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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2012 레일로 여행기

2012년 첫번째 레일로 여행기 (1) - 1일차 ① - 느릿느릿, 장항선을 즐기다 군산까지


이 글은 [ 2012년 첫번째 레일로 여행기 ] 의 일부입니다. 이 글의 일부 또는 전부를 저작권자가 허가한 장소 이외에 게시 할 수 없습니다.

   여행기를 쓸까 말까를 매우 고민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찍은 사진과 동영상은 언제나 그랫듯이 양이 많아서 정리하기에는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요될 것이 뻔했고, 그렇다고 해서 내용을 안 남기자니 뭔가 찜찜하기도 했고요. 결국 이 여행기를 쓰도록 격려해준 은샘이 때문에 펜을 드느...ㄴ게 아니라 타자하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레일로를 가려는 시도는 이번이 두번째였습니다. 작년 여름에 처음으로 레일로를 가려고 계획했었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서 그 시도를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시간표까지 동원해서 밤을 새면서 열심히 했던 계획이었는데, 못 가게 되니까 좀 안타까웠죠. 하지만 '내일로가 끝나는 내년에는 겨울과 여름 꼭 가고 말리라!'라는 다짐만 다지면서 여행을 마무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이번 겨울에는 레일로를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시즌적으로는 갑자기 교수님이 프로젝트를 들고 오셔서 일을 시작해야 하는 처지였지만, 그냥 상큼하게 날려버리고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기 때문에, 결국 전체 일정을 주일 관련된 부분만 빼고 (...)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그럼 여행기 시작합니다.



첫날 여행은 당연히 집에서 시작했습니다. 일찍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마치고, 그 전날부터 준비한 가방을 메고, 집에 있던 캐리어를 끌면서 집을 나와서 서울로 향했습니다. 처음으로 계획한 일정은 7시 22분과 7시 52분에 영등포를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호남선에 있는 [ 연산역 ] 을 방문하는 것이었습니다(참고로 연산역은 철도체험 서비스 제공으로 철도동호인들에게 유명합니다). 일단 일찍 일어나서 가면 탈 수 있겠지... 싶었지만 늦게 출발하는 제 성격 때문이었는지,



이미 영등포역에 도착했을 때는 7시 52분이 넘었... 게다가 타고간 용산 급행이 아주 보기 좋게 구로에서 몇 분간 지연되는터라 기차가 영등포역에 도착할 즈음에 52분에 출발하는 연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열차를 눈 앞에서 놓치는 경험을 했습니다. 역시 이럴 때는 정시성을 놓쳐버리는 우리의 철도공사 되시겠습니다 ㅠㅠ


그렇게 되고 보니 연산역을 가려는 처음의 계획은 완전히 산산조각 났습니다(참고로 연산역에는 아침에만 내려가는 열차가 두편이 있으며 여기에서 내려가던지 올라가던지 하려면 2시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이제 전주에 약속을 잡아놓은 4시까지 할 일은 사라졌고, 그럼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하다 그동안 한번도 타보지 못한 장항선이 생각났습니다. 이전에 신창역까지 누리로 확장개편 첫날에 달린 적은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한번도 타 보지 못했었거든요. 그래서 장항선을 타는 김에.. 할 일도 없고 하니까 철도역들을 들르면서 스탬프를 찍을까 하는 생각에 스탬프 릴레이를 달리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예상과는 달라졌지만 누리로 #1727로 레일로 시작.

참고로 안에는 좌석이 없어서 그냥 가지고 온 캐리어를 좌석 삼아서 앉아서 이동했습니다. 중간에 표를 확인하러 오신 승무원 분이 레일로로 누리로 열차를 타는게 신기해 보이셨나 보더라고요.



실제 운영한 시각표입니다. 영등포부터 지연이 발생해서 수원까지 상당한 양의 지연이 발생했다가 곧바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역시 명불허전 누리로입니다. ^^



그리고 평택역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해서 평택역에서 스탬프를 찍었습니다. 다만 스탬프가 출입구 가까이 있던 것을 몰라서 찾느라 여러 번 해멨고요.. 다음으로는 평택역에서 다시 천안역으로 내려가는 #1207 열차를 탔습니다.



운행시각표 모습입니다. 큰 지연 없이 잘 도착했습니다.



도착한 열차는 경부선 플랫폼에 내렸기 때문에,



플랫폼을 나와서 장항선 플랫폼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참고로 스탬프가 장항선 쪽에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경부선 매표소 오른쪽에 있습니다) 복도를 두번 왕복한 쓸쓸한 기억이 있네요...


여기서 먹을 것도 챙겨 먹고, 먹을 간식도 사고 해서 장항선 무궁화호 열차를 타러 갑니다.


랄까 무궁화호 앞면도 사진을 찍었는데 처리를 못했네요(업데이트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여튼 7000호대 열차는 크게 인상에 남았습니다.



