가지 사진 잘 찍는 법>, 뭔가 좋긴 한데 뭔가 부족한


DSC-RX100 | 1/30sec | F/1.8 | 0.00 EV | 10.4mm | ISO-250 | 2013:10:27 16:07:49


  사진기를 잡은지 벌써 14년째가 되었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과 풍경들을 재미로, 또는 취미로 찍어 왔지만 많은 사람들을 찍으면서 느낀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어떻게 잘 찍는 지를 이야기하고 평가하기 이전에, 많이 찍어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각각의 사진은 그 시점(momentum et punctum)에서만 포착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찍고 싶었던 이미지를 찍지 못한다면 당연히 기분이 나빠질 수밖에 없고, 따라서 순간의 사진을 더 잘 찍을 수 있는 직감과 실력도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 직감과 실력은 배움과 실전을 통해서만 강해질 수 밖에 없다.

   필자는 그런 의미에서 <ZAKO의 77가지 사진 잘 찍는 법>의 출시를 기대했었다.

Canon EOS 450D | 1/40sec | F/5.6 | 0.00 EV | 18.0mm | ISO-400 | 2013:10:14 18:09:47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뭔가 부족함을 지속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물론 머리말에서 저자들은 "이 책이 여러분만의 사진세계에 도달하는 작은 배가 되어" 쉽게 사진을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은 생각에서 책을 썼다고 강조하고 있다(p. 5.). 하지만 책을 읽고 있다 보니 작가가 기대했던 그러한 학습 효과를 이 책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페이지 처음부터 뭔가 모르는 단어가 튀어나온다. 물론 AF(자동 모드)-MF(수동 모드) 같은 단어에는 익숙하지만, 1번 코너와 2번 코너를 보고 있자 하니 스팟 AF(AF-C)라는 말과 동체추적 AF(AF-S)라는 말이 나오고 많은 움직임이 있는 사진에 대해서는 AF-S가 좋다느니 AF-C가 좋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완전히 충돌하며 독자의 머리를 어지럽게 한다. 순간 모순 이야기를 현실 속에서 보는 기분이다.

   또 내용을 읽어가면서 보면 다분히 DSLR만에서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최근에 싸면서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소니 DSC-RX100으로 카메라를 전환했는데 이 녀석은 렌즈가 내장되어 있는 디지털 카메라어서 렌즈 교환이 안 되다 보니 내용중에 나오는 편광필터라던가 어안렌즈, 마크로렌즈, PC렌즈 라던가 등의 이야기에는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 또한 중간에 프로그램들을 깔아서 이것 저것을 하면 좋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나도 저런 걸 깔아서 프로그램을 완성해야 하는 생각까지 드는 판에완전 초짜가 이 책을 사들어서 쉽게 내용을 이해하기는 어려운 셈이다.

   또한 사진 팁의 대부분이 인물 사진보다는 풍경사진이나 기록 사진 쪽에 방점이 찍혀 있다. 특히 나는 다른 사진들보다는 인물사진을 많이 찍는 편이다보니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부분이 적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 내가 이 책을 보면서 어색함을 느낀 가장 큰 이유가 되었다.

Canon EOS 450D | 1/30sec | F/5.6 | 0.00 EV | 33.0mm | ISO-500 | 2013:10:14 18:10:17

   그래도 내용이 중급 이상의 사진사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점들이 풍부하게 있다는 점에는 동감한다. 야간 도심 촬영이라던가 별 촬영이라던가 평상시에는 해 보기 어려운 내용, 또는 찍어보고 싶었는데 엄두가 안 나는 부분까지 세밀하게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는 건 일반 사진 책에서는 볼 수 없는 높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또한 삼각대와 자동 무선 릴리즈의 중요성(?) 이라던가 각 그림의 구도에 대한 자세한 정보(삼각형, 마름모 등의 구도를 작은 사진으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등도 담고 있어서 사진 공부를 제대로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또한 간단하지만 효율적인 일러스트는 이 책의 백미로 작용하고 있다.

   어쨌든 <ZAKO의 77가지 사진 잘 찍는 법>은 내게 있어서는 뭔가 좋긴 한데 뭔가 부족한 책으로 남게 되었다.


> 이 책을 추천하는 사람들
   - 사진 전문가
   - 1년 이상 사진 찍기 활동을 했던 사람
   - 주변에 이 책을 읽고 조언을 해 줄 사진사가 있는 사람

> 이 책을 추천하지 않는 사람들
   - 왕초짜 사진사


"이 리뷰는 한빛리더스 제 7기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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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07 10:16

코사모의 10월 평택 행사에 대해서 몇 가지 사안을 질의해 보았습니다.


   업데이트 : 경기문화재단 평택추진단이 주최하는 본 행사는 11월 2일 오전 10시부터 5시까지 개최되는 것으로 일정이 변경되었습니다.
                  10월 23일 (수) 저녁 6시까지 [코스어], [사진사], [어린이] 들의 콘테스트 참가자 신청을 받으니 참조하시기 바라며,
                  자세한 사항은 http://ggcf.or.kr/html/notice/notice_info.asp?not_idx=32261&flag=READ 를 참조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공고된 내용 중에 일부 논란의 소지가 있어서 내일 추가 문의전화를 하고 새로운 글을 올리겠습니다.


