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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컬처/코스

메르스 여파로 코믹월드 연기 … 동인·코스어들 "분노"


메르스 여파가 동인과 코스어들의 대축전인 코믹월드에까지 이르렀다.

코믹월드는 지난 1998년부터 서울과 부산에서 총 연 12회 정도 개최되고 있는 종합 만화문화축제로, 주 행사인 동인지 판매회 이외에도 코스프레 무대 행사, 애니메이션 노래자랑 등을 매회 진행하고 있다.

29일 오후 1시 코믹월드를 주최하고 있는 ㈜에스이테크노는 공식 홈페이지(comicw.co.kr)를 통해 메르스 관계로 오랜 시간동안 심사숙고해 코믹월드 일정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우선 오는 7월 11일과 12일 개최될 예정이었던 93회 부산 코믹월드('부코')는 8월 8일과 9일로 이동된다. 또한 8월 16일로 예정되었던 추가 행사는 일정 관계로 취소된다.

133회 서울 코믹월드('서코')는 한 주 미루어져 7월 25일과 26일에 학여울 SETEC에서 개최되게 된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코믹월드 참관객들 대부분의 일정이 상당히 차질을 빚게 됐다. 

7월 25일과 26일에는 6개가 넘는 다양한 온리전(특정 캐릭터나 작품에 관련된 동인지나 팬시만을 판매하는 행사)이 준비돼 개최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흑집사 일일카페(코스어들이 하루동안 카페를 빌려 캐릭터 연기를 펼치면서 카페 활동을 진행하는 행사)도 26일 개최될 예정이었다. 8월 8일에도 부산에서 온리전 개최가 예정돼 있다.

일정이 이동되면서 온리전 주최자들은 위약금을 물고 행사 일정을 연기하거나, 코믹월드와 온리전 중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게임산업에도 영향이 발생했다. 8월 8일로 연기된 부산코믹월드는 ㈜넥슨코리아가 서울 동대문구체육관에서 주최하는 공식 온리전 행사인 제2회 사이퍼즈한데이와 겹쳐, 남부권에서 사이퍼즈한데이에 참석하고자 하는 사이퍼즈 팬들도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지방 동인/코스프레 행사들도 불이 떨어졌다. 7월 26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광주지역 행사인 쥬씨 페스티벌(JUC Festival)은 서코 이동일정과 겹치고, 8월 8일과 9일 대전예술가의집에서 개최되는 대전지역 행사인 디쿠(DICU)는 부코 이동일정과 겹친다.

코믹월드 연기 소식을 들은 상당수의 트위터와 카카오스토리 사용자들은 "코믹월드는 일주일 미뤄 메르스를 피하는게 아니라 동인 행사를 파괴하는 광역 능력을 시전한거였나" "그러니까요ㅠㅠㅠ 코믹월드 넘 생각없는거 같아요. 원래 그랬긴 했지만 이번엔 너무했어" 라며 강한 분노를 나타냈다.

하지만 다른 사용자들은 "호에 코믹월드 미뤄졌네? (기쁨의 댄스)" "서코 미뤄졌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신난다" "서코 미뤄져서 마감이 늘었다 #광명"라며 코믹월드 연기를 환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에스이테크노측은 "이번 코믹월드 행사 연기는 결단코 자의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무엇보다 메르스와 관련해 행사를 그대로 진행할 경우 사회적으로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연기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에스이테크노 관계자는 또한 "코믹월드에 참가하시거나 코믹월드에 관심을 두고 계시는 부모님들이 이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전화로 민원을 제기해 대관일을 부득이하게 변경하게 됐다"면서 일정 변경의 당위성을 밝혔다.