장항선을 출발한 열차는 이윽고 천안 서쪽을 지나갑니다.

이 곳은 어린이 전도로 유명한 천안 갈릴리교회. 지나가는 길에 찍었습니다.



그리고는 천안아산역/아산역에 도착합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누리로 열차가 가는 경로와 동일하죠.



하지만 익숙했던 도시 분위기는 수도권 전철의 종착역인 신창역을 통과하면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달려왔던 단선은 신창역을 지나면서 단선으로 바뀌었습니다. 물론 터널은 넓게 복선 기반으로 뚫려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열차의 복선 운행이 망설여 지는듯 단선만 넓은 지나고 있었습니다.



이제 장항선이 개량되면서 이전의 구불구불한 재래선을 더이상 볼 수는 없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항선 밖으로 보이는 시골 풍경은 아직도 고즈넉하게 다가옵니다.



중간에 열차는 신성역에 멈춰 섭니다. 이 역은 신호장역이긴 하지만, 무려 2면 4선의 섬식 승강장이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참고로 역명은 일본에 있는 신시로 지역과 한자가 똑같아서, [ 이런 교회 ] 가 떠오르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네요. 그래서 얼른 찰칵!하고 찍었습니다.



계속해서 신선 구간만 지나나 싶었는데, 열차는 어느새 재래선 구간에 접어들었습니다. 밭과 초가지붕은 일본에서 로컬선이라고 부르는 지방지역의 철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모습이죠.



이런 갈대밭도 지나게 되네요.



웅천역에 도착했습니다. 맞은편에 있는 새마을호는 떠나는 중이었습니다.



다시 재래선을 달린 열차는 또다시 어느새 신선으로 진입합니다. 얼어붙은 저수지가 인상적이네요.



그리고 첫 목적지인 군산을 방조제를 가르며 도착! 군산에 들른 이유는 아는 애가 군산에 살았었기 때문에 거기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는데, 전날에 집을 강화도로 옮겼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는 곳이 군산을 빼고는 대천 정도였는데, 대천은 워낙 주변이 휑해서 답이 없었기 때문에...() 선택했던 길이었습니다.



타고온 #1555 열차의 운행 결과입니다. 아까 신성역에서 마주오는 열차를 너무 기다려서 상당한 양의 지연이 발생한 데다, 구선을 지나오면서 그러한 차이가 커져 웅천에서 최대치가 되었습니다. 그나마 군산으로 오면서 커버가 되는 수준이네요.



군산역의 첫 인상은 '화물 컨테이너가 많네'였습니다. 물론 다른 역에도 컨테이너 취급을 하지만 이렇게 많을줄은 상상하지 못했었거든요... 대단했습니다.



군산역에서도 '당연히' 스탬프를 찍었습니다. 군산역 대합실 바로 앞에 있습니다.



군산역 바깥으로 나와 봅니다. 군산역은 선하역(역사가 플랫폼 아랫쪽에 있는 역)이되 플랫폼 역사와 선상역사가 분리되어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 이런 역 체계는 다른 곳에서도 쉽게 찾아보지 못할 듯 합니다.



그리고 군산역 바로 맞은편에서는 이렇게 제주올레를 복제한(...) 구불길이라는 이름의 다양한 길들을 준비해 놓고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이 길들을 다 관광하려면 진짜 몇 달이 걸려도 다 걸을 수 없을 것 같네요...()



하지만 군산역의 가장 큰 단점은 보시다시피 정말 휑한 주변... 주위에 누군가가 와서 먹거리집이라도 만들어 놨으면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군산역이 이런 줄 알았더라면 다른 역을 선택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할 것은 많은 버스들 구경... 밖에 없는 건가요?

아니긴 합니다. 참고로 군산역사 2층에는 신 군산역사를 건설하다 발견된 유적에 대한 유물전시관이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전시를 하는게 아니라, 전시를 하고 싶은 사람이 오면 열어주는 형식입니다. 그래서 혼자서 너무 에너지를 소비하도록 요청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포기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포기하고 캐리어에 놓은 노트북을 꺼냈습니다. 노트북으로 여기저기 사람들과 채팅하는 재미도 있었고요.



그리고는 제가 타고 온 다음 열차인 새마을 열차로 익산으로 가는 열차를 타기로 하고 대합실을 나섰습니다. 분명히 전광판이나 안내판에는 3분 연착이 되고 있어서 안심하고 42분 조금 늦게 플랫폼으로 올라가는데.....!



눈 앞에서 그 열차가 떠나갑니다.........
분명히 3분 연착 도착 예정이니 분명히 42분에 올라오면 정확하게 45분에 열차를 타고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는데 말이죠.
결국 얻은 교훈은 이런 거였던 것 같네요. "정보망을 모두 신뢰할 수 없다. "


이 상황에서 저는 어떻게 했을까요?
여행기, 다음 포스팅으로 이어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