   다음의 질문과 답변은 코사모가 평택에서 코스축제를 개최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제가 국민신문고를 통해서 물어본 내용과 거기에 대한 대답입니다. 대충 읽어보셔도 질문과 답변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이해가 안되실 분들을 위한 설명은 전체 글 아래에 달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질문

경기문화재단에 대한 질의입니다. 
다음의 질문들에 대한 사안에 대한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1. 경기문화재단 산하에 '평택추진단'이라는 조직이 있는지 
2. 그런 조직이 있다면 이 추진단의 목적은 무엇이며, 어떤 사업을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지 (평택추진단의 브로슈어 등의 자료가 있으면 첨부 부탁드립니다.) 
3. 최근 10월에 <2013 평택시 대한민국 코스튬플레이 페스티벌>(이하 '평택페스티벌') 이 개최된다는 소식이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 등을 통하여 공고되었는데 이러한 사실을 경기문화재단은 인지하고 있는지 
4. 상기 평택페스티벌의 개최가 사실인지 
5. 평택페스티벌 개최가 사실이라면, 평택페스티벌을 경기문화재단에서 개최하는 것을 결정하게 된 방법은 무엇인지(구체적으로 경기문화재단이 자체 기획한 것을 코스 단체에 맡긴 것인지, 아니면 외부 단체에서 제안이 들어와서 그것을 승낙한 것인지) 
6. 평택페스티벌의 실무 단체로 네이버 카페인 '코스프레를 사랑하는 모임'(코사모)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이 과정에서 대안 설정 및 평가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 
7. 본 행사의 개최가 상기 평택추진단의 비전이나 실행목표와 얼마나 부합하는지 
8. 평택페스티벌의 개최비용 예산 내역서가 있는지 (정보공개가 가능하다면 pdf 등으로 정보공개 부탁드립니다.) 
9. 평택페스티벌의 개최비용은 어떻게 부담되고 있는지, 특히 경기문화재단이나 기타 지자체의 예산은 얼마나 배정되었는지 
10. 상기 예산의 배정 결정과정이 어떠한지. 특히 어느 항목의 예산을 사용한 것인지 (본예산인지, 예비비나 추경예산인지) 
11. 평택페스티벌이 기존 지역축제와 함께 개최되는지, 그렇지 않고 단독 개최된다면 왜 별개의 지역축제를 추가하여 행사를 진행하는지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끝.

답변

[주 : 1) 2) 등은 질문의 1. 2. 등에 대응하며, 질문 사항에 대한 답변이 질문의 해당 항목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개인적으로 분석한 내용입니다.]

경기문화재단과 군사시설 주변마을 재생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 평택시는 2016년까지 미군기지 확장으로 인해 현재 슬럼화된 k-6 미군기지 상가지역(안정리 로데오거리)의 무분별한 상업적 개발을 막고 문화적으로 재생할 수 있도록 경기문화재단과 지난 2013. 2월에 MOU를 체결하고 3년간 안정리 지역문화기반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 경기문화재단은 3년간 안정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할 추진단장과 상주직원 등 총3명으로 평택사업추진단을 조직하였습니다. 평택사업추진단은 사업대상지(안정리마을회관)에서 상근하며 마을주민, 상인, 미군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지역 구성원 간의 소통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점차적으로 지역 주체들의 자발적이고 자생적인 활동을 구축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 구축된 평택사업추진단은 전문가들의 지역조사, 마을주민 및 상인들의 수차례의 간담회 및 사업설명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여 1단계 사업에 착수하였습니다.
7) 11) 팽성읍 안정리는 미군을 포함하여 문화를 통한 교류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예술, 복식문화(패션), 음식 등을 매개로 한 다양한 교류활동이 이루어지고 거점 공간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2013년에는 구 팽성보건소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커뮤니티의 창의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오는 11월에 오픈할 예정이며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 열리는 예술풍물시장 마토예술제, 안정리 브랜드축제 - 봄시즌 바이크축제, 가을시즌 코스튬플레이 페스티벌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5) 7) 코스튬플레이 페스티벌을 계획하게 된 배경은 첫째, 안정리가 미군부대 및 다국적 민족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고, 둘째 복식이 민족별로 전통을 대변해주며 서로의 생활환경을 이해할 수 있는 매체로 적합하다고 판단하였으며, 셋째 접근성이 떨어지는 평택 안정리의 입지조건을 고려하여 매니아층을 확보한 코스튬플레이를 개최함으로써 성공적인 행사가 될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기본적인 행사안 만이 만들어진 상태로 행사의 세부적인 내용, 예산 등은 확정된 바 없으며, 향후 평택시, 안정리 지역주민 등과의 협의과정을 거쳐 구체적인 행사프로그램이 확정될 것입니다. 
3) 최근 코사모 카페에 게재된 행사내용은 우리 평택사업추진단측에서 코사모측에 행사 전반에 대한 자문하고 협의한 사안을 코사모측에서 게재한 사안으로서, 지금도 평택사업추진단과 코사모가 지속적으로 협의 중에 있는 사안임을 알려드립니다. 4) 또한 본 행사를 개최함에 있어 모든 행사는 평택사업추진단에서 직접 진행할 계획입니다. (6) 없음)
9) 10) 또한 평택 안정리 지역문화기반구축 사업과 관련된 예산은 평택시 본예산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알려드리며, 8) 구체적인 예산내용에 대해서도 협의 중인 부분이 있어 추후 알려드릴 수 있음을 깊이 양해바랍니다. 

감사드립니다. 



무엇을 질문했고, 무엇을 얻었는가?


   그럼 위의 질문과 답변을 통해 어떤 사실이 확인되었는지 간단히 서술해보겠습니다.


   첫째로, 행사를 주최한다는 평택추진단이 실존하는 곳인지가 궁금했습니다. 즉 기본적인 사실fact 체크를 해 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또한 지역문화정책 쪽을 배우고 그 분야에 관심을 갖춘 제 입장에서도 평택추진단이 어떤 목적을 위해서 구성되었는지를 찾아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답변 결과, 경기문화재단이 답변한 바로는 평택추진단이 구성되어서 코스 행사를 개최하게 된 구체적인 정황이 있었고, 그 정황에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었습니다.

 

   위에서 보다시피 2000년대 중반부터 평택 미군기지는 상당한 사회적 이슈들을 몰고 다녔습니다. 한편으로는 대추리 투쟁 같은 철거 주민들의 한숨과 눈물이 그 자리에 있었고, 이후 최근에는 평택 로데오거리 미군 임의체포 사건 등 상인들과 한국인들간의 논란이 있었습니다. 즉 안정리라는 공간이 문화정책적 접근을 요하는 것이었고, 이러한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 경기문화재단이 평택추진단을 구성하여 지역문화재생을 꾀하고 있는 것인데, 한국의 문화정책의 실제를 아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접근할만한 부분이고, 그런 의미에서 경기문화재단의 평택추진단 구성 및 활동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두번째로, 코사모가 경기문화재단의 평택추진단이라는 곳과 실제로 행사를 벌이는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경기문화재단은 코사모가 아니더라도 코스 행사를 개최할 이유가 있었고, 그리고 코사모를 자문단으로 구성해서 실제로 행사를 벌일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물론 안정리의 지역문화와 다문화정책, 그리고 코스 문화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이해가 안 가기는 하지만 [ 제가 아는 바로 지역축제와 코스를 연결하는 분들 중에서 최근 다문화 정책과 연관성을 가지고 이를 연결한다는 입장을 가진 분들은 이 곳이 한국 역사상 처음입니다. 물론 최근 코믹에 해외 코스어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으니 그 분들을 데리고 들어오면 되겠습니다만, 연결이 쉽지 않을껄요? ] 뭐 현재의 지역문화지원은 솔직히 소프트웨어적으로 쏟아부어도 늘 부족한게 사실인지라 … 그렇다고 칩시다.


   세번째로, 왜 코사모인지? 라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경기문화재단쪽에서는 구체적인 대답을 거부했습니다. [ 참고로 제가 이 공문을 돌리고 답변이 돌아오자마자 코사모는 기본적으로 어떤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공지했던 것을 취소하고 9월 10일로 구체적인 행사 일정 공개를 미루었습니다. ] 그러나 이 질문으로 인해 얻을 수 있었던 것이 있었습니다. 경기문화재단은 코사모가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라고 확인해 주었습니다. 즉 주최하는 측은 평택추진단이 되고 코사모는 여기에 도와주는 것이 되지요. 이 이야기를 다시 정리하면, 비 코사모 회원도 이 행사에 참여가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이 이야기가 왜 중요하냐면, 코사모가 주최가 되면, 코사모 회원만이 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고, 비 코사모 회원은 이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평택추진단이 주최가 된다면 코스인들이 코사모 회원이든 아니던 이 행사에 가서 사진을 찍든 코스를 하든 해서 놀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죠. 덕분에 저도 이 행사에 참여하기로 제 의사를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행사에 대한 재정이 어떻게 설정되어 있는지 물었습니다. 공식 발표 후에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있겠습니다만, 코스 무대 행사나 셔틀버스 등을 운행하겠다는 점을 봤을 때 최소한 네자리 수 (즉, 수천 만 원) 이상의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지역문화축제가 전국에서 1년에도 800개 가까이 열리고 있는 요즘, 지역문화축제를 통한 주민 참여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즉 그만큼의 편익을 발생시키지 않는다면, 이건 세금 낭비가 되기 때문이죠. 여기에 대해서 경기문화재단은 정확한 내역을 지금 밝힐 수는 없지만, 나중에 내역서를 공개할 수 있다고 말을 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문화정책 연구에 있어서도 나중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행사 종료 이후 정보공개를 요청할 예정입니다. 또한 예산의 출처가 평택시 본 예산이 될 것이라고 되어 있는 점을 참고한다면, 문화예술정책을 공부하는 분이라면 평택시 예산서를 찾아서 어느 정도 안정리 사업에 돈이 배분되는지를 찾아본 다음, 거기서 어느 정도 행사가 진행될지를 미리 계산해 볼 수도 있겠지만, 저는 미리 계산해 두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이 정도로 코사모 행사에 대한 기초적인 설명은 다 된것 같아서, 9월 10일날 발표될 세부 행사 내역을 지켜보고 그 결과를 보면서 10월 12일 행사에 참가해 보려고 합니다.


   혹시 평택 행사에 오실 분이 있다면 저를 찾아주시거나 연락을 해주신다면 기쁘게 사진을 찍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사진사 엘리프였습니다.


p.s.  답변이 도달해 이 글을 쓰기 시작한 때는 8월 20일이었고, 저는 한 8월 10일쯤인가에 국민신문고 민원을 집어넣었었습니다.

       세월이 참 빨리 지나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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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0 20:33

<코스프레 다시 읽기>(가칭) 인터뷰어 모집 공고


   코스프레에 대한 글을 쓰자는 꿈은 제가 코스프레에 들어가게 된지가 8년째 되던 해 (2007~2008)에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코스판에 10년동안 있으면서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무엇을 남겼는지를 책의 형태로 정리하자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계획은 코스어 인터뷰를 중심으로 한 진정한 코스어 중심의 책을 남기자는 하나의 계획으로 자리잡았고, 사진사 중심의 First book[각주:1], 코스어 중심의 Second book[각주:2] 을 넘어선 새로운 Third book을 만들자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에 따라 저는 코스어 카야님과 제 친구, 코스어 카엘류르를 시점으로 지금까지 약 2년 동안 제 친구들을 중심으로 인터뷰어를 모집하고, 결과가 좋으면 인터뷰를 마치고, 아니면 중단되고 하는 과정을 여러 번 거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제가 인터뷰어를 모아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가장 느꼈던 점은, 저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인터뷰를 해서 책을 내기에는 뭔가가 부족하다는 점이었습니다. 그것은 객관성이었습니다. 제가 아는 사람들, 또는 알게 된 사람들을 중점으로 초청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기록하는 과정이 지금까지의 제 작업의 전부였다면, 그럼 이것을 어떻게 일반화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 책은 학문적인 고찰의 일부로서, 학계에서도 참고자료로 쓸 수 있도록 최대한 연구에 필요한 요소들을 유지할 계획으로, 따라서 저와 잘 모르는 분들과의 인터뷰 또한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야기의 다양성을 중시하고 코스어를 고르고 있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제가 잘 모르는 다양성 요소들이 또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점도 생각해야 할 부분이고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저는 제 책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 코스인 여러분들을 제 인터뷰어로 초청하고자 합니다. 사실 코스프레에 대한 책을 쓰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에 당황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만, 동시에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때 좋은 반응들을 보이신 지금까지의 인터뷰어 참가자들도 많이 계셨기에 이 프로젝트에 대한 여러분들의 많은 호응을 기대합니다. 참고로 본 프로젝트의 출판은 일반 출판사를 통해 실시할 예정임 또한 알려드리면서, 코스어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아래의 내용과 같이 코스인 여러분들을 인터뷰어로 모집합니다.  

-  아      래 -

1. 모집 대상의 요건 (중요하므로 꼭 읽어주세요)
    ㄱ. 경력 (합) 2년 이상의 코스어나 사진사로서 코스프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싶은 분
    ㄴ. 성인이거나 (미성년자 코스어의 경우) 부모님이 책에의 게제를 반대하지 않는 분
    ㄷ. 특히 이런 분들은 환영합니다.
         -  여자 사진사로 활동하고 계신분
         -  초기 ( 1994년 ~ 2000년 ) 코스프레 활동 경력자
         -  무대팀(또는 '팀플') 활동 경력이 있는 분
         -  비주얼 코스 경력자
         -  수주샵 / 대여샵 / 분장사 / 스튜디오 운영 경력자
         -  부산, 전주, 강원권 등 비 비수도권 코스인
    ㄹ. 저와 지인, 또는 친구 관계를 맺고 있는 분, 또는 본 프로젝트나 유사 프로젝트 참가경력이 있는 분들은
         이번 공고 모집에서 제외됨

2. 참가 결정시 의무 및 주의 사항
   ㄱ. 참가자 여러분들은 선정시 2회 정도의 인터뷰와 2~3회의 사진 촬영을 저와 하시는데 동의하며, 인터뷰 및 사진의 결과물을 무상으로 본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책에 사용하시는데 동의하시는 것입니다.
   ㄴ. 참가자 여러분들의 사진과 인터뷰 결과물이 책에 실린 이후 출판되는 책에 자신의 기본적인 얼굴 사진이 실리는 것에 동의하며, 이는 취소불가능한 것임을 인정하시게 되며, 향후 이에 대한 법적인 조치를 취하실 수 없음 또한 인정하시게 되는 것입니다.
   ㄷ. 인터뷰는 늦어도 올해 겨울까지는 완료할 예정입니다. 특히 고3분들의 경우는 수능 이후에 프로젝트 진행이 가능함 또한 알려드립니다.

3. 지원 방법 및 첨부서류
   이 프로젝트에 인터뷰어로 지원하실 의사가 있으신 분들께서는 8월 15일부터 8월 28일까지 제 네이버 이메일이나 쥐메일 이메일의 아이디 elsienen 으로 이메일을 송신하시면 됩니다. 보내실 때 첨부하실 파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ㄱ. 성별, 나이, 연락처(네이트온, 카카오톡, , 코스 경력, 코스 관련 행사 활동 경력(코스한 옷의 목록이나 촬영회 참가 목록을 생각나는대로 쓰시면 됩니다) 등을 포함한 자기소개서 1부
   ㄴ. 자신이 인터뷰를 할 때 이야기하고 싶은 이야기를 서술한 서술서 1부 (분량 제한 없음)
   ㄷ. 대표 사진 (5~10장 내외)
    ㄱ와 ㄴ의 파일 형태는 .hwp, .doc, .odt, .pdf 의 형태로 작성되어야 하며, 하나의 파일로 묶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 문서 파일과 ㄷ을 한 장의 압축파일로 압축하셔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첨부된 서류는 반납하지 않으며, 내용 작성시 참고 목적으로 비공개 상태로 일정 기한 보존 이후 폐기됩니다.

4. 선정 결과 발표 여부
   8월 28일까지 보내주신 자료를 대상으로 검토를 한 이후, 8월 30일 (화) 에 검토결과를 개인적으로 통보할 예정입니다. 선정과정에서 추가적인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네이트온 등의 채널로 인터뷰를 할 수도 있습니다.

* 참고사항
  현재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계시는 분들을 다음과 같이 소개드립니다. (존칭생략)
  카엘류르(코스어,완료), 쌍상바(코스어), 뚜비(사진사, 완료), 천류한(코스어), 다크묘야(코스어) · 망키(코스어), 바흔(코스어,완료), 쿠로카케(코스어), 2cm(코스어), 검댕이(코스어), 류은혈(코스어), 리리스(코스어)

   한국 코스 문화의 기록에 한 획을 긋는 이번 기획에 코스인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2011년, 엘 리프 드림


  1. Frost, 코스프레:분장 속의 아이들, 지성사, 2007 [본문으로]
  2. 키르아, 코스프레 다이어리, 니들북, 200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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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3 02:16

<코스어부터의 기도> 프로젝트가 씁쓸해지는 이유


 1. "코스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 정확하게 답을 하는 것은 어렵다. 물론 정의도 내릴 수 있고(나도 이미 내린 바가 있다), 여기에 대해서 상세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으며, 또한 여기에 대한 글도 제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하는 사실에서 '코스가 정확하게 이것이다'라는 결론을 도출하기는 어렵다. 모든 문화가 그렇듯이, 코스도 지금 어느 순간에도 계속해서 확장되거나 변용, 또는 외부 영향에 의하여 변질, 축소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코스가 무엇인지, 그 구성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는 것 자체도 사실은 완벽히 불가능한 일이다.

  2. 이러한 의미에서 최근 WCF를 통해 접한 [ <코스어부터의 기도> ] (Prayers from cosplayers  : 이후 PFC로 표기) 프로젝트를 접하면서 상당한 아쉬움과 함께 씁쓸함을 금치 못한다. 이 프로젝트는 곁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없는 것 같아 보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일본인들이 코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세가지 큰 편견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3월 19일 현재 <코스어부터의 기도> 메인페이지. 초상권 보호를 위해 코스어의 얼굴은 삭제 처리했다.
 
   3. 그 중 첫번째 인식의 편견은 코스 문화의 유일한 향유자가 코스어뿐이라는 데에 있다. 물론 '코스를 하는 사람이 코스의 향유자'라고 여겨지는 세계 보편적인 상황[각주:1](?)을 생각한다면 지극히 당연한 인식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코스는 코스어뿐만이 아니라 일련의 사진사들과 함께 발전하고 있다. 물론 사진사들의 일부는 실제로 돈을 받고 코스어들에게 사진을 제공하고 있으며, 또 일련의 사진사들은 코스어들을 일종의 모델뿐으로 볼 뿐이지, 코스가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이나, 그래서 코스 문화에 끼어들고 싶다는 등의 직접적인 행동을 하려고 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은 잘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코스 문화와 동떨어져 있으므로, 그들은 단지 사진을 찍을 뿐이지 코스인[각주:2]이라는 하나의 내부 원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결론을 낼 수 있는 절대적 근거가 있는가?  또한 그들이 코스어들과 같이 동화된 삶을 살아갈 수 없다는 결과를 지지하는 근거가 존재하는가?

   물론 이런 질문을 제기하면 곧바로 다음과 같은 반론이 날라온다. 사진사도 곧바로 코스를 할 수 있지 않느냐. 곧 사진사도 코스를 하면 코스어이므로 코스인이 된다. 하지만 이 또한 올바르지 못한 반론이다. 사진사가 코스어를 찍는 행위 또한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요소이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사진사가 돈을 받고 사진을 찍어 주니까 코스프레에 대해서 그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이해할 가능성이 높은데, 한국의 사정은 또 다르다. 한국에서의 사진사들은 코스어들의 사진을 찍어주고 난 다음에 이를 자체적으로 보정하여 코스어에게 제공하는 작업을 맡는다. 한가지 더 주의할 점은 이러한 행동이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대부분 무보수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즉 사진사들이 사진을 찍는 행위 자체가 코스 문화에 기여하는 행위인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사진사들이 코스인이라는 하나의 서클 안의 멤버로 여겨지지 않을 이유가 없다 - 오히려 그 반대의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

   더군다나 한국에서의 코스 문화의 특수성 또한 고려해야 한다. 한국 코스문화에서 코스어의 외모가 중시되고, 또한 Output을 통한 평가가 몇몇 기제를 통해 강조되면서 (물론 이를 통한 한국 코스문화의 왜곡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코스어들의 진입과, 또한 장기적인 코스판 내에서의 정착이 어려운 면이 분명히 존재하고, 따라서 '평범한' 코스를 하는 코스어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데, 이러한 상태에서 코스판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빠른 시일 내로 모두 코스를 하라는 암시적인 주장 내지 강요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요즘 코스옷이 10만원, 20만원 한다는 것과 사이즈가 큰 코스옷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도 같이 고려할 필요가 있다). Deviantart의 외국 사례를 살펴봐도 조금씩 사진사 개념이 생기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서서히 한국의 코스판에서 보는 것과 같은 사진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물론 한국 같은 '전문성'은 없지만 말이다).

   (물론 이러한 질문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실 분이 있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것이 '당신이 사진사이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삐뽀. 어느 면에 있어서는 정답이다. 하지만 과연 사진사가 코스인이 될 수 있는가의 질문은, 그것과는 전혀 별개의 질문이다는 점과, 나같은 경우 코스어들과 맨날 채팅을 하면서 하도 코스어들과 친해지고 코스어의 내부 문화에 어느 정도 동화되었을 때 일반적인 '사진사'들 간의 거리가 분명히 발생한다는 점, 그리고 지금도 내가 사진사 커뮤니티에 가담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그 반론의 근거로 제시할 수 있다. 물론 '사진사는 코스인이 아니'라는 믿음을 굳게 가지고 있다면 아무런 말도 안 통하겠지만.)

    결론적으로 다시 정리하자면, 코스어가 코스프레 문화를 구성하는 유일한 존재는 아니라는 것이다. 코스어는 아니지만 '민간인', 또한 '사진사'들로서 코스프레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 즉 그 커뮤니티 활동에 동참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고, 이들도 코스 커뮤니티 내에 존재한다. 문제는 그들에 대한 코스어들의 인식인데, PFC를 기획한 사람들은 어쨌든 '전통적인(?)' 입장에서 코스어들만을 참가 대상으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은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참가의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4. 둘째로 발생하는 편견은 코스가 만화-애니메이션만을 소재로 한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주장이다. 왠지 맞는것 같은 이야기 같다. 하지만 이 주장에는 두가지 문제점이 들어있다. 첫째로, 이를 일본이라는 지역적 한계 안에서 한정하여 다시 고찰한다면 사정이 달라진다.[각주:3] 즉, PFC 첫 페이지에 게제된 '재해를 입은 사람들 중에는 많은 애니메이션·만화·게임 팬등이 있습니다'라는 발화를 '피해를 입은 일본인들'이라는 맥락과 결합한다면, 망가まんが와 아니메アニメ로 대표되는 '일본 만화'와 '일본 애니메이션', 그리고 아무래도 '일본 게임'을 좋아하는 '피해를 입은 일본인'들에게 '용기와 웃음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가정을'같은 취미를 지닌 동료同じ趣味の仲間'라는 발화가 정박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무슨 이야기냐고? 즉 코스어를 같은 취미를 지닌 동료로 호명하면서, 그 취미의 대상을 '일본 아니메, 망가, 게임 팬', 또는 그것을 따라하고 있는 '[세계의] 코스어'로 한정한다는 소리다. 즉 이 이야기를 과격하게 재정리하자면(물론 그러한 의도가 없었으리라고 믿는다), 일본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코스를 하고 있는 사람만 코스어라는 이야기다.

  물론 한국에서의 사정만을 가지고 하는 이야기지만, 예를 들어서 <언더프린> 같은 웹툰을 바탕으로 한 코스라던가 한국 게임을 바탕으로 한 코스가 상당량 존재하고 있고, 한국이나 기타 로컬 지역에서의 문화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코스가(<고스트 메신저> 같은 경우가) 앞으로 계속 생길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서 유래한 코스는 코스가 아닌가? 이러한 질문을 다른 코스어들에게 한다면, 모두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둘째로, 코스의 대상이 문화콘텐츠 안으로 제한되는지에 대한 문제가 있다. 지금의 코스계에서 같은 흐름 안에 속하는 코스가 두개나 된다. 그 중 하나인 1990년대 말부터 유행했던 팬코스를 고찰해 보자. 그들도 코스를 하긴 했다. 하지만 그들이 코스를 했던 대상은 만화-애니메이션이 아닌 스타-아이돌들이었다. 그래서 '애니 코스'어들은 이들을 자신들과 다른 대상으로 보고 코스인으로, 또는 코스판의 일부로 여기지 않았다. 결국 지금의 팬코스는 소수의 존재가 되었다. 물론 2000년대 중반에는 베리즈공방Berryz工房이나 모닝구무스메モーニング娘。등의 일본 팬코가 유명했고, 최근에는 소녀시대의 코스가 코스어들 사이에서 다시 등장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들의 코스는 코스가 아닌가? 예를 들어서 해외에서는 한국 가수를 따라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은 코스어라고 부를 수 없는가? 

   나머지 하나인 밀리터리 코스도 그렇다. 물론 팬코스에 비하면 밀리터리 코스가 가지고 있는 유사성은 떨어진다.하지만 밀리터리 코스는 코믹월드등의 행사에서 아무렇지 않게 등장하며 이미 한국 코스계에서 친밀한 대상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들 또한 엄밀한 의미에서의 코스가 아니기 때문에 코스어가 아닌 것일까?

   5. 상기의 문제와 연관하여 PFC 프로젝트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크면서. 논쟁점이 많은 편견은 코스가 일본에 의해 시작되었고 발전되었다는 주장이다. 물론 일본과,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코스 문화가 이만침 확산되었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일본에서 시작된 것인가? 라는 것에는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다. 코스는 카이와Caillois 가 분류한 놀이의 4가지 형태 중 모방, 즉 미미크리mimicry 에 해당한다. 그리고 모방 자체는 수천년 전부터 밀교의 비밀 형식(예를 들어 오시리스 의식이나 테메테르 입교 의식 같은)이나 죽은 사람의 데드마스크를 쓴다는 등의 행동에서 이미 존재해 왔다. 현대에도 지속되는 (리오) 카니발이나 할로윈 데이 같은 행사도 특정 기간과 공간 이내로 코스 행동이 제한되는 것을 제외한다면 코스의 전신이라고 볼 수 있다.

   심지어 또한 현대의 코스 움직임 또한 일본의 만화 및 애니메이션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다. 1939년에 있었던 제 1회 세계 과학소설 컨벤션World Science Fiction Convention 에서 지금은 작고한 포레스트 J. 애커맨Forrest J Ackerman 이 Mrttle R. Douglas이 디자인하고 만든 미래인의상Futuristicostume 을 코스한 것을 직접적인 현대 코스의 시초라고 볼수 있으며, 그 이후 이러한 코스 형태는 남북전쟁재현, 또는 스타트랙, 스타워즈 코스 등의 모방놀이로 확장되었다. 그리고 일본에서의 최초 코스인 1978년 제 17회 일본 SF 대회에서 판타지 서클 ‘로레리어스’에 의해 이루어진 에드거 라이스 바로즈의 <화성의 비밀 병기>의 표지 일러스트 코스 또한 SF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즉, 1960~70년대에 데츠코 오사무, 토에이 등의 많은 만화 제작자들에 의한 일본의 만화-애니 부흥기에 코스는존재하지 않았다. 코스가 일본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정착된 것은 맞지만, 그것은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에 이르는 짧은 시간 이내 이루어진 것이다.[각주:4] 심지어 '코스프레'라는 단어 조차 1984년 세계 과학소설 컨벤션(애커맨 선생이 처음 코스를 하신 그 모임) 의 코스 모습을 보고 일본 SF 작가인 타카하시 노부高橋のぶ[각주:5] 가 명명한게 굳어진거다.

   그리고 현재의 무대행사 퍼포먼스도 일본에서 시작되었는지에 대한 여부가 불명확하며, 오히려 이러한 무대행사는 한국이 좀 더 발전한 분야중 하나였다. 물론 2000년대 초의 한국 '팀플'의 전성기에 비하면 현재의 '무대'는 많이임펙트나 그 내용의 밀도가 옅어진 것은 사실이나, WCS[각주:6]에서 다른 참가팀에 비해 뛰어난 퍼포먼스는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등 한국의 무대는 지원에 따른 발전 가능성이 뛰어나다. 그렇다면 일본이 코스프레라는 개념의 우위를 주장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단순히 코스라는 이름을 명명하고, 제시해 왔기 때문에?

   그러한 의미에서 코스프레가 일본에 의해 만들어졌고 발전되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중간에 일본 국기를 그리도록 한 것 또한 우려를 표시할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6. 이야기를 정리해보자. 즉, 코스는 일본에서 시작한 문화가 아니며, 그 개념 또한 미국 SF 문화의 전적인 수입에 의한 것이었다. 또한 코스는 단순히 코스어로 구성되는 것만이 아닌 사진사, 일반인을 포함한 하나의 큰 문화적 공간이자 판이다. 이러한 사실을 제외하고 단순히 '코스어들의 일본인을 향한 응원'을 수집한다는 것은, 코스에 대한 깊은 사고와 고찰이 없는 단순한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글을 쓰면서 PFC 프로젝트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이를 경멸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코스인들이 일본의 코스인들 - 아울러 애니/만화 팬들에게 격려와 용기를 전하는 것 또한 중요하고 필요한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그러한 퍼포먼스 자체에 대해서는 지지함을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하지만 코스는 단순한 만화, 애니, 게임 등을 모방하는 행위가 아니라, 그 모방하는 행위 자체를 통한 문화콘텐츠에 대한 새로운 의미부여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앞으로 코스가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와 함께, 함의 도출을 위해 앞으로 중립적인 관점을 위해, 본 논고가, 코스의 일본성에 대해 깊이 생각할만한 시도가 되기를 바란다.

110319-23. earpile de arsle.

 
  1. 가령 cute의 경우 사진사 개념을 배제하면서 코스어의 등록만 인정한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 사이트인 cosplaylab도 마찬가지. [본문으로]
  2. '코스인'이라는 개념과 코스판 - 또는 코스 공간 - 에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나중에 글을 써야겠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바를 간단히 정리하자면, 여기서의 코스인은 코스판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포함한다. 그러니까 사진사나 '민간인'도 코스인이다. [본문으로]
  3. 여기서부터 기호학 방법론을 이용한 내용 분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더 나간다면 복잡한 기호학 이론을 설명하고 더 자세한 분석을 위해서는 표를 그려야 할 필요까지 있어서 더 설명을 하지는 않겠다. [본문으로]
  4. 1970년대의 SF 내지 판타지계 흐름에 대해서는 히카와 레이코, 도쿄에서 판타지를 읽다, 청어람미디어, 2004 (ひかわ玲子のファンタジー私説, 東京書籍, 1997)을 참조. 여기에서 SF-코스에 대한 내용 서술은 제한되어 있다. [본문으로]
  5. 일본어 위키백과 - [ <a href="http://ja.wikipedia.org/wiki/%E9%AB%98%E6%A9%8B%E3%81%AE%E3%81%B6" target="_blank" >다카하시 노부 항목</a> ] 참조 [본문으로]
  6. World cosplay summit라고 일본 문부성과 아이치현이 매년마다 다양한 나라에서 2명씩을 국가대표로 불러와서 치루는 무대행사 콘테스트. 이 WCS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나중에 글로 써야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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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5 01:29

[초대합니다] 사진숙제 전시에 초청합니다




혹시 1년 전에 티스토리에서 활동하시던 분들 중에 항상 공지에 올라오던 사진숙제를 기억하시던 분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당시 주제가 올라오면 사진을 올리고, 그럼 또 주제가 올라가고... 그런 식으로 해서 시작된 장정이 당초 2달간을 훨씬 넘어 2009년 1월 초에야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시는 분들이 계시겠죠.

사진숙제가 끝난 다음에 많은 시간동안 아무런 이야기가 없어서 혹시 사진숙제 프로젝트가 그냥 그저 지나가는 하나의 시도였을 뿐이라고 했던 분들께, 그렇지 않다고 이제 말씀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첫 열매인 사진숙제 전시가 오늘부터 열립니다. 티스토리, 다음, 상상마당, 캐논... 그리고 많은 분들의 도움에 힘입어, 사진숙제 프로젝트를 통해 선정된 33명의 작가들이 한 자리에 사진을 전시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NIKON D60 | 1/80sec | F/4.5 | 0.00 EV | 18.0mm | ISO-200 | 2009:11:24 19:53:10

사진숙제 @ 상상마당 (2009. 11. 24)


 이번 사진숙제 전시는 두곳에서 열리게 되었습니다. 한 곳은 홍대 상상마당, 그리고 한 곳은 다음 사옥입니다. 한 자리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진 전시를 하기 쉽지도 않거니와, 또한 상상마당과 다음 사옥에서 전시를 하는 것도 처음 보는 일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나 많은 전시를 하시는 분들의 전시 내용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닙니다. 그동안 올려주신 많은 사진 중에서 선택된 여러개의 사진들 중에서 또 추려낸 몇장의 사진들이 두곳에 전시되다보니 보기에는 전시 분량이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물이 고심 끝에, 작가들 한 사람 한 사람의 고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전시가 구성되기까지, 특히 박노아 선생님과 그 뒤에서 뛰어주신 많은 스탭분들의 도움이 계셨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오셔서 홍대에 대해서 참여하실 수 있는 코너가 있으니 '그냥 사진만 보고 가겠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평소에 찍으셨던 사진들 중에 괜찮은 사진들도 같이 전시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NIKON D60 | 1/30sec | F/3.5 | 0.00 EV | 18.0mm | ISO-1250 | 2009:11:24 19:53:33

 어쨌든 사진숙제 프로젝트를 위해 어제(24일)도 많은 분들이 낮부터 저녁까지 같이 일을 도와주셨고, 오프닝 전까지도, 그리고 행사 진행중에도, 마지막까지도 행사 진행을 위해 힘을 써주고 계십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잔치의 자리에 여러분들을 초청합니다. 저도 시간이 많지 않아 항상 붙어있지는 않겠지만(참고로 다음쪽보다는 상상마당에 붙어 있을듯 합니다), 그리고 작가 34명 모두를 만나보실 수는 없으시겠지만, 지난 1년동안 함께 했던 인터넷 상에서의 기록이 마침내 오프로 전환되는 과정의 길목에서(아직 출판이 남아있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자리라도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 일정 : 11월 25일 ~ 12월 8일 (2주)
* 장소 & 시간 : 홍대 상상마당 3F (13:00 ~ 22:00), 한남동 다음 사옥 5F (09:00 ~ 16:00)
* 리셉션 : 11월 28일 17:00 ~ 19:00, 홍대 상상마당
  (참고로 저는 이날 꽤 오랜 시간 동안 있을 듯 합니다.)

- 2009, earpile

p.s.
제가 누구인지, 무슨 사진을 찍었는지 굳이 아실 필요는 없습니다.
닉과 실명을 구분해서 사용하고 싶은지라...

p.s.2.
오랜만에 CCL BY-NC-ND로 발행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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